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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의 이슈분석] 충격 U턴+성난 팬심. 이대성의 생각은 달랐다. 논란의 기자회견 3가지 쟁점

류동혁 기자

입력 2024-05-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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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격 U턴+성난 팬심. 이대성의 생각은 달랐다. 논란의 기자회견 3가지…
KBL로 돌아온 이대성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농구선수 이대성이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하며 인사하고 있다.

[신사동=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논란의 삼성행'을 택한 이대성(33·삼성)이 '논란의' 기자회견을 했다. 1년 만의 KBL 유턴, 파격적 서울 삼성행으로 농구 팬의 비난을 받고 있는 그는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자신만의 논리는 있었지만, 설득력은 2% 부족했다.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극심한 '견해 차이'의 모양새였다.

이대성이 논란이 된 부분을 보자. ▶1년 만의 갑작스러운 KBL 유턴으로 받은 가스공사의 피해 ▶해외진출 당위성을 강조했지만, B리그 진출 1년 만의 유턴이라는 말과 행동의 불일치 ▶가스공사가 아닌 삼성행을 향하는 과정에서 논란 등 크게 3가지다. 조목조목 살펴보자.

▶1년 만의 유턴. 가스공사 피해에 대한 시각 차

1년 전, 이대성은 FA 자격을 얻었다. 이대성은 해외진출을 선언했다. 가스공사 정이인 사무국장은 "이대성의 해외진출 의지는 너무 확고했다. 계약불이행으로 인한 KBL 5년 자격 정지를 받더라도 해외에 나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와 이대성은 공존이 필요했다. 3가지 방법이 있었다. 은퇴, 임의해지, 계약미체결이었다. 은퇴는 가스공사가 이대성에게 가벼운 권리를 가진다. 이대성이 KBL에 복귀, 타팀에 이적할 경우, 가스공사 이적 동의서가 없으면 이적할 수 없다. 올 시즌 FA로 풀린 장민국이 삼성의 이적동의서를 얻어 LG로 이적한 사례가 대표적 예다.

임의해지는 이대성과 가스공사가 계약을 체결한 뒤 해외진출하는 방법이다. KBL 복귀 시, 이대성은 가스공사에 무조건 복귀해야 한다. 이때 맺은 계약연봉은 샐러리캡에 포함되지 않고, 복귀할 때 연봉조건은 재협상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계약미체결이었다. 무조건적으로 풀어주는 방법이다. 이대성이 해외진출을 못 박은 상황에서 가스공사의 선택은 은퇴 혹은 계약미체결이었다. 이대성에게 선택하라고 했고, 이대성은 계약미체결을 택했다.

이 부분 때문에 타 구단의 관계자들은 '이대성 사태'에 대해 "가스공사는 구속력을 가진 선택을 했어야 했다. 지금 상황에서 가스공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이대성은 이날 "가스공사에 1년 간 진심을 다했다. 서로 교감을 했다고 생각한다. 당시 임의해지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당시 가스공사와 함께 상의해 계약미체결이라는 선택을 했다"고 했다.

즉, 이대성은 임의해지도 괜찮다고 했지만, 가스공사가 은퇴와 계약 미체결이라는 선택지를 줬고, 결국, 구속력이 없는 계약미체결을 선택했다. 때문에 '도의적' 책임은 있지만, '제도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가스공사는 "이대성이 최소 2년간 해외진출을 한다고 했고, 그 가정 아래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했다. 2년 뒤 이대성은 보상이 없는 FA(35세 이상)과 되고, 가스공사는 리스크를 안으면서 이대성을 데려갈 이유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대성은 1년 만에 '해외도전'을 끝냈다. 가스공사는 자연스럽게 피해를 받게 됐다. 즉, 충격적 1년 만의 KBL 유턴이 이 문제의 핵심 원인이다.

▶해외진출 왜 1년만에 돌아왔나

모든 이대성 논란의 핵심은 그가 해외도전이라는 당위성 속에서 가스공사를 떠난 뒤 1년 만에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대해 "애초 해외진출 본질은 호주였는데, 불발됐다. 인생에서 모든 게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변수가 많았고, 일본을 선택했다. 1년 만에 돌아온 것을 고려하면 현 시점 나의 해외진출은 실패다. 단, 5년 뒤, 10년 뒤에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처음 해외 진출을 한 사례가 저이고, 변수가 많았다. 이 선택에서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은 알고 있다. 그 부분에서는 책임을 많이 통감한다"고 했다.

그의 1년 전 인터뷰를 보자. 이대성은 지난해 일본 진출이 확정된 뒤 가진 출국 기자회견에서 "미카와 라이언 리치먼 감독은 경쟁할 기회를 약속했고, 본질을 완벽하게 채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무조건 최대한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또 "우리나라는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약하다. 후배들도 해외진출이라는 선택지가 들어온다면, 그 선택에 영향을 주고 싶다. 운신의 폭이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런데, 1년 만에 돌아왔다. 돌아온 구체적 이유에 대해 "서울 삼성의 포인트가드 자리가 있다. 포인트가드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김효범 감독과 많은 얘기를 했다. 가스공사의 경우 이미 좋은 가드들이 많이 있다"고 했다.

그가 1년 만에 해외도전을 마치고 돌아오는 것은 자유다. 단, 그 이유는 궁색하다. '경쟁'이라는 의미, '해외도전에 무조건 최대한 오래 살아남을 방법을 찾겠다'고 했던 말들이 무색해지는 이유다.

게다가 지금의 논란을 만들어내면서, 후배들의 해외진출의 폭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이 공감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대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의 사례가) 후배들 앞길을 막는 쪽으로 제도가 간다? 이 사태를 보시는 분들의 유권해석이 아쉬운 게 아닐까"라고 의견을 얘기했다. 이대성의 '견해'와 취재진의 시각 차가 많이 다른 부분이다.

▶가스공사 아닌 삼성행 과정의 논란

냉정하게 보면, 규정 상 이대성의 삼성행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가스공사는 '뼈아픈 교훈'을 새기면 된다.

단, 삼성행을 택한 과정에서 보인 이대성의 언행불일치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는 기자회견 내내 '진정성'을 얘기했다. 가스공사와 매우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고, 이번 사태에서도 가스공사에게 '진정성'을 보였다는 얘기를 수차례 강조했다.

그런데, 실제 삼성행의 과정에서 그가 보인 행동은 가스공사에 대한 배려의 근거는 찾기 힘들었다.

일단 그는 지난 5일 KBL FA를 신청했다. 가스공사 측에 연락이 없었다. 가스공사는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았다.

FA 신청 당시 가스공사는 사실상 선택지에 없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1년 만의 유턴에 대해 "삼성의 포인트가드 자리가 있었고, 김효범 감독이 있었던 부분이 많은 영향을 줬다"고 했다.

즉, 애초 삼성행을 염두에 둔 상황이었다.

이대성은 서울 삼성과 지난 금요일(17일) 사실상 구체적 계약에 합의했다. 당시 가스공사는 FA 영입대상자로 이대성을 고려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김종규를 영입하려 했고, 결국 실패했다.

이후, 이대성에게 접촉했다. 가스공사 정이인 사무국장은 "금요일(17일) 이대성의 계약 여부에 대해 물었고, '서울 삼성과 협상하고 있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KBL에 20일 이대성의 공식계약서 여부를 확인했고, 아직 이대성이 미체결 상태라는 점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대성에게 구체적 액수를 밝히지 않은 채 FA 오퍼를 했다. 이 부분에 대해 이대성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스공사의 진정성 있는 오퍼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대성은 '자신의 근거'를 가지고 기자회견에 임했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여전히 동의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마치 평행선을 달리는 '시각 차이'를 보는 느낌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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