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꽃'은 돈을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에 살지만 실은 돈에 먹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작품은 탄탄한 대본과 배우들의 열연, 유려한 연출에 힘입어 '주말극-막장'의 선입견을 깨는데 성공했다. '황금의 제국'에 이은 새로운 명작 가족정치극, 혹은 '웰메이드 막장'이라는 찬사가 뒤 따랐고, 결국 23.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작품 자체가 주말극인데 그렇지 않은 듯한 장르이다 보니 의외로 사람들한테 빨리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그런 부분을 잘 끌어내셨고 배우들이 잘 부합해서 앙상블이 난 것 같다. '막장'이라는 게 극단적이라는 것과 동일시되는 것 같은데 예전에 몰랐던 것들이 오픈된 것들이 많다 보니 공감대가 있지 않았나 싶다. 예전에 있었던 사건들이 드러나다 보니 막장이라기 보다는 거기에서 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다. 작가님도 그런 생각이 있으셨던 것 같다. 허구이지만 몇몇 포인트는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다. 복수도 공감되어야 하는 배경이 있다 보니 드라마 배경이 그런 부분(재벌들의 실제 이야기)에 두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주말의 공식은 있었다. 내가 40대 초반인데 나부터가 주말을 보는 나이다. 그런데 올드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는 나이를 상정한 다음 주말을 만들다 보니 이야기를 길고 느리게 만들어야 한다는 선입견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조심스럽게 든다. 감독님이 젊은 감각으로 만들다 보니 좋게 봐주신 것 같기도 하다. 4회까지 템포가 빠른데 받아드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는데 그걸 좋게 받아주시니까 끝까지 갈 수 있었다. 우리도 변화에 대한 것들이 재미있었다."
"사실 처음에 왜 주말극 하냐는얘기를 많이 들었다. 나는 몰랐던 것 중 하나가 내가 2000년 초반 주말극을 마지막으로 했었더라. 그때는 미니시리즈와 주말극의 차이가 없어서 그런 개념이 없었다. 무슨 상관이냐고 했더니 여러가지 여건이 차이가 난다더라. 그런데 주말이든 미니든 상관없이 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왜냐면 예전에 '마이더스'가 아쉬웠다. 사건은 좋은데 캐릭터가 사건에 끌려다닌 것 같아서 나중에 나이가 들고 좀더 표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을 때 다시 한번 해보고 싶었다. '돈꽃'이 그런 부분에 부합했다. 또 주말을 다른 장르로 만든다면 배우가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참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