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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굴복하지 않을 것"…유아인, 애호박·페미니스트 논란에 입열다

조지영 기자

입력 2018-05-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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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복하지 않을 것"…유아인, 애호박·페미니스트 논란에 입열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일방적으로 사건을 억측하고 오해하는 진영의 사람들에게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았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배우 유아인이 6개월만에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입을 열었다. 지난해 겨울, 뜻하지 않게 페미니즘 중심에 선 유아인. 많은 오해와 억측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그였지만 그때도 지금도 자신의 소신을 믿고 또 변함없는 신념을 지키고 있다는 것. 배우 유아인, 그리고 인간 유아인에겐 너무 혹독한 신념이다.

유아인은 지난 20일 BBC NEWS 코리아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대중, 논란, 책임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지난해 한 네티즌과 SNS를 통해 시작된 설전부터 논란이 된 페미니스트 글까지,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이슈와 트러블에 대해 처음으로 이야기를 하는 자리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먼저 유아인은 그동안 SNS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는 물론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 거침없이 밝힌 것에 대해 "나는 대중을 내 소비자로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아주 의미있는 호흡을 주고 받을 수 있는 동반자라고 생각한다. 배우로서 어느정도 커리어를 쌓았고 그야말로 가만히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내 밥그릇이 지켜지는 세상이지만 보다 나를 실험적으로 가져가면서 나를, 또 대중들에게 이 세상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던지지길 바란다. 스스로 순간순간 새로운 호흡을 만들고 보다 더 큰 용기를 얻고 적극성을 띄게 되는 그런 과정을 밟았왔던것 같다"고 밝혔다.

세상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는 유아인은 때로는 자신의 소신이 논란으로 변질됐을 때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고. 그는 "나 조차도 회의가 들 때가 많다. '왜 이 피곤을 내가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 '누가 알아주기 때문인가?' '몰라주면 어때서?'. '그냥 이 다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훨씬 풍요로워지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따.

그는 "하지만 다들 조심스러워 하는 하지만 아주 중요한 담론들이 오가고 나의 행위 자체가 어떤 사회적인 담론을 불러왔다고 본다. 또 어떤 생각의 환기를 불러 왔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의 역할은 배우로서 혹은 한명의 아티스트로서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유아인은 지난해 하반기를 뜨겁게 달군 애호박 사건, 일명 '애호박 게이트'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게 꺼냈다. 앞서 '애호박 게이트'는 지난해 11월 한 네티즌이 유아인을 향해 "유아인은 친구로 두면 힘들 것 같다. 냉장고 속 애호박을 보면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긋'할 것 같다"라는 글을 남겼고 이에 유아인이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 찡긋)"이라고 대응했다. 이후 네티즌은 유아인의 맞대응을 두고 '폭력적이다'며 비난했고 이는 곧 여혐 논란으로 번지면서 오해를 샀다.

유아인은 당시 불거진 논란에 "사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나는 대상이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몰랐고 어떤 재미있는 농담을 걸었던 것이다"고 답했다. 그는 "(글을 쓴 뒤) '때려볼래?' '여자를?' '애호박으로 때린다고?' '유아인 폭력적인 인간' '여성비하' 이런식으로까지 일이 번져 나가는걸 봤다. 일방적으로 어떤 사건을 억측으로, 오해로,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어떤 진영의 사람들에게 굳이 굴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도 마찬가지다"고 전했다.

또한 논란 이후 직접 자신을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소신 발언을 해 다시금 화제를 모은 유아인. 그는 "페미니즘은 매우 중요한 인권운동이다. 인권이야말로 정말 이 시대에 우리가 환기해야 될 중요한 부분들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 시대가 이런 부분에 열광하고 과열된다고 생각된다. 인권에 대해서는 사실 과열이라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그것이 너무 진영논리로 빠지고, 그게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져 나가고 있다. 사실 내가 일련의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인터뷰를 통해 말하는거라 조심스럽지만 나 역시 엄마가 있는 사람이고 엄마가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여지고 차별적인 상황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봤었다. 나는 막내아들로서 장남으로서 나 역시도 부당한 당연하지 않은 어떤 차별적인 사랑을 감당하면서 살았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그 당시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겠느냐'라고 말한 것 같다"고 자신의 페미니스트 선언에 대해 덧붙였다.

유아인은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해야 하고 이 세계에서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데 이 방법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제 조금씩 이야기 하고 다양한 여론을 통해 생각을 조금씩 맞춰가고 있다. 보다 좀 더 평화롭게 덜 공격적으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떠들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실에, 더 나아가 세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 유아인은 "사실 배우나 연예인들은 공인은 아니다. 유명인이다. 어떤 의무같은 책임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어떤 책임을 가지고 가고 스스로 어떤 역할을 이 사회에서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게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 책임을 요구한다거나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라면 당연히 참여다. 자신의 체험과 성취를 개인에서 멈추는게 아니라 다시 이 사회로 전환시키느냐 전이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미비하게나마 저마다의 인생에 적용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예술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과거와 마찬가지로 흔들림 없는 소신을 전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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