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3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모두 끝난 뒤, 수상에 성공한 배우들은 경희대 평화의전당에 마련된 사후 리셉션장에 모였다. 정신없는 수상 순간과 인터뷰, 기념 촬영까지 마친 수상자들의 얼굴은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단연 눈에 띄었던 팀은 역시 영화 '소원' 팀이다. 최우수 작품상, 여우조연상(라미란), 각본상(조중훈, 김지혜)까지 3개 트로피를 받으며 올해 최다 수상작으로 선정된 만큼 배우들과 이준익 감독의 기쁨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이 감독, 라미란, 엄지원, 설경구까지 한 자리에 모여 수상을 축하했다. 여우조연상을 받던 순간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던 라미란의 눈가에선 물기가 마르지 않았다. 쉼 없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는 "청룡은 정말 공정한 시상식"이라며 눙쳐 주변을 폭소케 하기도 했다. 엄지원 역시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 여우주연상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동료인 라미란과 작품 자체가 호평받은데 대한 축하와 감동의 표시였다. 그는 "정말 그럴 줄 몰랐는데 작품상에서 '소원'이 수상하면서 뭔가 벅찼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이어 눈물을 쏟아내는 두 여배우를 바라보는 설경구 역시 즐거운 분위기였다. 인기스타상을 받으며 명실상부한 '호감형 스타'에 등극한 그는 함박웃음을 띈채 이준익 감독과 대화를 나눴다.
신인남우상을 받은 여진구는 '대세'답게 젠틀한 모습을 보였다. 사실 여진구는 tvN '감자별 2013' 촬영장으로 복귀해야 했던 상황. 그러나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선배들의 수상을 축하했다. 트로피는 물론 "이정재 선배님이 주셨다"며 자신의 이름이 적힌 수상 봉투까지 야무지게 챙겨든 모습은 순수한 고등학생의 모습 그 자체였다. 특히 설경구는 그런 여진구의 트로피를 세심하게 챙겨줘 훈훈함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