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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소외된 인물 관심多"…신하균, '나의 특별한 형제'에 담은 진정성

조지영 기자

입력 2019-04-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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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외된 인물 관심多"…신하균, '나의 특별한 형제'에 담은 진정성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멋있고 풍족한 사람에 대한 동경보다는 나와 비슷한, 지극히 평범하고 부족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자꾸 마음이 가요."



휴먼 코미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육상효 감독, 명필름·조이래빗 제작)에서 머리 좀 쓰는 형 세하를 연기한 배우 신하균(45). 그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나의 특별한 형제'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광주의 한 복지원에서 십여 년을 한 몸처럼 살아온 지체 장애인 최승규 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 씨의 실제 이야기를 영화화 한 작품으로 오랜 세월을 2인 1조로 한 몸이 돼 살아오며 서로의 손발이 된, 피를 나눈 형제보다 더 진한 우정을 나눈 이야기를 그린 따뜻한 휴먼 스토리를 스크린에 담았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영화 '형'(16, 권수경 감독) '그것만이 내 세상'(18, 최성현 감독) '언터처블: 1%의 우정'(12,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 등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관계를 다룬 영화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각각 다른 장애를 지닌 두 장애인이 만나 펼치는 우정을 전면에 내세워 기존 영화들과 차별화를 뒀다.

여기에 '나의 특별한 형제'의 따뜻한 웃음과 용기를 주는 메시지는 신하균과 이광수의 '특급' 케미스트리로 완성돼 보는 이들의 공감을 200% 끌어낸다. 특히 올해 초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에서 매력 넘치는 악당 이무배로 존재감을 드러낸 신하균은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매사에 까칠하지만 동생 동구만큼은 살뜰하게 챙기는 츤데레 형으로 반전 변신을 시도해 눈길을 끈다. 신체적 제약 속에서 웃음과 눈물, 감정의 진폭을 얼굴 표정만으로 고스란히 담아낸 그는 다시 한번 인상 깊은 명품 연기를 선보이며 '하균신(神)'임을 입증했다.

'극한직업'으로 1600만 배우로 등극한 신하균은 메가 히트를 기록한 이후 차기작인 '나의 특별한 형제'의 흥행에 대해 "흥행은 항상 모르는 것 같다. 마음은 흥행을 바라고 있지만 사람 일은 모르는 거 아닌가?"라며 "아무래도 '극한직업'과 차이가 많이 나는 캐릭터다. '극한직업'에서는 악당이었고 또 주연작이 아닌 특별출연이었다. 이병헌 감독과 전작에서 인연을 맺었고 이야기도 재미있어 선택한 작품이었고 새롭게 다가갈 수 있는 캐릭터라 선택하게 됐다. 반면 '나의 특별한 형제'는 따뜻한 이야기와 캐릭터가 있는 작품이다. 5월에 정말 잘 맞는 영화인 것 같고 특히 가족들하고 볼 수 있는 영화인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는 잘 나온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번 작품은 흥행을 계산해서 선택한 작품은 아니다. 이야기가 좋고 내가 해야 할 캐릭터가 명확했다. 진정성 있고 진심을 담아서 작품에 임할 수 있었다. 이번 영화도 그렇게 연기했다"며 말했다. 그는 오는 24일 개봉하는 액션 SF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4', 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에 맞서는 한국 신작으로 떠오른 '나의 특별한 형제'에 "'어벤져스4'의 대항까지는 아닌 것 같다. 다만 우리 '나의 특별한 형제'는 부모님 모시고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그런 지점에서 강점이 분명한 영화인 것 같다. 5월은 가정의 달이지 않나? 부모님에게 다른 효도보다는 극장 나들이로 오랜만에 데이트하고 효도도 하면 좋을 것 같다. 우리 영화는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평소 부모님께 살갑게 다가가지 못한 자식들이 있다면 영화를 통해 다가가는 것도 큰 효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실제 부모님도 영화를 보셨는데 좋다는 평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관객이 '어벤져스4'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더라. 개인적으로는 '어벤져스4'도 보고 '나의 특별한 형제'도 보셨으면 좋겠다. 두 작품 모두 좋은 작품이라 자신한다. 나도 '어벤져스' 시리즈를 좋아하는데 관객에게 우리 영화만 봐달라기보다는 두 작품 모두 재미있게 보고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 신하균은 '나의 특별한 형제'를 택한 이유로 "영화가 가진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마음에 들었다. 장애를 극복하거나 감동을 강요한 영화가 아닌 장애를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지점이 좋았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제작진이 오랫동안 시나리오를 만들고 다듬은 작품이다. 물론 몇몇 관객에겐 보는 데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조심스럽게 진정성을 담아 다루려고 했다. 장애를 비하하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조심스럽게 다가가려고 했다. 아무래도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인 만큼 영화를 더욱 진중하게 접근하려고 했다. 부분적으로 불편하게 느끼는 관객도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장애인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좋은 시각을 가진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20대 때 청각장애인 역할을 한 적이 있다. '복수는 나의 것'(02, 박찬욱 감독) 당시 청각장애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그때도 지금도 장애에 대한 편견에 대해 생각하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느끼는 장애는 우리와 너무 다른 사람이라는 부분인데 꼭 그런 다름은 아니다. 우리가 잘못 쓰는 말 중 하나가 장애인과 일반인이다. 일반인이라고 표현하면 안 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라고 말해야 한다. 장애는 생활에 약간의 불편함이 있을 뿐이지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일상적인 부분에 있어서 크게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장애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갖게 됐다. 보통 내가 작품을 선택할 때 부족하고 완전하지 못하는 캐릭터에 관심을 갖는 편이다. 삶이란 게 다들 그렇지 않나? 나조차 부족한 사람이고 더불어서 즐겁게 살아가는 게 맞는 것 같다. '나의 특별한 형제'를 찍고 나니까 기분이 좋고 힐링 받는 느낌이었다. 보는 관객도 이런 감정을 꼭 느끼길 바란다"고 소신을 전했다.

특히 신하균은 "사실 나 역시 부족한 사람이다. 내가 살아온 환경은 지극히 평범하고 오히려 말이 너무 없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내가 관심을 갖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와 같이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멋있고 풍족한 사람에 대한 동경보다는 나처럼 소외된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더라. 평범함이 주는 감동과 공감이 내겐 더욱 크게 다가오는데 그래서 그동안 선택한 캐릭터들도 이런 소외되고 평범한, 약자를 선택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신하균은 지체 장애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겪은 고충도 털어놨다. 그는 "내겐 도전이었다. 몸을 안 움직이고 연기를 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그래서 더 연기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며 "처음 대본 받았을 때는 그저 '가만히 있으면 되겠지'라며 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큰 착각이었다. 그동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연기했던 배우였는데 가만히 있으려니 감정도 안 나오는 것 같고 고개가 살짝만 돌아가도 다시 촬영을 해야 했다. 목을 많이 돌리다 보면 어깨도 돌아가고 숨도 많이 쉬면 가슴이 올라와 여러 가지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았다. 최대한 몸의 힘을 빼고 손가락 발가락도 안 움직이며 연기했다. 머릿속으로 계속 몸의 움직임을 제어하면서 연기해야 했는데 그 지점이 제일 어려웠다. 대사도 많고 감정도 큰 캐릭터였는데 더불어 몸까지 신경 쓰려니 많이 힘들더라"고 한숨을 쉬었다.

또한 어려운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촬영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호흡을 맞춘 동료들 덕분이었다고. 신하균은 "이광수와 첫 호흡을 맞췄는데 그의 캐릭터가 너무 잘 묻어나온 것 같아 좋았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배우 이광수란 사람에게 반했다. 이광수가 현장에서 보인 집중도와 몰입도는 굉장했다. 인물에 다가가는 태도도 너무 좋았고 멋있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그동안 동료들에게 이광수가 진지하고 말수도 없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실제로도 낯가림이 심하더라. 나 역시 낯가림이 있는데 나보다 더 진중하고 진지한 친구였다. 특히 연기를 너무 잘한 배우라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이번 작품에서 관객의 감정을 울리는 부분을 모두 이광수가 담당했는데 정말 대단했다"며 "요즘 주변에서 이광수와 실제로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닮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멋있는 배우인 것은 확실하다"고 웃었다.

신하균은 1998년 영화 '기막힌 사내들'(장진 감독) 이후 데뷔 21년 차를 맞은 소회에 대해 " 나는 베테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기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순간이 새 작품을 시작할 때다. 그 긴장감은 오래전부터 연기를 했다고 달라지지 않더라. 처음 만나는 작품의 처음 만나는 캐릭터인데 늘 긴장하고 두렵다. 물론 신인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요즘은 첫 촬영 때 긴장 안 하는 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속으로는 긴장을 엄청 많이 한다. 이게 맞나 싶기도 하다. 캐릭터가 완전 구축되기 전에 열어놓고 가는 편인데 그래서 감독의 디렉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감독이 정해준 방향성을 가지고 만들어 가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촬영 초반 평소보다 더 많이 긴장이 되고 두렵다"고 고백했다.

이어 "어쩌면 그게 연기의 매력인 것 같기도 하다. 아무리 오래 연기를 해도 설렘도 있고 기대감도 있고 긴장도 되고 무섭기도 한데 그런 복합적인 감정으로 일을 하니까 현장에서는 나를 살아있게 하는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시간이 소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실제로 이분들과는 마지막이 될 수 있지 않나? 이 배우들과 언제 또 작품을 하겠나. 그런 마음에 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균신'이라는 수식어도 정말 부담스럽다. 스스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수식어를 들을 때마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신씨 성을 가져서 붙여진 수식어지 연기를 잘해서 붙여진 수식어는 아니다. 신씨가 아니었다면 이런 수식어도 갖지 못했을 것이다"고 손사래를 쳤다.

한편, '나의 특별한 형제'는 머리 좀 쓰는 형과, 몸 좀 쓰는 동생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20년 동안 한 몸처럼 살아오며 쌓은 특급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신하균, 이광수, 이솜 등이 가세했고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방가? 방가!'의 육상효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5월 1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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