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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혁 이슈분석] 불완전했던 '모벤저스', 끝없는 진화로 만든 최강

류동혁 기자

입력 2019-04-2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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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완전했던 '모벤저스', 끝없는 진화로 만든 최강
모비스 이대성과 양동근. 사진제공=KBL

예상처럼 쉽지 않았다. 위기가 많았다. 하지만,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모비스가 통산 7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전, 모비스는 강력한 애칭을 얻었다. '모벤저스'였다.

모비스와 어벤저스의 합성어. 모비스는 유재학 감독을 중심으로 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같은 조직적 농구를 추구한다. 특정 스타에 의존하지 않고, 팀 조직력으로 꾸준한 성적을 낸다.

하지만,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제대로 '시동'을 걸면, '올인'한다.

우승 적기가 되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인다. 마치 '올 시즌만 산다'는 느낌이다.

이번이 그랬다. 라건아 입찰에 도전했다. 우승을 위해서는 강력한 포스트 자원이 필요했다. 이종현과 함지훈이 있었지만, 모비스는 라건아를 영입해 강력한 골밑을 구축하려 했다.

부작용이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바뀔 공산이 높았던 상황. 게다가 금액 제한도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었다. 라건아와 3년 계약을 하면, 더욱 클래스가 높은 외국인 선수가 올 때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일 수도 있었다.

타 구단은 이런 문제점을 고려, 당대 최고의 센터였던 라건아의 입찰에 소극적이었다.

모비스가 라건아를 영입했다. 터줏대감 함지훈, 부상에서 회복한 이종현이 함께 버티고 있었다. 여기에 모비스는 약한 포지션이었던, 스몰 포워드 강화에 나섰다.

역시 '단기적 카드'인 문태종과 오용준을 데려왔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들이었지만, 체력적 부담감을 노출시킬 수 있는 '양날의 검'이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자신감이 있었다. 리그 최고의 사령탑 유재학 감독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문태종과 오용준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여기에 지난 시즌 G리그에 도전한 이대성도 착실히 시즌 준비를 마쳤다.

게다가 단신 외국인 선수 쇼터 역시 멀티 플레이어로 활력을 불어넣었다. 때문에 시즌 전 모비스는 아무도 따라올 수 없는 우승 0순위 후보로 꼽혔다.

실제, 연습 경기에서 몇몇 사령탑은 '1, 2, 3진을 구성할 정도로 선수층이 두텁고 자원이 좋다'고 했다. 유재학 감독 역시 미디어 데이에서 "몇 년 쉬었더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우승하겠다"고 자신만만한 도전장을 내놨다.

위기는 있었다. KCC에 고전했다. 모비스의 단순했던 포스트 플레이 때문이다. 모비스는 한 때 트리플 포스트(라건아 함지훈 이종현)까지 공격 옵션에 들어있을 정도로 인사이드 중심의 농구를 했다. KCC의 빠른 농구에 고전했고, 'KCC가 모비스의 천적'이라는 얘기까지 흘러 나왔다. 실제, 시즌 첫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하승진의 부상으로 인한 승리였고, 이후 연패를 했다. 게다가 SK, 삼성, DB 등 인사이드 더블팀을 효율적으로 구사하는 팀에게 의외의 일격을 당하기도 했다.

팀 구조를 완전히 개편했다. 양동근 이대성 중심의 2대2 공격을 지향하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상대의 인사이드 맞춤형 수비를 완벽히 파쇄했다

그러자, 이종현이 시즌 아웃의 무릎 부상을 입었다. 모비스의 포스트는 라건아와 함지훈 외에 마땅한 카드가 없었다.

하지만, 모비스는 특유의 조직력으로 이종현의 공백을 빠르게 메웠다. 함지훈의 옵션 비중을 늘리면서 승승장구했다. 결국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4강 상대는 KCC였다. 3승1패로 승리를 거뒀지만, 팽팽한 접전이 많이 펼쳐졌다. 특히, 마커스 킨의 벼락같은 3점포에 고전했다. 하지만, 매 경기가 끝난 뒤 킨에 대한 맞춤형 수비를 보강하면서, 결국 경기 막판 힘 차이를 보여줬다. 접전이었지만, 승리자는 모비스였다.

챔프전, 상대는 전자랜드였다. 1차전 양동근의 극적 3점포로 승리를 거둔 뒤, 2차전에서 완패했다. 전자랜드의 강력했던 압박에 모비스의 팀 플레이가 완전히 망가졌다. 하지만, 3차전에서 극적으로 부활. 오히려 활동량에서 상대를 압도하면서 인천 2연전을 모두 승리했다. 특히, 4차전 10여점 차로 줄곧 리드를 하다 4쿼터 6점 차로 역전을 당했다. 주저앉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모비스는 너무나 냉정했다. 결국 라건아의 바스켓 카운트 3점 플레이로 재역전, 1점 차의 극적 승리를 거뒀다. 3승1패로 확실히 기선을 잡는 승리였다. 결국 모비스는 또 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7차례다. 2000년 최강의 명가라는 수식어가 꼭 맞는 모비스다. 울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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