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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신인여우] 김새론 "세 자매 배우요? 재밌긴 재밌어요"

김겨울 기자

입력 2014-12-29 15:11

수정 2014-12-3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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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새론 "세 자매 배우요? 재밌긴 재밌어요"


제35회 청룡영화상 신인여우상 수상자 김새론. 청룡의 신인 여우는 배우의 삶에 있어 단 한번 뿐인 영광이다.



열네살 어린 소녀. 워낙 일찍 연기에 입문해서일까. 나이는 어리지만 왠지 신인의 벽은 이미 통과한듯한 느낌이다. 실제 김새론은 청룡영화상 이전에도 신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2010년 원빈과 호흡을 맞춘 영화 '아저씨'. 흥행에 성공하면서 '소미'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새론의 연기가 주목받았다. 그 해 제 8회 대한민국영화대상 신인여우상, 제 19회 부일영화상 신인여자배우상을 잇달아 받으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로부터 4년 후, 김새론은 '도희야'를 통해 또 한번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아버지 용하(송새벽)에게 갖은 폭행을 당하는 아동폭력 피해자 연기를 소름끼치게 소화했다. 이 영화를 통해 김새론은 드디어 청룡영화상과 인연을 맺었다. 5명의 신인여우상 후보 중 가장 어린 그가 트로피를 품에 안으면서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여배우로서의 발걸음을 단단하게 내딛었다.

▶"'도희야', '여행자' 이어 기억에 남는 작품"

"청룡영화상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수상할 지는 몰랐어요. '인간중독'의 (임)지연 언니가 올해 계속 신인상을 받아서요. 지연 언니가 또 받을거라 생각했어요." 김새론은 아직도 얼떨떨한 표정이다.

본인 외에 가장 기뻐한 사람은 누구였을까. 김새론은 "바로 왼쪽에 엄마가 앉아 계셨는데, 내 이름이 불리자마자 소리를 질르셨어요. 부모님도 다른 사람이 받을거라 생각하셨던 거 같더라고요."

청룡 신인여우상을 안긴 작품, '도희야'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 때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가 있는데요. 그 때마다 데뷔작이었던 '여행자'를 꼽았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도희야'가 추가됐죠. 촬영 기억이 오랫동안 많이 남는 작품이에요."

극의 전반적 분위기나 역할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터. '도희야'를 택한 이유가 있을까.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았어요. (송)새벽 아빠도 그 말을 했는데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콘티가 머릿 속으로 그려진다고 할까요. 도희라는 아이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나는 시나리오를 부분부분 따져서 읽는 편이 아니에요. 가볍게 통으로 읽은 다음에 마음 속에 꽂히는 작품을 선택하는데요. '도희야'가 그런 작품이었어요."

열네살 짜리 중학생 소녀답지 않은 시각. 아 참, 김새론이 8년차 배우란 사실, 잠시 깜빡했나보다.

▶ "정우성 삼촌? 원빈 아저씨보다 나이 많지 않나요?"

청룡영화상 무대에서 보여준 깜찍 퍼포먼스. 인상적이었다. 김유정과 함께 2014년 영화계를 돌아보며 '참 잘했어요'라는 칭찬 포인트를 던지는 자리에서 김새론은 '오빠, 삼촌'의 '이분법'으로 관객을 빵 터지게 했다. 임시완, 김우빈, 박유천에게는 오빠, 정우성에게는 삼촌이라고 불러 좌중을 웃게 했다. "큐카드에 그렇게 적혀있었고요. 일부러 개그 코드를 원한 것 같았어요. 시완 오빠, 우빈 오빠, 정우성 삼촌… 앗, 이건 뭐지? 이러면서 큐카드를 봤어요. 사실 정우성 삼촌 앞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퍼포먼스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서 '죄송하다'고 했어요. '괜찮다'고 삼촌이 그랬는데도 왠지 죄송했어요. 그런데 사실 저한테는 원빈 오빠도 '아저씨'잖아요. 하하. 정우성 삼촌 나이가 원빈 아저씨보다 많지 않나요. 하하." 웃는 모습이 천진난만하다.

그동안 '여행자'부터 '아저씨', '바비', '이웃사람', '만신', '맨홀', '도희야' 등 주로 어두운 작품을 해왔기에 김새론의 실제 모습이 궁금했다. "실제 성격은 밝은 편인데요. 목소리가 하이톤이 아니라, 저음인데, 쇳소리도 좀 나고요. 그런 게 있어서 짧게 말하면 어둡게 들리나봐요. 자꾸 저를 처음 본 분들이 '어두운 영화만 해서 어둡구나'라고 이야기 하실 때도 있는데요. 저는 붙임성이 있는 편이라 한 번 작품을 한 언니, 오빠들과도 자주 연락하고 지내요."

▶ "딸 셋이니까 재밌긴 재밌어요."

장녀 김새론의 두 동생 역시 연기를 한다. 배우 세자매다. 둘째 김예론은 영화 '고양이:죽음을 보는 두 개의 눈'에서 박민영과 호흡을 맞췄고, 막내 김아론은 영화 '바비'에서 큰 언니 김새론과 동반 출연하기도 했다. 세 자매가 각각 다른 매력으로 스크린을 휘어잡고 있는데 집 안에서는 어떨까.

"딸 셋이라 재밌긴 재밌어요. 동생들이 배우로 데뷔하긴 했지만, 각자 자신에게 더 잘 맞는 분야를 찾고 있는 중이에요. 엄마가 그런 부분을 잘 알아보시는 편이세요. 그게 딸로서 좋은 것 같아요. 집에서는 둘째랑 막내가 장기자랑 하듯이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그걸 보면 재밌어요. 근데 집안을 너무 어지르는 편이어서 그걸 치우는 건 제 몫이에요. 하하."

맏이로서의 고단함도 털어놨다. "막내 동생과 네살 차이가 나는데, 동생이 좀 커서 아주 어리게는 안보이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언니라 그런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디를 놀러가고 하면 신경써야 하고, 집에 두고 와도 챙겨야 하고, 그럴 때는 언니나 오빠가 있었으면 싶을 때도 있죠."

김새론과 인터뷰를 마칠 즈음 깨달았다. 이 어린 열네살 소녀에게 영화계가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검은 색 배경의 흰색은 더욱 환하게 보인다. 어두운 영화 속에서 김새론은 환하게 빛나는 흰색이었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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