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를 논하다③] '태후' 제작자 "시즌2 위해선 방송사 독립조직 절실"

김겨울 기자

입력 2016-07-31 08:22

more
'태양의 후예' 사진=KBS

[스포츠조선 김겨울 기자 최보란 기자] 김은숙 작가의 합류로 '태양의 후예'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스타작가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한 지상파 방송사에서 러브콜이 들어왔다. 김은숙 작가의 로맨틱 코미디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사 입장에서 김은숙 작가의 로코라고 생각하고 들어왔는데, 재난 드라마라고는 말에 당황했겠죠. 이익을 따지면, 회당 6.5억을 넘기면 안된다고 했죠. 하지만 내가 감으로 측정한 금액은 10억 안팎이었죠. "



사실 회당 5억원 규모만 된다해도 스케일이 큰 기획이었다. 10억 안팎이라니 다들 놀랄 수밖에.

"결국 영화 제작사 뉴(NEW)의 김우택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어요. 당시 뉴는 드라마 사업으로 진출을 고려 중이었는데요. 드라마 사업을 하려면 최소한 김은숙 작가 정도는 돼야 투자할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때 은숙 작가가 집필을 맡고 있었으니까요. 김우택 대표는 1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했죠."

1주일 뒤 김우택 대표는 '태양의 후예'의 투자를 결정했다. 그리곤 제작비 편당 7억원을 제시했다. 서우식 대표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다.

▶"좋은 대본은 절대로 무너지지않는다"

7년의 세월, '태양의 후예'가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의 이야기만으로도 인터뷰를 꽉 채울만큼이다. 그 쉽지않은 여정을 견딜 수 있었던 힘이 궁금했다.

"좋은 대본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아요. '건축학개론'도 제가 알기로 12년 걸렸나요. 수없는 영화사에서 거절했던 작품이에요. 대본에는 생명력이 깃들어있어요. 원석 작가가 그런 생명력을 만들었다면, 은숙 작가가 리모델링을 잘해서 완성시킨거죠.'

성격이 너무나도 다른 김원석, 김은숙 작가의 호흡은 어땠을까. "두 사람의 최대 장점은 지독히 성실하다는 거죠. 24시간 일만 해요. 잠 자는 시간만 빼고 일만 했던 것 같아요. 톱 클라스는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원탁회의를 했거든요. 회의할 때만큼은 선후배가 따로 없었어요. 후배와 선배 관계를 떠나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거든요. 그러한 토론들이 현실적인 캐릭터를 뽑아내는 데 도움이 컸다고 봐요. 유시진과 강모연의 소신있으면서도, 유머러스한 그런 캐릭터를 창조하는 데는 집단 토론과 성실함이 있었죠."

▶ "송중기는 잠룡같은 프로젝트였죠."

작가 컬래버레이션을 마치고, 캐스팅 단계에서 난항을 겪었다. "여러 차례 나름 합리적인 이유로 섭외 과정에서 불발되고 있는 상황이었죠. 제작자 입장에서 그렇거든요. 배우가 우리 작품에 올인해주길 바라는 거죠. 하지만 그때까지 캐스팅 과정에 있던 배우들이 저마다 다른 작품들과 겹치는 스케줄이거나, 하기 쉽지않은 상황이었던거죠. 그때 송중기라는 카드가 등장했어요."

군 제대를 앞두고 있는 송중기에 대해 우려 반 기대 반이었다. 여전히 '앳된' 소년의 모습이 연상됐기에 남성미 물씬 풍기는 유시진 대위 역할을 소화하기에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송중기는 군에서 시놉시스를 읽은 뒤 '이거 재밌다. 나 하겠다'라며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이민호 김수현에 이은 한류스타의 탄생이었다.

"재작년 12월 31일, (송)중기의 제대에 맞춰 작업을 시작했죠. 사실 (송)혜교는 이미 중화권에서 인기를 끌고 있었고, 안정감을 준다고 하면, 송중기는 잠룡같은 프로젝트였죠. 송중기라는 친구에 대해 서서히 입소문을 타게 만들었죠. 사전제작을 한 덕분에 다양한 비주얼이 확보됐었고, OST에 사전제작물을 넣어서 뽑으니까 소스가 많더라고요. 이것은 중국에서 송중기라는 젊은 친구에대해 호기심을 극대화시키기위한 노력이었죠."

▶ 제2의 '태후'가 나오려면?

지난 4월 종영한 '태양의 후예'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이지만, 시즌 2에 대한 요구가 많다. 서 대표는 시즌2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물론 시즌2가 나오기위해서 뒷받침돼야 할 시스템에 대해서도 말했다.

"매번 비인기종목이 올림픽에서 준우승할 때, 인재를 육성하고, 선진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만 하잖아요. 제 2의 '태후'가 나오려면 지금 많은 분들이 시도를 할 수도 있지만, 방송사에 독립조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프로젝트별로 장기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거죠."

이어 서 대표는 KBS 다큐멘터리 슈퍼피쉬 5부작을 예를 들었다. "그 다큐멘터리를 보고 전 놀라움 자체였어요. 긴 시간을 고집스럽게 이어온 동안 방송사 안에서 인사 이동도 있었을 테고,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지 않았을까요. 그걸 버텨내고 만들었다는 것이죠. 제 2의 '태양의 후예'는 '슈퍼피쉬'를 만들듯 접근해야합니다. 성과주의나 실적위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장기기획을 할 수 있도록 밀어주는 분위기가 중요하단 것이죠."

현재 서우식 대표는 봉준호 감독의 특급 프로젝트인 '옥자'의 프로듀서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영화사상 최대 규모인 5000만 불 이상의 제작비로 알려진 '옥자'에 대해 듣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그는 조심스러워했다. 작품보다 자신의 이야기가 먼저 나오는 것에 대해 말을 아낄줄 아는 그의 배려가 느껴진다. '옥자'의 비하인드를 들을 기회를 기약하며…

winter@sportschosun.com, ran613@, 사진=이정열 뉴미디어팀 인턴기자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