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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아육대' 올해도 부상 논란.."깊이있는 고민할 때"

박영웅 기자

입력 2016-08-30 10:43

수정 2016-08-30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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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육대' 올해도 부상 논란.."깊이있는 고민할 때"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올 추석도 아이돌 스타들이 각종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난다. 바쁜 스케줄에 쫓기는 아이돌 가수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명절 프로그램에 상당수 동원됐다. 일부 파일럿 프로그램이 신선한 기획으로 인정받는 반면, 동일한 포맷의 반복과 아이돌의 대거 출연으로 인해 피로감 또한 상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돌 명절 프로그램은 여러 스타들이 한데 모인다는 점, 서로 운동 실력을 뽐내거나 각 팬덤의 자존심 대결 등으로 늘 화제가 되기에, 방송사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포맷이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매년 잡음이 생기는 것도 사실. 컴백을 앞둔 아이돌의 경우, 부상을 당할까 노심초사다. 또 빠듯한 스케줄 속에서도 불참하게 될 시 방송사의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그야말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아이돌 소속사의 입장이다.

안전관리에 대한 대비를 했음에도, 우려했던 사고는 벌어졌다. 그룹 빅스 멤버 레오가 MBC 추석특집 '2016 아이돌스타 육상 리듬체조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 촬영 중 부상을 당해 음악방송 출연에도 차질이 생겼다. 오는 30일 방송되는 SBS MTV '더쇼'에 출연할 예정이었던 레오는 이날 '아육대' 풋살 경기 도중 코를 다치면서 음악 방송 스케줄을 불가피하게 조정하게 됐다. 우선 출연을 보류한 빅스는 레오의 경과를 지켜보며 출연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 진 역시 부상을 당했다. '아육대' 풋살경기 도중 상대팀과 부딪혀 코피가 난 진은 현장에서 응급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안정을 취한 진은 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나는 괜찮아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지만, '아육대'를 향한 팬들의 분노와 원망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아육대 폐지'를 주장하는 의견도 상당수다.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명절 프로그램으로 기획사들은 등골이 휘고 있다. 신인 가수들은 한 번이라도 얼굴을 알리기 위해 출연하길 희망하기도 하지만 일부 명절 프로그램의 경우 사전에 쏟아 부어야 할 시간과 노력 또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아육대'에 출연하기 위해 많은 아이돌 가수들은 미리 체육관에서 실전 경험을 쌓기도 하고 전문 트레이너를 초빙해 연습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체육대회의 경우 부상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한창 활동 중인 아이돌이 자칫 부상을 당하면 스케줄에 상당한 차질을 빚기 때문. 국내와 해외를 오가는 해외 스케줄이 빠듯한 요즘 아이돌은 더욱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명절에 여러 가수들이 모이는 등 나름의 의미도 있지만 본연의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다.

한 가요 관계자는 30일 스포츠조선에 "매해 명절 시즌이 되면 방송사들의 섭외를 받고 난처한 경우도 상당하다"며 "컴백을 앞둔 상황에서 출연 또한 쉽지 않은 경우가 있고, 그 프로그램을 위해 들여야 할 시간도 상당하다. 혹시나 생길 지 모를 부상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방송사 눈치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요즘엔 체육 관련 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도 생겨났다"며 "몇 개월 전부터 일반 스케줄이 끝나면 체육관을 돌기도 하고 사전에 연습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만큼 부담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문제는 여러 아이돌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화제성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의 질이다. 물론 기발한 콘셉트로 연출진과 출연지 모두 윈윈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해 반복되고 진부한 진행으로 피로감을 주는 프로그램도 적지 않다. 매년 아이돌이 모여 트로트를 부르거나 섹시댄스를 추고, 육상 대결을 펼치며 팬덤끼리 경쟁시키는 것은 사실 이런 기획의도와 거리가 멀다. 많은 것을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 명절 프로그램. 아이돌 가수가 한 자리에 모여 함께 뛰고 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도 있다. 하지만 이젠 방송사의 깊이 있는 고민이 필요할 때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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