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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코트 평정한 '킹 메이커' 설린저, 챔프전 압도적 MVP

김가을 기자

입력 2021-05-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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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 평정한 '킹 메이커' 설린저, 챔프전 압도적 MVP
사진=연합뉴스

[안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견은 없었다. '킹 메이커' 제러드 설린저(안양 KGC인삼공사)가 MVP와 입맞춤했다.



김승기 감독이 이끄는 안양 KGC인삼공사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승제) 4차전에서 84대7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KGC인삼공사는 6강 플레이오프(PO)부터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10전승으로 정상에 도달했다. 2016~2017시즌 이후 네 시즌 만이자 구단 창단 세 번째 우승이다.

영광의 MVP는 '설교수' 설린저에게 돌아갔다. 설린저는 기자단 86표 중 55표를 받아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광을 안았다. 설린저는 이날도 40분 동안 42점-1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은 설린저. 그 이름 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설린저는 KBL 무대를 밟은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이름값으로는 최고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는 미국프로농구(NBA)에서 3시즌 연속 주전으로 활약하며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찍었던 선수다. 부상으로 2년 가까이 쉬었다고는 해도 NBA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던 선수다.

기대는 현실이 됐다. 정규리그 단 10경기 만에 KBL 판도를 뒤흔들었다. 그는 정규리그 10경기에서 평균 30분24초를 뛰며 26.3점-1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KGC인삼공사는 '설린저 부스터'를 달고 펄펄 날았다. 설린저 합류 전까지 23승21패였던 KGC인삼공사는 설린저와 함께한 10경기에서 7승3패를 기록했다.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 여부도 불투명했던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감했다.

설린저의 위력은 시간이 갈수록 더 강해졌다. 그는 부산 KT와의 6강 PO,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4강 PO 6경기에서 평균 38분3초를 뛰었다. 지친 기색은 없었다. 평균 30.8점이라는 압도적 득점력, 여기에 12.2개의 리바운드까지 더해 팀을 이끌었다.

설린저 효과는 확실했다. 단순히 '스코어러'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설교수'라는 닉네임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그는 코트 위를 지배했다. 본인이 해결해야 할 때와 동료에게 기회를 살려줘야 할 타이밍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설린저의 컴퓨터 패스에 '슈터' 전성현의 공격 본능이 깨어났다. 전성현은 설린저와 함께한 정규리그 10경기에서 평균 16.7점을 책임졌다. 시즌 평균(11.4점)을 웃도는 수치다. 종전까지 포스트시즌 9경기에서 평균 14.1점을 넣으며 공격을 이끌었다.

골밑에서 혼자 힘을 쓰던 오세근도 잠에서 깨어났다. 오세근은 올 시즌 정규리그 48경기에서 평균 23분7초 동안 10점-4.6리바운드에 그쳤다. 하지만 설린저를 만난 뒤 달라졌다. 설린저는 오세근과의 강력한 하이-로우 게임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한동안 주춤하던 오세근은 PO를 거치며 괴력을 발휘했다. 그는 챔피언결정 1~3차전에서 평균 30분6초 동안 20점-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오세근을 활용한 싱글포스트로 재미를 봤다. 올해는 그게 아니었다. 사실 우리 선수들이 내게 불만이 많았을 것이다.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은 혼자서 30점씩 넣는데 우리 선수들은 무득점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설린저가 우리 팀에 왔다.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났다. 평가하기에는 모든 것을 다 잘한다. (설린저 덕분에) 농구하기 정말 편하다. 선수들에게 알아서 하라고 한다. 그걸 정말 잘해주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가 패한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든다고 생각한다. (시작부터 함께했다면) 한 44~45승은 했을 것 같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설린저. 그는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배하며 KGC인삼공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MVP는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안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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