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지난 3일 오후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 10위권에 진입한 노래들이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뮤지션들의 곡이지만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을 하며 100위권 진입도 어렵다는 차트의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차트 상승세의 진원지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다. 유튜브의 일반인 채널에서 커버한 영상이 SNS로 확산하며 입소문을 탔거나, 기획사가 홍보를 위해 SNS에 올린 콘텐츠가 화제가 되면서 음원 소비로 이어져 차트에서 파격적인 순위를 보여줬다.
유튜브나 SNS가 '바이럴'을 위한 최대 창구가 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가요계는 이러한 역주행 곡들과 새로운 얼굴이 꾸준히 등판하자 소비자가 직접 좋은 곡을 찾아내고 히트곡을 만드는 시대가 왔다고 봤다.
과거에는 가요 순위 프로그램 같은 방송이 홍보의 정점으로 여겨졌지만, 이젠 전통 미디어가 붕괴하고 소비자가 찾아낸 노래가 뉴미디어를 통해 확산하고 차트로 귀결되는 시대가 자리 잡았다는 것이다.
일반인 김동아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신호대기남'에서는 여러 가수의 곡을 커버해 올린다. 김 씨는 신호대기남이란 이름으로 신호 대기 중인 차 안에서 펀치의 '밤이 되니까', 장덕철의 '그날처럼' 등을 노래한다. 이 영상은 페이스북 인기 페이지인 '일반인들의 소름 돋는 라이브'(팔로워수 310만명) 등으로 확산해 화제를 모으며 관련 곡들의 차트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지난해 차트를 역주행한 마크?의 2014년 곡 '메리 미'도 이 덕을 톡톡히 봤다.
또 양다일의 '미안해', 김나영의 '미스 유' 등은 페이스북 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소름돋는 라이브'(팔로워수 170만명), '너만 들려주는 음악'(팔로워수 85만명) 등에서 주목받으며 멜론 100위권에 안착했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윤건의 '우리 둘만 아는'도 당시 멜론 100위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윤건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라이브 영상을 올리고 일반인의 커버 영상이 페이스북의 인기 페이지에 등장하면서 2개월 만에 '차트 인'을 했다.
이처럼 유튜브나 SNS에서는 운영자가 좋은 곡을 선정해 소개하기도 하고, 기획사가 재미있는 클립이나 라이브 영상을 제작해 마케팅 차원에서 올리기도 한다. 이러한 '바이럴' 방식은 이제 음원 홍보의 공식이 됐다.
20년 경력의 한 마케팅 전문가는 "SNS에서 주목받을 콘텐츠를 위해 가수들끼리 서로의 노래를 전략적으로 커버하기도 한다"며 "차트에서 파란을 일으키는 곡이 되려면 유튜브나 SNS에서 일반 대중의 커버 영상이 많이 만들어지는 것이 필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