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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김제동 끌고 손석희 밀고…'톡투유' 100번의 안방 신문고(종합)

최보란 기자

입력 2017-03-30 15:14

수정 2017-03-3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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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제동 끌고 손석희 밀고…'톡투유' 100번의 안방 신문고(종합)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TV판 신문고 '톡투유'가 100회를 맞았다.



JTBC '김제동의 톡투유-걱정말아요 그대'(이하 '톡투유')가 오는 4월2일 100회를 맞는다.

대한민국 대표 입담꾼 김제동과 함께 하는 유쾌한 토크 콘서트를 표방하는 프로그램. 다양한 청중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지며 세대별로 가질만한 여러 종류의 고민을 들어왔다.

이민수 PD는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00회까지 올 줄 몰랐다. 감개무량하고 많은 분들한테 감사한다. 지난 녹화 때 나온 얘기인데 한자로 흰 백자가 말한다는 뜻도 있지 않나. 거기에 일자가 더해져 백이 되는데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모여서 백가지 이야기가 된다. 그게 '톡투유'랑 잘 맞는다는 생각을 했고, 사람들이 말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계속되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또한 100회까지 갈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김제동을 언급하며 "김제동이 지치지 않고 잘해왔고 정말 고마운 MC"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제동 얘기대로 사람들이 안 오면 이 프로그램은 의미가 없다. 꾸준히 지금도 시청자들이 오고 있고 그게 결국엔 사람의 힘으로 돌아가는 원동력"이라고 관객들에 기쁨을 돌렸다.

김제동 또한 "'톡투유'에 오는 분들은 청중이라기보다 화자다. 주도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있지 않나"라며 "그동안 청중은 장식품이었고 유명인사가 주인공이었다. '톡투유'에서는 밑에 앉아 고개만 끄덕이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들이 말하고 무대에 있는 전문가들이 고개를 끄덕이는 시간이 많다. 청중의 지위를 격상시키고 사람들이 자기 주도권을 갖고 이야기 할 수 있는게 아닌가"라고 타 프로그램과 차이에 대해 생각을 밝혔다.

이 PD는 "4시간 녹화인데 가장 많이 편집되는건 김제동"이라며 "관객 이야기는 대체로 살린다. 김제동의 중요한 역할을 박수인거 같다. 어떤 순간이라도 박수가 나오면 그게 전달돼 그 힘으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거 같다"라고 맞장구 쳤다.

과거 '톡투유'의 탄생 비화에 대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김제동에 대한 미안함으로 프로그램을 맡겼다는 일화에 대해서도 이 자리에서 언급됐다. 김제동은 "손석희 사장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그 분은 그런 미안함을 간직하는 인품이 아니다"라며 "기사에는 큭큭큭이라고(농담조로) 꼭 써 달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아마 손 사장 당신께서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전국을 다니는 '뉴스룸'격이 아닐까"라며 "재미는 없을 것 같지만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JTBC와 손석희 사장의 의도와 토크콘서를 잘 버무려 해 왔다"라고 탄생 비화를 밝혔다.

이어 "손석희 사장에게 '100회까지 오게 돼 고맙다. 누구 덕분이라 생각하느냐' 물으니 자기 덕분이라고 하더라"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100회를 맞은 '톡투유'는 그간 100가지 주제로 100명의 게스트를 초대, 현재까지 5만7000여명의 관중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 PD는 "지난 녹화에서 왜 '톡투유'에서 밖에 이야기를 할 수 없는가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 사회초년생이 월급을 못 받았는데 호소할 수 있는 곳이 없고, 법적으로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기에 보호받지 못한다. 어떻게 우리 사회가 이러냐 그런 이야기였다. 그게 '톡투유'가 지니는 가치의 절대적인 단면이 아닌가 싶다"라고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를 짚었다.

김제동은 "'톡투유'에서만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스스로 주제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며 "눈사람을 만들 때 특정 형식을 만들지 않고 굴려가다가가 모양을 잡지 않나. 우리 토크 또한 그렇게 굴려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목적이나 주제 의식이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 힘을 발휘할 수 있는게 아닌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으세요'라고 시작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톡투유'가 지닌 가치는 바로 현대판 대나무숲 혹은 신무고라는 점이다. 어디서도 할 수 없는 고민을 털어놓고 공감을 나누면서 힐링을 얻는다. '톡투유'에서 얻는 해결법은 전문가가 아닌 관객들끼리의 대화 자체에서 나온다는 것이 특별하다.

김제동은 "전세집인데 물이 세는데 보일러가 터져서 집주인에 얘기하니 안 고쳐준다는 거다. 그럼 지금까지 솔루션은 전문가가 법적으로 따지는 이야기였다. 근데 '톡투유'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무슨 생각이 나는지 사람들에게 묻는다. 모두가 모두의 문제를 해결하는 형식이다. 그러다보면 집주인의 인성부터 법률 문제까지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한 번씩 겪어 봤을 법한 문제를 다룬다. 그 동안 토크 프로그램이 문제와 해결의 구도라면 '톡투유'는 우리가 답하기 전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그러다보면 객관화 되고 다른 해결책이 나오기도 하는 것 같다. 마음의 해결책이나 제도적 해결책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손석희 사장이 재언급됐다. 하지만 김제동은 "제게 게스트 섭외 권한 없다"라면서도 "손석희 사장 섭외는 반대"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톡투유'는 지난 2015년 2월20일 파일럿 방송 후 그해 5월3일 정규편성됐다. 12월20일 33회가 3%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기준) 돌파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13일 방송된 80회가 3.7%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이를 담은 도서 '걱정 말아요, 그대'가 출간되기도 했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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