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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쿼터별분석] 현대모비스 지역방어의 늪, 오리온에는 해결사 이승현이 있었다

류동혁 기자

입력 2020-12-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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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 지역방어의 늪, 오리온에는 해결사 이승현이 있었다
오리온 이대성. 사진제공=KBL

[고양=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관심이 증폭된 경기. 현대모비스는 최진수, 오리온은 이종현을 바꿨다. 삼각 트레이드였지만, 핵심은 두 선수였다. 여기에 예전 현대 모비스의 주축이었던 이대성과 오리온의 주요 센터였던 장재석도 유니폼이 바뀌어졌다.



이후, 첫 맞대결. 햄스트링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한 최진수는 이날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 당연히 관심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양팀 사령탑은 담담했다. 현대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트레이드 첫 대결의) 부담은 없다"고 했고, 오리온 강을준 감독 역시 "그런 부담은 없다. (최)진수가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오리온이 3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현대모비스 남자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현대 모비스를 72대67로 눌렀다.

▶1쿼터=이대성의 지배력

오리온 강을준 감독은 경기 전 "제프 위디의 몸상태는 최상이다. 오늘 위디를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대성이 서명진을 상대로 외곽에서 우위. 위디와의 2대2 공격이 상당히 좋았다. 수비에서도 강한 압박으로 현대 모비스의 예봉을 꺾었다.

전준범의 공을 스틸, 이대성이 U파울을 얻어내면서 4점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이대성이 1쿼터 초반 경기를 지배했다. 14-4, 오리온 리드의 주요 원인이었다. 현대 모비스 벤치는 작전타임.

현대 모비스도 전열을 가다듬었다. 특유의 조직력으로 코너 기승호의 3점슛. 여기에 서명진의 돌파에 의한 킥아웃 패스. 전준범의 3점포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대성은 스텝 백으로 함지훈을 벗겨낸 뒤 3점포. 현대 모비스가 숀 롱의 골밑 돌파로 추격했다.

현대 모비스는 1쿼터 막판 마무리가 좋았다. 서명진의 3점포, 그리고 기승호가 득점을 추가했다. 24-19, 5점 차 오리온의 리드. 이대성은 상당히 강렬한 플레이를 했다. 휴식기 이후 위디도 좋았다. 단, 현대 모비스의 추격권.

▶2쿼터=김민구의 대항. 트레이드 전쟁 시작

현대 모비스는 최진수가 들어왔다. 6분40초를 남기고 이종현도 들어왔다. 트레이드의 주역들이 모두 코트를 밟았다.

2쿼터 초반 주인공은 김민구였다. 브레이크 이전 경기에서 살아났던 김민구는 리듬을 제대로 찾았다. 3점슛 2방을 그대로 꽂았다. 가볍게 25-24로 현대 모비스의 역전.

하지만 오리온은 이승현이 미드 점퍼로 다시 재역전한 뒤 조한진이 이대성의 패스를 받아 연속 5점을 넣었다.

오리온은 6분40초를 남기고 이종현을 넣었다.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오리온은 휴식기 직전 경기부터 트리플 포스트를 세운다. 위디와 이승현 그리고 이종현이 함께 코트를 선다. 높이의 보강, 하지만 트랜지션과 외곽 수비의 약점이 있는 극단적 포메이션이다.

장재석과 숀 롱의 골밑 공략이 성공. 반면 오리온의 공격은 원활하지 않았다. 김민구가 재치있는 스틸로 속공 득점까지 넣었다. 하지만, 현대 모비스 역시 숀 롱과 장재석, 그리고 최진수까지 높이가 만만치 않았다.

볼을 운반하는 가드가 2명. 때문에 외곽 공격이 효율적이지 않았다. 단, 위디가 들어오면서 공격 리바운드를 받아 연속 풋백 득점. 결국 40-33, 7점 차로 오리온의 리드.

김민구의 2쿼터 맹활약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오리온의 트리플 포스트는 그리 효율적이지 않았다.



▶3쿼터=트리플 포스트에 대한 현대 모비스의 응징

오리온의 트리플 포스트가 응징 당했다. 서명진의 딥 스리가 터졌다. 이종현의 미드 점퍼는 불발. 현대 모비스가 의도적으로 허용한 부분도 있었다.

오리온이 지역방어를 사용했지만, 현대 모비스는 절묘한 패스워크로 슈터 전준범에게 코너 오픈 찬스. 3점포가 또 터졌다. 숀 롱의 바스켓 카운트. 순식간에 현대 모비스의 역전.

두 시즌 전 현대 모비스 역시 함지훈 라건아 이종현으로 트리플 포스트를 선 바 있다. 하지만, 높이의 장점 외에 세부적 약점들이 많아서 효율성이 많이 떨어졌다.

그러자, 오리온 벤치는 김강선을 투입. 현대 모비스의 지역방어를 허일영 이대성의 3점포로 응수. 이때부터 양팀은 지루한 공방전을 이어갔다. 3~5점 차이에서 계속 점수 차가 왔다갔다 했다. 오리온의 3점포가 터지지 않았다. 특히 허일영이 부진했다.

현대 모비스는 속공 득점 외에는 세트 오펜스에서 적중률이 저조했다. 로테이션을 활발하게 했지만,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있었다. 54-51, 3점 차 오리온의 불안한 리드.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4쿼터=매치업 존에 빠진 오리온. 해결사 이승현

오리온은 다시 트리플 포스트를 사용했다. 현대 모비스는 숀 롱을 이용해 두 차례 골밑 돌파.

문제는 오리온의 공격이었다. 현대 모비스는 줄곧 2-3 변형 매치업 존을 사용했다.

2-3 형태의 지역방어인데, 상대가 자신의 지역에 들어올 때 맨투맨으로 순간 바뀌면서, 3-2 포메이션으로 변화되는 수비 시스템이었다. 특히, 상대가 지역방어를 흐트러뜨리기 위해 중앙에 공이 투입될 때(중앙 볼 투입은 지역방어를 깨기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 1단계다) 로 포스트에 있던 한 선수가 하이 포스트로 오면서 끝까지 붙는 2-3에서 3-2로 변하게 된다. 사실, 오리온의 야투가 좋았다면 이런 지역방어는 쉽게 깰 수 있었다.

하지만, 허일영이 부진했고, 트리플 포스트를 사용했기 때문에 외곽슛을 던질 인원도 부족했다. 이대성의 게임 리딩이 2%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이런 복합적 요소가 결합되면서, 오리온의 공격이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이승현이 미드 점퍼, 제프 위디가 팁 인 득점 정도만을 했다. 현대 모비스가 이런 변형 존을 쓸 수밖에 없었던 핵심 이유. 여기에 1쿼터 초반, 이대성을 1대1로 막기 쉽지 않아 수비가 흐트러졌던 배경도 한 몫을 했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김민구가 얼리 오펜스 상황에서 코너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또, 서명진이 스크린을 받은 뒤 페이크로 이대성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깨끗한 3점포. 63-60, 3점 차 현대 모비스의 리드.

하지만, 이 리드도 오래가지 않았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자신의 기량으로 이용, 1대1 미드 점퍼를 꽂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현대 모비스의 약점이 드러났다. 숀 롱의 체력이 저하되기 시작했다. 숀 롱은 30분 이상 뛰면 움직임이 급격히 느려진다. 완벽한 덩크슛을 놓쳤고, 1대1 공격의 효율성이 떨어졌다. 결국 다시 경기종료 1분30초를 남고 68-63, 5점 차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현대 모비스의 작전타임.

정신을 차린 숀 롱은 이종현과의 1대1에서 덩크. 그리고 곧이어 온 찬스에서도 골밑 공격을 성공시켰다. 그리고 다시 찬스가 왔다. 67-68, 1점 차 뒤진 상황에서 현대 모비스의 공격. 하지만, 롱은 위디가 맡자, 미드 점퍼를 선택했고, 실패. 다소 안이한 선택이었다. 결국 최진수의 파울이 U파울로 선언. 결국 오리온으로 승부의 추는 기울었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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