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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 해외서 선전중, 포스트 'K-무비'시대 맞이할까

고재완 기자

입력 2015-10-0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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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영화 해외서 선전중, 포스트 'K-무비'시대 맞이할까
로카르노 영화제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기자회견.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한국 배우 전도연이 칸국제영화제에서 연이어 수상을 하고 봉준호 김지운 최동훈 등 명감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충무로는 '한국영화가 세계를 제패할 것'이라는 꿈에 부풀었다. 하지만 'K-무비'는 'K-POP'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각종 해외 영화제에 수상에 실패하고 해외 흥행에서도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영화 한류는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1차 영화 한류의 시대를 보낸 한국영화는 포스트 한류시대, 즉 2차 한류를 만들기 위해 현재도 분투하고 있다.



▶좋은 감독은 계속 좋은 영화를 만든다

홍상수 감독의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와 주연배우 정재영은 지난 달 15일 열린 제68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대상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거뒀다. 홍상수 감독은 2013년 '우리 선희'로 같은 부문에 초청돼 최우수 감독상 (Leopard for Best Direction) 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대상과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둠으로서 명실공히 전 세계 영화계가 주목하는 거장임을 입증했다.

올해 1269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가에 돌풍을 올 여름 극장가 흥행 돌풍을 일으킨 '암살'(감독 최동훈, 제작 케이퍼필름)은 시체스국제영화제, 런던국제영화제, 몬트리올 판타지아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이미 1300만 관객을 넘어선 '베테랑' 역시 해외에서 연일 호평받고 있다. 지난 달 17일 북미 개봉후 전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지 '버라이어티(Variety)'는 '베테랑'에 대해 "'베테랑'은 화려한 액션씬들의 연속으로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오락적 요소가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루는 작품으로 전 세계 액션 영화팬 및 아시안 영화 팬들에게 환영 받을 작품"이라고 극찬하며 "배우들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화려한 영상미와, 촬영 기술, 그리고 다채로운 로케이션 활용 역시 훌륭한 볼거리"라고 '베테랑'을 평가했다. 이외에도 유명 영화지 '할리우드 리포터(Hollywood Reporter)'와 미국 대표 일간지 뉴욕타임즈도 극찬을 잊지 않았다.

▶콘텐츠의 힘이 해외시장 살린다

대한민국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해외에서 각광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국에서 865만 관객을 모은 영화 '수상한 그녀'는 중국 베트남에 이어 일본판까지 나올 예정이다. 일본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지난 9월말 일본 현지에서 크랭크인한 상태다. 이 작품은 지난 1월 '20세여 다시 한번'이라는 제목으로 중국에서 개봉해 약 6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베트남에서는 '내가 니 할매다'라는 제목으로 이미 촬영을 마치고 올해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NEW는 중국의 화책미디어와 '화책합신'이라는 합자법인을 출범했다. 이들은 한국 영화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더 폰'을 중국판으로 제작하고 강풀 작가의 웹툰 '마녀'는 한국과 중국에서 두 편의 영화로 만들 예정이다. '마녀'는 '20세여 다시 한번'으로 기록적인 흥행을 이끈 첸정다오 감독이 총감독을 맡고, 한국에선 '인간중독'의 김대우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뷰티 인사이드'의 중국판은 한국판을 연출한 백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 김우택 NEW 총괄대표는 "화책합신의 설립취지는 양사의 노하우와 지혜를 모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현지에서 최적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 그리고 '화책합신'의 성장이 곧 아시아와 전세계 문화시장의 다양성을 키우는 밑거름이 되기 위한 것"이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행사를 가진 베이징 화이룬 픽쳐스는 내년 한국 지사를 설립한 뒤 3년 내 한중 합작영화 6편을 제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영화관계자는 "한국 영화 콘텐츠의 힘을 보고 중국에서 합작 제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국 자본과 한국의 콘텐츠가 합쳐지면 무서운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다시 'K-무비'의 전성기가 올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중국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자본의 힘만 믿고 콘텐츠의 질을 떨어뜨린다면 또 다시 한류침체를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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