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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BU 포커스] 국제 경쟁력 떨어진 남자농구, EASL 통해 값진 경험 → 준우승 SK 전희철 감독 "개인적으로도 발전"

한동훈 기자

입력 2024-03-11 13:30

수정 2024-03-1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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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경쟁력 떨어진 남자농구, EASL 통해 값진 경험 → 준우승 SK…
사진제공=EASL

[세부(필리핀)=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남자농구 서울 SK가 '아시아 정상' 눈앞에서 좌절했다.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지는 못했지만 아쉽지 않을만큼 실리를 챙겼다. 선수는 물론 감독, 코칭스태프들까지 국가대표가 아니라면 경험할 수 없는 국제대회를 풀타임 소화하며 한층 성장했다. 최근 국제 경쟁력이 떨어져 걱정인 한국 농구에 한줄기 희망을 줬다.



SK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필리핀 세부 후프스돔에서 열린 2023~2024 동아시아슈퍼리그(EASL) 결승전에서 일본의 강팀 지바 제츠를 만나 접전 끝에 69대72로 졌다. 지바는 귀화선수까지 포함해 사실상 외국인선수 3명이 뛰었다. SK는 극도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악착같은 수비 조직력을 보였다. 하지만 NBA 출신 단신 가드 도가시 유키의 맹활약으로 SK가 승리까지 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희철 SK 감독은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사실 전희철 감독은 결승을 앞두고도 "이런 말을 하면 안되겠지만 지바가 객관적으로 한 수 위"라며 긴장감을 나타냈다. 2위로 대회를 마친 전 감독은 "결과가 아쉽긴 해도 지바가 워낙 좋은 팀이었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 수비력만큼은 다 보여줬다. 슈팅 컨디션이 조금 좋지 않아서 필드골 성공률이 떨어진 점이 패인이다"라고 곱씹었다.

얻은 것도 많았다. 전희철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기도 했다. 다른 리그를 상대하면서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다른 나라 팀이 우리를 분석하고 대비해서 들어오는 모습도 봤다. 우리도 타국 팀에 맞춰 KBL에서와는 다른 공격과 수비 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다. 선수들도 그렇고 나 개인적으로도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고 돌아봤다.

EASL은 '농구의 챔피언스리그'를 표방해 출범한 아시아 클럽 대항전이다.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 리그의 상위 1·2위 팀에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네 팀씩 A·B조로 나눠 예선을 거쳤다. 조별리그는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6경기를 소화했다. 각 조 1·2위가 4강에 진출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필리핀 세부에 모여 준결승, 3위결정전, 결승전을 치렀다. KBL의 안양 정관장은 3위를 차지했다.

한국 농구가 재도약할 좋은 기회다. 한국 남자농구는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지 20년도 넘었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이 마지막이다. 2023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17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이 가운데 EASL은 국내 선수들이 시즌 중에도 더 큰 무대를 가까운 곳에서 접하게 해준다. SK 안영준은 "다른 나라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배우는 점이 많다. EASL에서는 외국인이 2명 뛴다(KBL은 1명). KBL에서는 내가 외국인과 매치업이 될 경우가 별로 없다. 외국인 선수를 막아 본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중국도 EASL 참가를 고심하고 있다. EASL 헨리 케린스 CEO는 "중국 농구가 최근 국제 경쟁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EASL과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2025~2026시즌부터는 중국을 포함해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리그까지 대회 규모를 2배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도가시는 "나를 막은 SK 최원혁이 매우 터프하고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더 많은 팀들이 참가해 파이널에서 멋진 경쟁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부(필리핀)=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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