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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계수'종영①]'고구마 전개X구시대 발상' 이긴 KBS 주말극의 건재함

이승미 기자

입력 2017-02-2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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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전개X구시대 발상' 이긴 KBS 주말극의 건재함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KBS 주말극은 건재했다.



27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6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연출 황인혁, 극본 구현숙) 마지막회가 시청률 35.8%(전국기준)을 기록하며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됐다.

지난 해 8월 27일 시청률 22.4%를 기록한 채 첫 방송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매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을 평정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전작 '아이가 다섯'의 최고 시청률인 32.8%까지 훌쩍 넘었으며 최고 시청률을 36.2%(42회)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높은 시청률만큼이나 시청자들을 100% 만족시켰던 건 아니다. 초반 '막장 없는 주말드라마'라고 평가 받았던 것과 달리 납치, 감금, 실어증 등 후반부로 갈수록 자극적인 소재들로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뿐만 아니라 답답함을 자아내는 일명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의 속을 터지게 만들기도 했다. 특히 조윤희가 연기했던 여주인공 나연실은 답답한 캐릭터의 끝판왕 격이었다. '착한 캐릭터'라는 미명 아래 결혼식 날 자신을 납치했던 홍기표(지승현)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그를 간호하고 나섰다. 이동진과 나연실의 결혼 허락에 대한 에피소드로 몇 주째 제자리만 돌던 드라마가 겨우 결혼 성공으로 이어지는가 했더니 나연실의 어이없는 선택으로 다시 한번 시 시청자의 복장을 터지게 만든 것.

뿐만 아니라 복선녀(라미란)의 뜬금없는 '불치명' 에피소드와 배삼도(차인표)와 성태평(최원영)의 첫 사랑, 혹은 옛 사랑 등장 에피소드는 다시 한번 극을 지지부진하게 만드는 고리타분한 소재였다.고구마 전개 뿐 아니라 '주말드라마' 특유의 구시대적 발상과 내용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했다. 2000년대 드라마가 맞는지 의구심을 들 법한 장면이 속속들이 등장한 것. '월계수 양복점'의 남자들은 툭하면 '남자들'과 '여자들'을 갈라 생각하고 툭하면 편을 갈라대며 80년대 집안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이동진과 나연실의 결혼을 앞두고 마른 오징어 가면을 쓴 강태양(현우)을 앞세우고 '월계수' 남자들이 함을 파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방영 시점을 궁금하게 만들기 까지 했다.

이렇듯 일련의 단점을 안고 있는 드라마 였음에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채 '부탁해요 엄마' '아이가 다섯' 등을 이어 KBS 주말극의 성공 신화를 이었다. '시청률 보증 드라마'라고 불릴 만큼 확고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KBS 주말극의 건재함을 보여준 것.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후속인 '아버지가 이상해'가 주말극 성공신화의 바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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