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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슬램덩크' 떠난 자리, 女예능 불씨 남았다

최보란 기자

입력 2016-12-0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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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램덩크' 떠난 자리, 女예능 불씨 남았다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떠나지만, 여성 버라이어티의 가능성이 남았다.



2일 KBS 2TV '언니들의 슬램덩크'(이하 '슬램덩크')에서 시즌1의 마지막 회가 전파를 탔다. 지난 9개월 간 울고 웃으며 서로의 꿈을 함께 나눴던 김숙-라미란-홍진경-민효린-제시가 꿈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이들에 용기를 전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슬램덩크'는 여성 멤버들이 꿈에 투자하는 계모임 '꿈계'에 가입하면서 펼치는 꿈 도전기를 그리는 프로그램. KBS가 정규 예능 프로그램으로 2008년 '하이파이브'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여성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화제가 됐다. 그만큼 주변의 우려도 컸다.

초반 성적은 다소 아쉬웠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첫 회는 5.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였고 2회는 4.9%였다. 다양한 개성을 지닌 멤버들은 아직은 어색함이 감돌았다. 꿈을 향해 함께 노려한다는 콘셉트는 좋았으나, 그 과정에서 웃음 포인트를 잡는 것이 난제였다.

하지만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관광버스 운전사가 되고 싶은 김숙의 꿈, 걸그룹 데뷔를 향한 민효린의 도전을 통해 멤버들은 함께 땀을 흘리며 진한 우정을 쌓았다. 이후 제시의 결혼식, 홍진경쇼, 라미란의 집짓기, 모두의 마지막 꿈인 캐롤까지 이어가며 다채로운 웃음과 감동을 전했다.

특히 프로젝트 걸그룹 언니쓰는 '슬램덩크'가 남긴 가장 큰 유산. 집단 버라이어티에서 가장 중요시 되는 요소는 바로 멤버들의 개성과 팀워크다. '슬램덩크'는 언니쓰의 데뷔 과정을 통해 여성 멤버들의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보여줄 수 있었다. 또한 녹록치 않았던 프로젝트 속에서 멤버들의 팀워크는 더욱 단단하게 무르익었다.

'슬램덩크' 언니쓰에 힘입어 지난 6월10일 전국 7.5%, 수도권 8.8%(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첫 방송 10회 만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이후 7주 연속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7주라는 시간은 시청자들이 언니쓰의 매력에 빠지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홍진경쇼'도 반전의 꿈이었다. 예능의 일환일 것이란 예상을 깨고 홍진경은 멘토 장진 감독과 멤버들의 도움 하에 페이크 다큐 '내일도 미래라면'을 선보였다. 멤버들은 이 과정에서 재활용 과정을 직접 현장체험하기도 하고 환경 토크쇼를 열기도 했다. 그런 과정들이 시청자들에게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만들었다. 많은 노력 끝에 작품은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의 특별 프로그램 부문 '시네마 올드 앤 뉴'에도 출품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스페셜 꿈 계주인 김연경 선수와 컬래버레이션도 뜻 깊었다. 최고의 배구선수라는 꿈을 이뤘지만 그 과정에서 잊었던 힙합이라는 꿈을 멤버들이 함께 찾아내고 돕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의 꿈을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을 것. 또한 게스트를 활용하는 '슬램덩크'의 또 다른 변주법을 기대케 했다.

'슬램덩크'는 단순히 남성이냐 여성이냐 차이를 넘어 기존 버라이어티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제작진이 마련한 게임을 목표로 하고, 멤버간의 대결 구조가 강조된 기존 버라이어티와 달리 멤버들이 자신의 꿈을 미션으로 발전시키고, 꿈을 이루기 위해 서로 돕는 모습은 '슬램덩크'만의 차별점이었다.

언니쓰라는 이름이 멤버들을 부르는 애칭이 됐을 정도로, '슬램덩크' 멤버들은 짧은 시간 동안 시청자에게 강렬하게 각인됐다. 이 같은 불씨가 식기 전 시즌2로 돌아와 활활 불태우길 기대해 본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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