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용인 삼성생명전(65대44), 6일 인천 신한은행전(78대51)서 연이어 20점차 이상 대승을 하면서 2년10개월 만에 연승을 맛봤다. 신한은행전에서는 역대 한 쿼터 최소실점(4쿼터 1실점) 신기록을 세우기까지 했다. 현재 삼성생명과 반 게임차, 4위로 4년 만의 플레이오프(4강) 진출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처럼 '무기력' 하나원큐가 '신바람'으로 변신한 데에는 숨은공신이 있다. 정석화 단장(58)의 '혁신'이다.
김도완 감독이 지난 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가의 특수 장비 도입 등 많은 지원을 해주신 단장님과 사무국장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한 것도 의례적인 '립서비스'가 아니었다. 2021년 4월 난파선 같았던 '하나원큐호'의 선장으로 부임한 정 단장은 연속 최하위의 두 시즌을 보내면서도 꾸준히 추진했던 구단 운영철학이 있었다. '떠나고 싶은 팀'에서 '남고 싶은 팀'으로 바꿔보자는 것이었다. 그 꾸준함이 비로소 결실을 거두기 시작하는 모양이다. 부임할 때부터 '떠나고 싶은 팀'의 원인찾기에 나선 정 단장은 선수단과의 면담은 물론이고 외부 농구인, 전문가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했다. 하나은행에서 지점장, 영업본부장, 전무 등 요직을 거치며 고객응대, 소통의 달인으로 꼽혔던 정 단장이었다. 객관적인 팀 전력, 감독-코치의 지도력을 탓하기에 앞서 사무국 내부적으로 먼저 반성할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여자 프로농구 특성상 고교 졸업 후 프로에 진출한 선수가 많은 데도 '소녀선수'들의 감성을 감싸주기는 커녕 마음에 상처를 주는 관행이 팽배했다.
정 단장은 선수단과의 소통 부재를 모두 뜯어고치자는 차원에서 '소통 잘 하는 사무국'으로 혁신에 나섰다. K리그2 서울 이랜드에서 경험을 쌓은 김기림 사무국장을 채용한 것도 그 일환이다. 장거리 원정경기 이동에 구단 버스는 컨디션 관리에 불편하다는 얘기를 듣고 비행기 이동 지원으로 바꿨다. 특히 고가의 전력분석용 첨단 카메라 시스템인 '픽스캠' 도입도 김 국장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결과물이다. 김도완 감독은 "올 시즌 경기력 향상에는 픽스캠 효과도 크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