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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성동일→최무성→유재명, 독해진 '응답하라' 아버지들

백지은 기자

입력 2017-06-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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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동일→최무성→유재명, 독해진 '응답하라' 아버지들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응답하라 1988'의 아버지들이 독해졌다.



투박하고 서툴지만 그만큼 따뜻한 인간미로 1988년도 쌍문동 골목길을 물들였던 아버지들이 한층 독하고 악랄한 모습으로 시청자를 찾고 있다. 아버지들의 이유있는 변신에 시청자들 또한 즐거운 놀라움을 드러내고 있다.

'응답하라 1988'에서 엉뚱한 도롱뇽(이동휘)의 아버지이자 학생 주임 류재명을 연기했던 유재명은 tvN 토일극 '비밀의 숲'에서 차장 검사 이창준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이창준은 대표적인 부정 검사로 그려졌다. 미성년자 성 접대를 받고 스폰서 살인 사건 배후로 지목되자 황시목(조승우)에게 승진을 제안, 사건을 무마시키려 했다. 그의 부인은 어딘지 모르게 미스터리한 행보를 보였고, 장인 이윤범(이경영)은 황시목을 범인으로 만들라는 지령을 내렸다. 그러나 24일 방송에서는 황시목에게 일련의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결백을 주장하며 그를 감싸는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황시목을 체포하려는 김수찬(박진우)에게 "내 사람 대려가려면 더 확실한 것 가져오라"고 맞서기까지 했다.

아직 이창준이 숨겨진 정의파인 것인지, 아니면 악의 얼굴을 숨기고자 친절을 연기한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확실한 건 유재명의 카리스마 연기가 극을 살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절제된 표정 연기와 표준어와 사투리를 혼합한 독특한 말투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도무지 진짜 속내를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캐릭터를 통해 조승우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며 극을 지켜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응답하라 1988'에서 말수도 적고 조금은 둔하기도 하지만 아들에 대한 부성애로 똘똘 뭉친 순진하고 귀여운 '택이 아빠'로 큰 사랑을 받았던 최무성은 악의 근원 윤승로로 돌아왔다. MBC 월화극 '파수꾼'의 윤승로는 서울대 법대 수석 출신으로 검찰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서울중앙지검장이다. 검찰총장 후보에도 오른 엘리트 중 엘리트이지만 아들 윤시완(박솔로몬)을 쫓는 파수꾼 때문에 인생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모범생이지만 어두운 속내를 감추고 살았던 아들이 조수지(이시영)의 딸 유나를 죽이면서 파수꾼의 표적이 된 것. 누가 봐도 윤시완이 가해자이지만, 윤승로에게는 자신의 인생에 오점을 남기려는 파수꾼이 악이다. 그래서 그들을 검거하려고 혈안이 된다.

최무성은 이전의 소탈한 아버지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권력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날이 선, 최종 보스의 카리스마를 분출한다. 다이어트까지 감행해 한층 날렵해진 외모와 차가운 눈빛, 한층 무게를 잡은 목소리로 파수꾼과 파수꾼의 숨겨진 보스 장도한(김영광)을 압박한다. 서슬 퍼런 그의 연기는 파수꾼이 이대로 생존할 수 있을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키다.

'택이 아부지'와 '도롱뇽 아빠'의 변신 전에는 '덕써이 아부지' 성동일의 변신이 있었다. 성동일은 SBS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 치 떨리는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과거에는 부귀영화를 쫓아 인어를 잡으려다 결국 담령(이민호)과 세화(전지현)를 모두 죽게 만들었고, 현재에는 친아들 허치현(이지훈)의 지위를 지켜주고자 허준재(이민호)와 심청(전지현)의 목숨을 노리는 마대영 역을 맡아 소름끼치는 악역 연기를 선보였다.

치아까지 누렇고 검게 물들이는 디테일에 푹 눌러 쓴 모자 밑으로 쏘아대는 섬뜩한 눈빛 연기까지 더해지니 긴장도는 최고치로 치달았다. 그리고 성동일은 tvN '수업을 바꿔라'에서 아들 성준의 아버지로 또다른 인간미를 보여주며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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