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사고'는 이태량 작가의 모든 개인전에 사용되고 있는 주제다. 작가는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의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선 침묵해야 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작업해 왔으나 꼭 그 철학에 구속 받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신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회화의 의미와 언어의 한계를 재해석하고 있다. 즉 언어와 사고에서 비롯된 인식론적 탐구와 회화의 무궁한 확장을 대비하는 실험을 지속해 왔다. 고충환 평론가는 그의 작품에 대해 "형식의 실험장, 의미의 실험실"이라고 평한 바 있다.
'내부로부터의 경계'는 이번 개인전의 부제목으로, 회화에 기반을 두고 영상, 설치 및 공공 미술에까지 예술적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는 작가의 또 다른 실험이자 결과를 얻는 과정이다. 작가는 이번 전시의 포인트로 "나의 그림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그림 밖의 모든 것에 있다"라고 말했다. 즉 캠퍼스에 드러나는 것 밖에 있는 모든 것에 더 큰 중요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결국 작가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고, 침묵함으로써 오히려 중요한 것이 경계지워진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즉, 작가의 이러한 입장은 관객에게 강요하는 그의 작품과 세계에 대한 인식 방법이 아니라 작가 자신이 스스로가 먼저 그렇게 하겠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