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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김사랑 "긴 공백기, 배우 그만둘까 고민했다"

이승미 기자

입력 2015-08-03 07:57

수정 2015-08-03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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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긴 공백기, 배우 그만둘까 고민했다"
김사랑 JTBC '사랑하는 은동아' <사진=김경민 기자>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4년간의 긴 공백기를 끝낸 김사랑이 '사랑하는 은동아'의 타이틀 롤을 맡는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대중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가련하고 수수한 은동이는 화려하고 도시적인 느낌이 강했던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 김사랑과 거리가 먼 캐릭터였기 때문. 김사랑이 은동이를 잘 그나려나 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베일을 벗은 김사랑은 대중과 과 업계의 우려가 모두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오히려 '사랑하는 은동아'는 김사랑이라는 배우의 알을 깨준 그녀의 '인생 드라마'로 꼽혔다.



그렇기 때문에 "'은동아'라고 불러줄 때, 정말 행복해요"라고 말하는 김사랑의 말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사랑은 연신 "행복했다"는 말을 반복했다. 지난 17일 종영한 JTBC '사랑하는 은동아'의 빠듯한 마지막 촬영 이후에도 밀린 스케줄 때문에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김사랑에게는 지친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사랑하는 은동아'의 추억을 하나하나 곱씩어 꺼내는 그의 입가에는 연신 옅은 미소가 물들어있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이 있었나.

"'사랑하는 은동아'를 하기 전에는 내 이미지가 굉장히 고정돼 있었다. '시크릿 가든'의 화려한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비슷한 역할이 계속 들어왔고 나름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작품은 잘 안됐다. 나는 화려한 것과 거리가 먼 사람이기 때문에 화려한 캐릭터를 하기는 게 힘들기도 했다. 그러던 중 공백기가 길어졌다. 배우는 누군가 나를 찾아줘야 하는 직업 아닌가. 더 이상 나를 찾아주지 않는다면 배우를 포기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러다가 '은동이'를 만났다. 내가 잘할 수 있는,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였다."

-길었던 공백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많이 지쳐있었다. 의욕도 나지 않았다. 그리고 반드시 꼭 해야겠다는 마음을 울리는 작품과 캐릭터도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조금 쉬고자했는데, 그 기간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공백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배우는 내 길이 아닌 것 같아 다른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까지 해봤다. 사람의 길은 하나만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이렇게 은동이를 만나고 좋은 평가도 받은 거 보니, 앞으로 계속 배우의 길을 하라는 하늘의 뜻인가 보다.(웃음)"

-그럼 배우를 안했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

"가야금을 전공했다. 전공을 살려서 음악과 관련된 일을 했을 것 같다."

-배우가 '내게 꼭 맞는' 직업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나.

"전혀 없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항상 연기는 내 전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연극 영화과를 나오고 연기를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다. 여기 선생님께 항상 레슨을 받고 도움도 받지만, 언제나 '밖'에만 머물고, '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연기 선생님과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고 도움을 받으면서 점차 극복하고 있다."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진 않나.

"미스코리아, 그거 하는 거 되게 힘들다.(웃음) 그렇게 힘들 게 해낸 일인데 굳이 버리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언제까지 미스코리아일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싶다. 미스코리아가 아닌 맡은 배역으로 불리는 게 가장 기쁘다. 한동안은 계속 '은동이'로 불렸으면 좋겠다."

-과거 몸매 관리에 대해 묻는 인터뷰에서 '세 끼 다 먹으면 살쪄요'라고 답해 여성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연하다. 세 끼 다먹으면 살찐다. 하루에 두 끼만 먹어야 한다.(웃음) 그대신에 체력이 받쳐주도록 소량의 간식을 먹는다. 사실 운동으로 살을 빼긴 참 힘들다. 굶어야 빠지더라. 힘이 없어야 살도 빠지더라.(웃음)"

-김사랑만의 '힐링법'이 있나.

"교회에 간다. 집 근처에 작은 교회가 있는데, 24시간 열려 있다. 은은한 불이 켜있고 항상 음악이 흘러나오는 데 마음이 복잡할 때 찾으면 위로가 된다. 사람이 없을 때는 그냥 거기서 엎드려 자기도 한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김사랑에게 어떤 작품일까.

"많은 분들이 '사랑하는 은동아'를 김사랑의 대표작으로 봐주시더라. 여러 기사에서도 '김사랑의 인생 드라마'라고 표현하고.(웃음) 내게 있어 '사랑하는 은동아'는 김사랑을 다시 연기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붙잡아준 고마운 작품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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