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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찻잔 속 태풍?' 비시즌 철저한 준비 신한은행, 왜 그들의 2연승은 심상치 않을까

류동혁 기자

입력 2020-10-18 12:03

'찻잔 속 태풍?' 비시즌 철저한 준비 신한은행, 왜 그들의 2연승은 심…
신한은행의 비시즌 준비는 철저했다. 부활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사진제공=W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여자프로농구는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강력한 우승후보 KB 스타즈의 2연패, 객관적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았던 신한은행의 2연승.

가장 눈에 띄는 이변이다.

신한은행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떻게 2연승을 했을까. 아니, 좀 더 정확한 질문을 하면 팀이 어떻게 변했을까.

신한은행은 개막전 하나원큐를 73대55, 18점 차로 물리쳤다. 완파했다. 그럴 수 있었다. 하나원큐는 경험이 여전히 부족한 팀이다. 신한은행은 노련하다.

이후 우리은행전에서 73대61, 12점 차의 완승. 물론 우리은행도 박혜진이 없다. 김정은도 정상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KB와 이후 BNK 썸을 물리쳤다.

즉, 신한은행의 지금 전력은 '찐'이라는 얘기다. 어떤 부분이 달라졌을까.

일단, 준비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비 시즌 같은 여자농구팀과 연습경기를 안하는 대표적 팀은 우리은행이다. 준비가 덜 된 상황에서 부상 위험이 있고, 남중, 남고와의 체력 훈련이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신한은행이 그랬다. 비시즌 '쇄국 정책'이었다. 타 팀과의 연습 경기를 정중히 거절한 채 핵심선수들의 몸 만들기에 집중했다.

때문에, 베테랑 한채진 이경은 김단비 김수연 등은 경기당 30분 이상 출전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실제 2경기에서 베테랑 4총사는 강력한 코트 왕복 능력과 활동력을 보이면서 어린 선수들을 능가했다.

그들은 경험이 풍부하다. 정 감독은 3-2 매치업 변형 존을 메인 수비전술로 삼았다. 일단 윗선 3명, 로포스트 양쪽을 2명이 지역을 지키는 수비다. 여기에 2가지 특징이 있다.

일단 중앙으로 볼이 들어오면 가운데로 일제히 좁힌다. 골밑 쉬운 슛을 주지 않고, 최악의 경우 3점슛을 맞겠다는 계산이다. 올 시즌 핸드체킹 룰이 강화되면서 골밑 수비가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했다. 여기에 양쪽 코너로 볼이 가면 트랩을 한다. 당황한 공격수가 조금의 미스가 나면 그대로 '스틸 각'이다.

공격에서는 김수연을 하이 포스트 부근에 세우고, 이경은 한채진 한엄지 김아름 등이 왕성한 활동량으로 내외곽 찬스를 노린다. 여의치 않으면 에이스 김단비의 1대1 공격이다. 즉, 공격 움직임 자체에 '주제'가 확실하다.

베테랑들의 경험을 극대화한 조직적 공수 움직임이다. 이 부분을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공수에서 매우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인다.

비 시즌 준비가 완전치 않은 타 팀의 에이스들과 비교하면 더욱 신한은행 베테랑들의 철저한 준비와 신한은행 정상일 감독의 대비는 인상적이다.

여전히 신한은행은 객관적 전력에서는 좋다고 볼 수 없다. KB, 삼성생명, 우리은행 등 핵심들이 살아나면 신한은행이 우위를 가져간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여자프로농구에서 기선 제압과 흐름은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때문에 신한은행의 철저한 준비는 4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초석을 다졌다고 볼 수 있다. 반면, 비시즌 준비가 좋지 않은 팀들은 그만큼 플레이오프 진출이나 우승의 확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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