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물렀거라' 식을 줄 모르는 KCC의 연습경기 직관 열풍

최만식 기자

입력 2023-08-23 17:05

수정 2023-08-24 06:23

18일 경기도 용인시 마북동 KCC 클럽하우스 앞에 연세대와의 연습경기를 관전하기 위해 무더위 속에 행렬을 이룬 KCC 팬들. 용인=최만식 기자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폭염을 날린 응원 열기 잊지 않을게요."



프로농구 전주 KCC가 비시즌 해외 전지훈련 스타트를 끊었다. 중국 닝샤에서 열리는 2023년 중닝 구기자컵에 출전하기 위해 23일 출국했다. 구기자컵은 상금이 걸린 큰 대회는 아니지만 아시아·유럽 4개팀이 풀리그를 치르고, 모든 경비를 제공받으며 참가하는 1차 전지훈련이다. 다만, 방문지 닝샤가 워낙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 편도 이동시간만 10시간 넘게 걸리는 데다, 일정도 5박6일로 빠듯해 "출발 전부터 벌써 지친다"는 우스개 푸념이 나올 만하다.

하지만 장도에 나선 KCC 선수단은 피곤한 기색은 커녕 미리 보약 먹은 듯 활기넘쳤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4년 만에 재개된 해외 전지훈련에 대한 설렘 때문만은 아니었다. 선수단을 힘나게 한 숨은 이유는 연습경기 시즌 동안 경험한 팬들의 '폭염급' 응원 열기다.

KCC는 이달 초 태백 하계훈련을 마친 이후 구단체육관에서 대학팀 등과 연습경기를 치르는 동안 전에 없던 팬들의 관심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이른바 '원조-대세 농구 아이돌' 이상민 코치와 허웅의 만남 효과였다. 단적인 사례, 지난 18일 용인시 마북동에 위치한 KCC 클럽하우스. "아이고~, 이 땡볕에 오늘도 벌써 저렇게 줄을 서 계시네. 빨리 체육관 문 열어드려라." 클럽하우스 사무실에서 창밖을 보던 최형길 단장은 급히 지시를 내렸다. 오후 4시 예정된 연세대와의 연습경기가 1시간여 남았는데도 클럽하우스 앞 인도에서 무더위를 참고 기다리는 팬들이 햇빛이라도 피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당시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한낮 체감 온도는 섭씨 36도를 오르내렸다.

KCC는 이날 연세대전을 포함해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총 5차례 연습경기를 치렀는데, 모두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지난해 허웅이 입단한 데 이어, 올해 이상민 코치가 합류하면서 연습경기를 구경하러 오겠다는 팬들의 요청과 발길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KCC로서는 이례적인 '오픈 연습경기'였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연습경기 관전 팬이 많아야 10여명이었지만 올해는 경기당 100명 안팎의 팬들이 찾았다. 위치적 특성상 대중교통편이 불편하고, 클럽하우스 앞에 마땅히 해를 피할 곳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지만 팬들의 열기는 '폭염도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구단은 연습경기마다 1시간 일찍 체육관 문을 개방해 땡볕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도록 했고, 구단 자체 체육관이라 관중석 냉방 효율이 부족한 점을 감안해 대형 선풍기를 따로 준비하기도 했다. 그동안 '우리끼리 조용히 치르는 연습경기'에 익숙했던 선수들은 정규시즌 못지 않은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연습경기를 치르게 되니 "신선한 경험"이라며 반기는 눈치다. 무엇보다 "팬들이 항상 지켜본다고 생각하니 연습이라도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게 전창진 감독이 전한 긍정 효과다.

어디 그뿐인가. KCC에서 '커피차'는 이제 일상이 됐다. 점심-휴식시간이면 "오늘은 허웅(이상민) 팬들이 보내셨네, 머지않아 이상민(허웅) 커피차도 또 오겠군"이라는 구단 직원들의 '감탄'을 거의 매일 들을 수 있는 곳이 KCC다. '고생길'이 뻔히 예상되는 중국행 발걸음이 가벼웠던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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