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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상반기 결산②] 남궁민-최진혁-박형식, 새로운 'KING'의 탄생

백지은 기자

입력 2017-06-24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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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궁민-최진혁-박형식, 새로운 'KING'의 탄생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2017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OO킹'이 탄생했다.



KBS2 수목극 '김과장'을 이끈 남궁민, OCN 토일극 '터널'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낸 최진혁, JTBC 금토극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한 박형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악역 of 악역→코믹킹, 남궁민

'김과장' 전까지만 해도 남궁민의 대표 이미지는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의 남규만이었다. 치 떨리고 살 떨리는 악행으로 악역계의 새 지평을 열었던 만큼, 남규만은 남궁민에게 있어 아주 고맙고 무거운 그림자였다. 하지만 '김과장'을 통해 남궁민은 악역도 멜로도 코미디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스펙트럼 넓은 배우라는 걸 보여줬다.

남궁민은 '김과장'에서 타이틀롤 김성룡 역을 맡았다. 그는 군산 건달들의 회계 장부를 봐주던 삥땅 전문 김성룡이 더 큰 한탕을 노리고 TQ 그룹에 입사, 의도치 않게 의인이 된 뒤 더 큰 비리와 싸워 기업을 바로세우는 과정을 유쾌통쾌하게 그려내며 큰 사랑을 받았다. 남궁민은 한 톤을 올린 목소리와 능글맞은 말투, 한없이 가볍고 촐랑대는 행동으로 귀엽기까지 한 '티똘' 김성룡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준호(2PM)와의 브로맨스부터 동하 김원해 남상미 정해성 등 모든 출연진과의 차진 코믹 케미로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남궁민의 하드캐리에 '김과장'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불러왔다.

남궁민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7월 방송되는 SBS 새 월화극 '조작'에서 형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유도선수 생활을 접고 기자가 된 캐릭터를 연기한다. 이와 함께 남궁민은 단편영화 감독으로도 찾아온다. 7월 13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단편영화 '라이트 마이 파이어'를 선보이는 것. 배우로서, 감독으로서 남궁민이 보여줄 행보에 벌써 기대가 쏠린다.

▶ 중고신인→장르킹, 최진혁

최진혁은 실력에 비해 운이 따라주지 않았던 배우다. 2006년 KBS2 '일단 뛰어'로 데뷔한 뒤 KBS '내 사랑 금지옥엽' MBC '파스타' 등에 출연,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줬지만 자신의 딜레마와의 싸움을 끝내지 못해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다 본명인 김태호 대신 예명인 최진혁으로 다시 배우 활동을 전개, 2013년 MBC '구가의 서'에 특별출연한 것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SBS '상속자들', tvN '응급남녀', MBC '운명처럼 널 사랑해' '오만과 편견' 등에 연달아 출연하며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왔다. 2015년 입대한 뒤 연골손상으로 재활치료 등을 받으며 긴 휴식기를 갖게된 것이다.

그리고 2017년 드디어 '터널'로 오랜 만에 복귀하게 됐다. 휴식기는 길었지만 쌓아온 내공이 탄탄했던 터라 최진혁의 진가는 곧장 빛을 발했다. 박광호 역을 맡은 그는 형사 캐릭터에 걸맞는 상남자 액션은 물론 딸 이유영에 대한 애끓는 부성애로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그 결과 '터널'은 최고 시청률 6.5%(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는 OCN 역대 드라마 중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에 최진혁의 몸값은 뛰어올랐다. 벌써 영화와 드라마를 비롯해 수십편의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았고 대만 등 해외 활동도 전개하며 차세대 한류스타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 아기병사→로코킹, 박형식

'아기병사' 박형식은 '로코킹'으로 거듭났다.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안하무인 4차원 게임회사 CEO 안민혁 역을 맡은 그는 말 그대로 일취월장한 연기를 선보였다.

안민혁은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다. 포지션은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남자주인공이었지만, 캐릭터 성격 자체가 독특했다. 재벌 2세이지만 자수성가한 인물로 직원들과 거리낌 없이 소통하고 '1일1식'을 입에 달고 사는 유쾌함과 소탈함을 가졌다. 괴력을 쓰는 도봉순(박보영)을 두려워하기보다 섹시하다고 느끼는 독특한 이성관도 장착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달달한 구애를 하기보다는 괜히 괴롭히고 놀리며 관심을 애원하는 특이한 캐릭터였다. 박형식은 이렇게 엉뚱하고 능청스러운 B급감성 안민혁이 도봉순에 대한 사랑으로 백기사로 성장하는 과정을 달콤하게 그려내며 여성팬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이에 힘입어 2월 24일 3.8%의 시청률로 시작한 '힘쎈여자 도봉순'은 방송 3회 만에 2배 가까이 시청률이 수직 상승했고, 3월 25일 방송된 10회는 9.7%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작부터 JTBC 역대 금토극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낸데 이어 역대 종편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까지 경신한 것이다.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은 만큼 박형식에게는 '로코킹'의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더이상 '연기돌'이 아닌 '배우 박형식'이라는 걸 입증한 셈이다.

박형식은 '힘쎈여자 도봉순' 종영 이후 소속사를 스타제국이 아닌 UAA로 옮겼다. UAA는 유아인 송혜교가 소속된 강소기획사인 만큼, 앞으로 박형식이 보여줄 배우로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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