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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분석] 코번 vs 니콜슨. 미스매치 대전에 끼어든 '타짜' 이정현 32점 폭발. 삼성이 웃었다

류동혁 기자

입력 2023-10-3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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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번 vs 니콜슨. 미스매치 대전에 끼어든 '타짜' 이정현 32점 폭발…
니콜슨의 공격력만큼은 찐이었다. 사진제공=KBL

[잠실실내=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서울 삼성이 혈투 끝에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31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경기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84대80으로 눌렀다.

삼성 이정현은 32점을 폭발시켰고, 코피 코번은 26점, 13리바운드를 올렸다. 가스공사는 앤드류 니콜슨이 33득점, 신승민이 12득점으로 분전했다.

양팀 맞대결의 핵심 키워드는 '미스매치'였다.

삼성 1순위 외국인 선수 코피 코번은 리그 최고의 파워 빅맨이다. 파워는 SK 자밀 워니, LG 아셈 마레이보다 낫다. KBL판 '샤킬 오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더블팀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예상 이상으로 순간 스피드, 농구에 대한 센스가 좋다. 즉, 1대1로 막기 정말 힘든 '괴물'이다.

한국가스공사 1옵션 앤드류 니콜슨은 포워드형 외국인 선수다. 골밑 수비는 약하다. 버티는 힘이 부족하다.

단, 니콜슨의 득점력은 리그 최상급이다. 특히 미드 점퍼, 3점슛 정확도는 매우 높다. 게다가 골밑에서 정확한 훅슛, 현란한 풋워크에 의한 골밑 공략도 좋다.

가스공사 강 혁 감독은 "코번에게는 더블팀이 들어가야 한다. 2가지 방법을 준비했다"고 했다. 은희석 삼성 감독은 "일단 코번에게 맡긴다. 이원석이 맡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전반전

코번은 강력했다. 1쿼터 초반, 더블팀이 들어왔지만, 소용없었다. 수 차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골밑슛. 니콜슨도 만만치 않았다. 외곽에서 3점포, 미드 점퍼로 응수했다.

양팀은 팽팽한 접전. 가스공사는 삼성의 트랜지션 약점을 공략하면서 속공을 성공시켰고, 삼성은 이원석이 두 차례 쉽지 않은 미드 점퍼를 성공시키면서 반격. 삼성은 1쿼터 막판 이정현의 골밑 돌파로 추격. 22-21, 가스공사의 1점 차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이정현이 번뜩였다. 2대2 공격으로 가볍게 미드 점퍼 성공. 접전 상황에서 스크린을 받은 뒤 3점포를 성공시키며 역전을 이끌었다. 26-25, 삼성의 1점 차 리드.

하지만, 가스공사는 니콜슨이 있었다. 터프한 미드 점퍼를 부드럽게 성공시키며 재역전. 하지만, 이정현이 또 다시 2대2에 따른 골밑 돌파로 역전. 이번에는 가스공사 이대헌의 묵직한 포스트 업 공격이 나왔다.

코번이 볼을 잡자, 가스공사는 더블팀. 괜찮았다. 하지만, 코번은 패싱 능력도 있는 선수다. 강력한 파워와 높이에 상대 더블팀에 따른 패스 능력을 겸비했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선수. 이정현의 오픈 3점. 이날 슈팅 컨디션이 좋은 이정현이 놓칠 리 없었다.

2쿼터 이정현은 폭발했다. 이후, 또 다시 연속 5득점을 올렸다. 삼성은 36-31, 5점 차 리드.

이정현은 삼성 외곽 에이스다. 순간 스피드와 수비폭은 전성기에 비해 좁아졌지만, 2대2 능력과 클러치 상황에서 결정력은 돋보였다. 특히, 2쿼터에만 ?점을 몰아넣었다. 이정현의 활약으로 코번에 초점을 맞춘 가스공사의 수비는 약간 흐트러졌다. 단, 가스공사는 스피드로 응수했다. 벨랑겔이 중요한 순간, 날카로운 돌파로 활로를 뚫었고, 이정현을 중심으로 한 2대2 수비를 효과적으로 막은 뒤 속공, 자유투를 얻어내면서 응수.

36-36, 동점, 그러자 삼성은 다시 코번의 포스트업 위력이 발휘됐다. 가스공사는 또 더블팀. 하지만, 공격 리바운드를 3차례나 잡으면서 끝내 우겨넣었고, 뒤이은 포스트업 공격은 파울 자유투 1득점.

하지만, 달아나야 할 흐름에서 삼성은 어이없는 실책. 결국 43-42, 1점 차 삼성의 리드로 전반 종료.

삼성은 이정현이 전반 단 8분23초를 뛰면서 17득점. '쇼타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무너지지 않았다. 니콜슨(18득점)과 벨란겔(9득점)이 공격을 주도했고, 수비에서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속공도 있었다. 결국 팽팽한 접전.

▶후반전

이동엽의 저돌적 돌파. 이정현의 3점포가 터졌다.

삼성의 흐름이 좋았다. 단, 좀처럼 달아나지 못했다. 경기 전, 강 혁 가스공사 감독은 "빅라인업에 의한 미스매치 공략도 공격 루트에 있다"고 했다.

벨랑겔을 제외하면 믿을 만한 가드진이 없는 가스공사의 상황. 가스공사는 아이재아 힉스의 시즌 아웃, 감독교체 속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조직적으로 팀을 정비했다. 약점인 가드에 연연하기 보다는 팀이 잘할 수 있는 3명의 포워드를 내세운 빅 라인업으로 상대 약점을 공략했다. 신승민의 묵직한 미스매치 포스트 업, 니콜슨의 훅슛이 터졌다. 끈질기게 추격했다. 48-48, 동점.

조준희의 공격자 파울이 나왔다. 좋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파울이었다.

니콜슨이 레인과 1대1. 절묘한 풋워크로 연속 골밑슛. 역전에 성공했다. 니콜슨이 코번을 앞에 두고 3점포를 터뜨렸다. 55-50, 가스공사가 흐름을 장악했다. 삼성의 작전타임.

삼성은 다시 코번의 포스트 업. 막히자, 이정현이 풀었다. 3점포가 작렬했다. 이원석이 컷인 골밑 슛. 그리고 이정현의 레이업슛이 적중했다. 결국 61-61, 3쿼터 종료.

4쿼터 삼성 최승욱의 날카로운 베이스 돌파로 기분 좋게 출발.

가스공사 니콜슨은 강력한 득점력을 자랑하지만, 슈팅 셀렉션이 좋은 편은 아니다. 그럴 때마다, 가스공사는 신승민의 미스 매치 공격, 벨랑겔의 2대2 공격을 루트로 바꿨다. 니콜슨의 공격 의존도를 자연스럽게 줄여줌과 동시에, 니콜슨에게 좋지 않은 슈팅 셀렉션에 대한 자연스러운 환기를 시키기 위함이었다. 차바위의 3점포, 이대헌이 묵직한 골밑돌파를 성공시켰다. 66-63, 가스공사의 3점 차 리드.

이때, 최승욱이 반격의 귀중한 3점포를 터뜨렸다. 또 다시 동점. 그러자, 차바위가 절묘한 노룩패스로 이대헌의 골밑슛을 연결. 그러자, 이번에는 이정현이 깊숙한 골밑 돌파 이후 킥아웃, 최승욱의 연속 3점포가 터졌다.

살얼음판 접전 상황.

가스공사가 벨랑겔과 니콜슨의 득점으로 달아나면, 삼성은 코번의 골밑슛과 이정현의 3점포로 추격하는 형국.

경기종료 1분35초를 남기고 76-76 동점.

니콜슨이 미드 레인지 지역에서 시그니처 플레이 중 하나인 타점 높은 훅슛을 성공시켰다. 그러자. 삼성은 더블팀을 받은 코번이 이원석에게 절묘한 패스를 연결. 시원한 덩크가 터졌다.

니콜슨의 실책. 그러자. 이정현은 코번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주면서, 골밑슛을 만들어냈다. 니콜슨의 3점슛 실패. 25초가 남은 상황에서 삼성의 80-78, 2점 차 리드.

삼성은 코번이 또 다시 골밑슛을 성공시킨 뒤 바스켓 카운트까지 얻어냈다.

삼성은 혈투 끝에 가스공사를 잡아냈다. 이정현은 2쿼터 쇼타임을 비롯해 고비마다 득점과 어시스트를 만들어내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코번은 단지, 파워만 있는 외국인 선수가 아니었다. 예상보다 좋은 순발력과 더블팀 대처 능력으로 가스공사의 더블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확실히 골밑을 지배했다.

가스공사는 니콜슨의 수비 약점을 인정했다. 수비와 활동력이 좋은 선수들을 배치하면서 전력을 극대화했다. 게다가 3명의 포워드를 배치, 빅 라인업으로 순간순간 미스매치를 만들며 공략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단, 객관적 전력의 한계가 분명 존재했다. 메인 볼 핸들러 벨랑겔은 발전하고 있지만, 다른 구단의 가드들에 비해 안정감과 득점력이 부족하고, 백업 양준우의 발전은 정체돼 있다. 게다가 1옵션 니콜슨은 수비가 약하다. 단, 가스공사는 강 혁 감독의 정비 아래 예상보다 팀 조직력을 잘 추스르는 모습이다. 이대헌 신승민의 분투는 희망적 요소다. 삼성은 귀중한 1승을 거뒀고, 가스공사는 패했지만 발전하고 있다. 잠실실내=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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