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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의 엔터비즈]박진영씨, 아직 '빅3'라고 생각하세요? JYP 대신 스타쉽-큐브가 '빅3'

이정혁 기자

입력 2014-04-15 14:27

수정 2014-04-16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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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씨, 아직 '빅3'라고 생각하세요? JYP 대신 스타쉽-큐브가 '빅…
그래픽=김변호기자bhkim@sportschosun.com

2000년대 들어서며 가요계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빅3'가 지배해 왔다.



이들 빅3는 최고의 아이돌 그룹을 경쟁적으로 배출하며 가요 시장 뿐만 아니라 각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까지 싹쓸이 했다. 이런 현상은 아이돌 멤버들이 연기에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며 더욱 공고해 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빅3를 제외하면 연예계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기존 '빅3 체제'에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SM과 YG는 이전보다 더욱 영향력이 커진 반면 JYP는 '빅3'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 힘이 빠진 것. 이쯤되면 가요계 '빅3'에 대한 규정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가요계 지각변동의 현 주소를 알아보고 JYP를 대신할 새로운 넘버 3를 알아보자.

▶SM-YG-JYP, 지난해 성적 살펴보니

이수만이 이끌고 있는 SM, 양현석의 리더십이 빛난 YG, 그리고 '딴따라' 박진영의 JYP. 이들 3사는 대표 프로듀서들의 개성만큼이나 서로 다른 컬러로 가요계를 주름잡아왔다. 그러다보니 빅3는 음악 산업에서 각각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으며 이에 대한 소비자의 브랜드 인지도 및 충성도도 높게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대중의 문화적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면 내리막길을 걷는 것은 눈깜짝할 사이다. 그런 의미에서 JYP의 지난해 성적은 비참할 정도다.

YG가 지난 1일 발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지난 2013년 3분기 누적, 음악 산업내 상장사 중 대형 3사의 매출액 비중은 28.91%이다. 이중 SM이 15.46%(1129억8000만원)로 가장 높았고, YG가 12.33%(900억8000만원)로 뒤를 이었다. 반면 JYP는 81억7100만원의 매출로 1.12%에 그쳤다.

더 심각한 것은 매년 JYP의 매출 비율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 2010년에는 2.06%를 차지했다면 2011년에는 1.87%, 2012년에는 1.72%로 각각 줄어들었고 급기야 2013년에는 1%대를 힘겹게 지키는 상황이 됐다.

이는 JYP의 매출이 매년 소폭 증가하는 사이 SM과 YG의 매출은 폭발적으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JYP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

JYP가 더 이상 빅3가 아니라는 사실은 지난해 소속 가수들의 성적표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현재 JYP에는 대표주자인 2PM을 필두로 수지가 속한 미쓰에이, 맨발의 디바 선미, 신인 그룹 갓세븐, 활동을 중단한 원더걸스, 백아연, 박지민, 백예린 등이 소속되어 있다.

하지만 가온차트가 발표한 2013년 국내 상위 엔터테인먼트사 앨범 출하량 현황을 살펴보면 JYP는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1위는 SM으로 259만3329장의 앨범을 판매해 점유율 38.9%를 차지했다. 이어 울림엔터테인먼트가 6.9%(45만7656장)로 2위, YG가 6.7%(44만9686장)로 3위를 차지했다. 10위에는 17만5375장(2.6%)을 판매한 TS엔터테인먼트가 올랐다.

인기 아이돌 그룹 2PM이 지난해 5월, 2년 만에 세번째 정규 앨범 '그로운(GROWN)'을 발표했던 상황을 생각한다면 JYP의 톱10 진입 실패는 충격이라 할 수 있다.

음반 시장의 약 10배 수준으로 점쳐지는 국내 디지털 음원시장에서의 성적표는 더 비참하다. 지난해 디지털음원 시장 순위에서 YG가 5.6%로 1위에 오르고, SM이 3.9%의 점유율로 7위를 차지했지만 JYP의 이름은 톱 10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JYP의 위기론은 회사 내부에서도 인정하는 부분. 한 관계자는 "빅3라는 타이틀이 이제는 맞지 않는거 같다. 실제로 지난해 JYP에서 제대로 성적을 낸 가수가 없었다"며 "현실을 빨리 인정하고 올해는

옛 명성에 어울리는 좋은 신곡을 많이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JYP는 그동안 미국과 일본에서 쌓은 특급 노하우가 있는만큼 히트곡만 나온다면 언제든지 빅3로 올라설 수 있다는 평가다.

▶스타쉽-큐브를 주목하라!

JYP가 흔들리는 사이 후발 기획사들의 약진은 눈에 띄었다. JYP를 대체할 유력한 후보로는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이하 스타쉽)와 큐브엔터테인먼트(이하 큐브)가 꼽힌다.

씨스타, 케이윌 등 기존 소속 가수에 지난해 신설한 레이블에 새롭게 합류한 정기고, 매드 클라운까지 발표하는 곡마다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며 스타쉽은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음원 시장의 절대 강자로 꼽힌다. 특히 지난 2월 발표한 정기고& 소유의 '썸'은 소녀시대, 2NE1 등 최강 걸그룹과의 음원 싸움에서도 당당히 승리하며 스타쉽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큐브는 아이돌 그룹과 걸그룹의 조화가 빛난다. 6인조 아이돌 비스트는 지난해 7월 발표한 정규 2집 'Hard To Love, How To Love'를 10만 이상 판매하는 등 탄탄한 팬덤을 자랑한다. 여기에 걸그룹 포미닛은 '이름이 뭐예요'로 디지털 차트 6위에 랭크됐다. 여기에 큐브는 자회사 격인 에이큐브의 선전이 큰 힘이다. 걸그룹 에이핑크와 솔로 가수 허각이 속한 에이큐브는 지난해 디지털음원 시장에서 4.9%의 점유율로 4위에 랭크됐다. 큐브가 톱 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을 고려한다면 대단한 성적이 아닐 수 없다.

스타쉽과 큐브가 '빅3'의 강력한 후보라고 자신하는 또다른 이유는 든든한 배경이 있기 때문. 스타쉽은 지난해 12월 상장사인 로엔에 지분 70%인 7000주를 150억원에 넘겼고, 큐브 역시 지난해 9월 지분 50%를 165억원에 상장사 IHQ에 넘겼다.

한 가요 관계자는 "아직은 스타쉽과 큐브가 비상장 회사라는 이유로 JYP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수 있지만 큐즈가 올 하반기, 스타쉽이 내년 중으로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을 하게 된다면 가요계는 한차례 큰 지각 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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