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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박찬욱 감독, 그 어떤 해보다 막중한 '깐느박의 무게'

조지영 기자

입력 2017-04-26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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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찬욱 감독, 그 어떤 해보다 막중한 '깐느박의 무게'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박찬욱 감독이 제70회 칸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위촉,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고 있는 쟁쟁한 경쟁 초청작을 심사하게 됐다. 특히 올해엔 2편의 한국영화가 경쟁부문에 초청된바, 그 어떤 해보다 막중한 임무를 짊어지게 됐다.



25일(현지시각) 칸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열리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8인을 공개했다. 이번에 공개된 경쟁부문 심사위원에는 여성 4인, 남성 4인의 심사위원으로 구성됐는데 이 중 충무로 대표로 박찬욱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역대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활약한 한국인은 1994년 고(故) 신상옥 감독이, 2009년 이창동 감독이, 2013년 배우 전도연 등이 있고 올해엔 박찬욱 감독이 합류, 한국인으로서 4번째 칸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선정되는 낭보를 전했다.

올해 칸영화제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마렌 아데 감독, 파올로 소렌티노 감독, 아네스 자우이 감독 등 전 세계가 인정한 명감독이 함께 심사위원으로 선정됐고 배우로는 제시카 차스테인, 윌 스미스, 판빙빙이, 그리고 작곡가 가브리엘 야레드도까지 총 8명의 심사위원이 선정됐다. 심사위원장으로는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 감독이 맡는다.

오래전부터 '깐느박'으로 불릴 정도로 칸의 총애를 받는 한국 감독 중 하나인 박찬욱 감독. 그는 2004년 열린 제57회 칸영화제에서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수상, 2009년 열린 제62회 칸영화제에서 '박쥐'로 심사위원상 수상했고 지난해엔 한국영화로는 4년 만에 '아가씨'로 경쟁부문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고 올해엔 경쟁부문 심사를 맡아 다시 한번 위상을 높였다.

박찬욱 감독은 올해 칸영화제에서 '인 더 페이드'(파티 아킨 감독) '더 마이어로위츠 스토리스'(노아 바움백 감독) '120 비츠 퍼 미닛'(로빈 캉필로 감독) '매혹당한 사람들'(소피아 코폴라 감독) '로댕'(자크 드와이옹 감독) '해피 앤드'(미카엘 하네케 감독) '원더스트럭'(토드 헤인즈 감독) '리다웃어블'(미셀 하자나비시우스 감독) '히카리'(가와세 나오미 감독) '더 킬링 오브 어 세이크리드 디어'(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어 젠틀 크리쳐'(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 '주피터스 문'(코르넬 문드럭초 감독) '라몽 두블레'(프랑소와 오종 감독)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린 램지 감독) '굿 타임'(베니 사프디·조슈아 사프디 감독) '러브리스'(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 그리고 한국영화 '옥자'(봉준호 감독) '그 후'(홍상수 감독)까지 총 18편의 경쟁부문 작품을 심사하게 됐다. 박찬욱 감독을 포함한 9인의 심사위원은 경쟁부문에 오른 작품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작품에 칸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여하게 된다.

무엇보다 올해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박찬욱 감독은 의도치 않게 큰 부담을 지게 됐다. 자국 영화인 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를 심사해야만 하는 것. 박찬욱 감독이 두 작품에 어떤 점수를 내릴지 전 세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박찬욱 감독의 오랜 영화 동지이자 아끼는 후배로 인연이 깊다. 박찬욱 감독은 신인이었던 봉준호 감독의 단편영화 '지리멸렬'(94)을 본 뒤 그를 충무로로 이끈 장본인이며 이후에도 서로의 작품에 대한 영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봉준호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영화인 '설국열차' 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에게 봉준호 감독은 그야말로 영화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애정하는 후배인 셈. 이런 후배의 야심작 '옥자'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점수를 매기게 된 상황으로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게 됐다.

박찬욱 감독의 고민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작 '아가씨'로 지난해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김민희의 신작 '그 후'의 수상 운명 역시 박찬욱 감독의 손에 쥐어진 것. '아가씨'로 연기 호평을 받은 김민희의 새 도전에 박찬욱 감독이 어떤 점수를 내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박찬욱 감독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 속 자국 영화에 후한 점수를 내렸다는 볼멘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욱 냉철한 심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 여러모로 어깨가 무거워진 박찬욱 감독이다.

한편, 제70회 칸영화제는 내달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플아스 남부지방인 칸에서 열린다.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은 '이스마엘스 고스트'(아르노 데스플레생 감독)으로 선정, 한국영화는 '옥자' '그 후'가 경쟁부문으로, '악녀'(정병길 감독)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이 미드나잇 스크리닝으로,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가 스페셜 스크리닝으로 초청됐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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