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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발목부상 오리온 이승현, KCC 빅 라인업 어떻게 해체시켰나

류동혁 기자

입력 2019-03-25 21:22

 발목부상 오리온 이승현, KCC 빅 라인업 어떻게 해체시켰나
오리온은 최진수, 에코이언도 좋았지만, 발목부상에도 투혼을 보인 이승현이 경기를 사실상 지배했다. 사진제공=KBL

경기 전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이승현이 어제 연습 도중 발목을 다쳤다. 정규리그 때 다쳤던 부위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다. KCC는 1차전에서 예상과 다르게, 스몰 라인업의 비중을 줄였다. 대신 하승진과 브랜든 브라운의 비중을 높이는 '빅 라인업'을 가동, 승리를 따냈다.

이승현이 없다면, 오리온 입장에서는 골밑 싸움에서 지극히 불리해 진다.

연습을 하는 이승현의 발목은 좋지 않아 보였다. 레이업 슛으로 몸을 풀 때도, 밸런스가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결국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 이승현 대신 박상오가 하승진을 힘겹게 몸으로 밀어내는 모습이 경기 초반 보였다.

KCC가 기선을 잡는 듯 했지만, 오리온이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초반 최진수가 미스매치를 활용, 내외곽에서 6점을 몰아넣으면서 균형을 맞췄다. KCC 입장에서는 이승현이 빠져 있는 오리온을 상대로 초반, 완벽한 우위를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승현은 1쿼터 5분15초를 남기고 투입됐다. 하승진을 괴롭혔다. 픽 & 팝으로 외곽에서 3점슛을 꽂아 넣었다.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어들이려는 공격 루트. 엎치락 뒤치락하던 전반, 오리온의 끝내기가 좋았다. 먼로의 3점포로 동점을 만든 뒤 최진수의 속공 득점으로 전반을 끝내 50-48, 2점 차 리드로 마쳤다.

후반, 오리온은 거칠 것이 없었다. 트랜지션에 의한 최진수의 3점포, 이승현의 패스에 의한 3점포가 연거푸 터졌다. 63-51, 12점 차의 완벽한 리드를 잡았다. 1차전 침묵했던 최진수가 터진 것은 호재. 여기에 이승현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바탕에 됐다.

KCC의 가장 큰 장점은 빅 라인업과 스몰 라인업을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는 점이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오그먼 감독은 하승진을 교체, 스몰 라인업으로 전환. 킨의 3점포가 터졌다. 2점 차로 추격. 이때, 이승현이 골밑에서 정희재를 상대로 포스트 업, 묵직한 2득점을 올렸다. 게다가 에코이언이 3점포를 터뜨리면서 리드를 벌렸다.

결국 4쿼터 막판 힘싸움이 시작됐다. KCC는 뚝심있게 하승진을 기용. 오리온은 먼로와 이승현이 집요하게 2대2 공격으로 하승진의 외곽 수비 허점을 노렸다.

시간은 점점 흘렀다. 91-86, 5점 차 오리온의 리드. 남은 시간은 3분28초. 문제는 KCC 이정현이었다. 오리온은 1차전부터 이정현보다 높고 스피드가 뒤지지 않는 최진수를 마크맨으로 붙였다. 때문에 이정현은 3쿼터까지 9득점.

경기종료 2분 여를 남기고 이정현은 3점포를 날렸다. 하지만, 림에서 빗나갔다. 오리온은 트랜지션을 감행했다. 허일영의 오픈. 높은 포물선이 그려졌다. 림을 통과했다. 94-86, 8점 차 남은 시간은 1분20초.

KCC는 브라운이 무리한 공격을 감행했지만, 실패. 경기는 끝났다. 1승1패.

오리온이 2018~2019 SKT 5GX 남자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2차전에서 KCC를 97대86으로 누르고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상당히 흥미로웠던 경기. KCC의 빅 라인업을 오리온의 외곽이 깨뜨린 경기였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19득점, 6리바운드, 최진수가 18득점. 5명의 선수가 두자릿수 득점. KCC는 브라운이 31득점을 올렸지만, 이정현은 12득점에 그쳤다.

이승현은 착실한 스크린을 건 뒤 하승진의 외곽 수비를 허점을 노린 외곽포를 터뜨렸다. 스몰 라인업으로 전환하면, 골밑에서 묵직한 득점을 올렸다. 더블팀이 들어오면, 정확한 타이밍에 최진수, 에코이언에게 오픈 3점포를 제공했다. 강렬한 반전이었다. 전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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