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들'에서 정치 깡패 역을 맡은 이병헌은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이들에게 복수하는 어두운 캐릭터의 이면에 능청스럽고 허술한 모습을 덧입힌 연기와 애드리브로 호평을 받고 있다.
반면, 처방전이 필요한 졸피뎀을 무단으로 반복 투약해 벌금형을 받은 에이미는 출국명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 항소심에서도 패소하면서 한국을 떠나게 됐다.
◇ 위(↑) - 청불영화 최단기 200만명 돌파 견인한 이병헌
지난해 말 20대 여성 두 명이 기혼자인 이병헌의 부적절한 행동과 언사를 공개하겠다며 그에게 50억원을 달라고 협박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그는 사법적인 차원에서 피해자였지만, 도덕적인 차원에서 대중으로부터 따가운 질책과 비판을 받았다.
당시 영화 개봉 전에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이병헌은 일련의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영화는 관객 수가 43만여명에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내부자들'도 애초 올해 상반기 개봉 예정이었지만, 그 시기가 11월로 미뤄졌다.
이병헌은 여전히 영화의 흥행 여부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자신의 과거를 연기적인 노력으로 극복하려고 애썼다.
그는 캐릭터의 완성도를 위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자신의 역대 출연작 가운데 가장 많은 애드리브를 구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가령,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화장실 세트 외부를 벽이 아닌 통유리로 바꾸자고 제안했고, "몰디브에 가서 모히토나 한잔하자"라는 대사를 "모히토에 가서 몰디브나 한잔하자"로 바꿔 애드리브해 관객의 배꼽을 잡게 한다.
사회 비리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이 영화는 자칫 어두운 분위기 일변도로 흘러갈 수 있었지만, 이병헌의 능청스럽고 허술한 연기가 적절히 버무려지면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 가운데 최단기간 관객 200만명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지난 19일 개봉한 이래 27일까지 줄곧 매출액 점유율 50∼60%대를 유지하며 극장가를 독주하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270만명에 이르렀다.
이병헌의 소속사 BH엔터테인먼트의 손석우 대표는 "영화 흥행 하나로 하루아침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며 "이병헌 자신도 꾸준히 연기하고 오랜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대중의 시선과 인식이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