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2월 11일 밤 11시 40분쯤, 가평군 102번 도로에서 육군 상사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의 신원은 인근 부대의 보급관으로 근무하던 염순덕 상사로 밝혀진다. 염 상사는 부대원들과 회식을 마친 후 귀가하던 길이었다. 즉각 경찰과 군 헌병대는 범인 검거를 위해 합동 수사를 시작했다. 곧이어 현장 인근에서 범행 도구가 발견되었고 피해자와 마지막까지 술자리를 가진 두 명의 남자가 용의자로 좁혀지면서 사건 해결은 탄력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건은 미궁 속으로 빠지고, 2002년 4월 3일 '합동본부 종합보고'를 마지막으로 사건 수사는 사실상 미제로 종결되었다. 17년 전 유난히 바람이 찼던 그 날, 누가, 왜 염순덕 상사를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 유력 용의자가 좁혀졌음에도 사건은 왜 더 진척이 없었을까? 사건 수사 과정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 쪽은 '살인', 다른 한 쪽은 '변사'로 기록돼 있었다. 어떻게 된 것일까? 하나의 죽음에 왜 두 수사기관이 서로 다른 결론을 맺고 있는 걸까? 유족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군에서 염상사의 죽음에 대해 빠르게 수사를 종결하려 했다고 증언했다. 혹시 군이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한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