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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라이머가 밝힌 한동근 역주행 비화 "원래 산이가 부를 뻔"

박영웅 기자

입력 2016-08-3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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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머가 밝힌 한동근 역주행 비화 "원래 산이가 부를 뻔"


[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한동근이 가요계 역주행의 아이콘이 됐다. 한동근이 2년 전 발표한 데뷔 싱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는 6일째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쟁쟁한 가수들 사이에서 거둔 예상치 못한 성과다.



이 곡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아낸 감성 발라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아이돌 가수도, 화려한 편곡의 댄스곡도 아닌 2년 전 발라드곡이 느닷없이 음원차트 1위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 곡의 프로듀싱을 맡은 브랜뉴뮤직의 수장 라이머를 통해 '한동근 역주행'과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소유X정기고의 '썸', 다비치의 '두사랑', 케이윌의 '니가 하면 로맨스' 등의 히트곡을 작곡한 제피(Xepy)에 따르면, 이 곡은 처음부터 한동근을 위해 쓰여진 노래가 아니었다. 제피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곡이었던 만큼, 노래의 주인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여왔다. 사실 당초 같은 소속사 식구인 래퍼 산이가 부를 뻔한 미디엄 템포의 곡이었다.

라이머는 "처음엔 산이와 보컬이 협업하는 형태의 힙합 곡으로 제작하려 했다. 하지만 원곡의 멜로디 자체가 워낙 좋고 그걸 해치고 싶지않다는 이유로 산이가 거절했다"며 "결국 한동근을 만나 빛을 보게 됐다"고 밝혔다. 노래의 주인이 3년 만에 바뀌었고, 당시 신인가수였던 한동근을 통해 차트 역주행하는 성과를 거두게 된 셈이다.

라이머는 한동근의 장점으로 성실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꼽았다. 그는 "우선 어떤 장르의 곡을 줘도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곡 해석력이 상당하다. 타고난 실력도 갖췄지만 무엇보다 이 친구가 가진 강점은 성실함이다"라며 "단 하루도 연습을 게을리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데뷔 이후 공백도 있었지만 늘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노력파"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MBC '위대한 탄생' 시즌3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한동근은 당시 팝 '데스페라도'를 열창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유의 진한 울림과 저음이 매력적이었던 한동근은 '리틀 임재범'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시즌3 내내 화제가 된 참가자다. 하지만 정식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물론 커버영상이 SNS를 타고 화제가 된 덕분도 있겠지만, 정통 발라드 장르인 '이 소설의 끝을 써보려해'가 음원차트 1위에 오른 것은 고무적이다. 정통 발라드가 다시 대중의 관심을 받는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인데다 한동근이 남자 발라드 가수의 계보를 잇는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신인이 오롯이 음악으로만 평가받은 좋은 사례다.

현재 한동근은 역주행의 신화를 쓴 작곡가 제피와 라이머 프로듀서와 다시 의기투합한 신곡 '그대라는 사치'를 발표, 활동 중이다. 이 곡은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와 반대로, 오로지 한동근을 위해 쓰여진 맞춤형 발라드다. 라이머는 "오랜 기간 한동근이란 친구를 지켜보면서 인간적이고 소탈한, 항상 예 의있고 겸손한 모습을 보면서 이 곡의 노랫말을 떠올렸다. '그대라는 사치'라는 제목은 인간 한동근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신인가수의 2년 전 노래가 오로지 좋은 노래의 힘으로 우뚝 섰다. 댄스, 알앤비, 힙합에 잠시 틈을 내줬던 발라드의 재발견이라는 점과 남자 발라드 가수의 세대교체를 이뤘다는 점에서 한동근의 역주행은 의미있는 성과다.

hero1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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