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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돌풍-현주엽 성공 데뷔...개막 체크포인트

김용 기자

입력 2017-10-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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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 돌풍-현주엽 성공 데뷔...개막 체크포인트
2017-2018 KBL리그 LG와 SK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LG 김종규가 SK 김민수의 마크를 넘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잠실학생체=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7.10.19.

개막 후 한 주가 지났다. 남자프로농구 10개팀들의 초반 행보가 극명히 갈렸다.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았던 프로농구 첫 주 체크포인트들을 정리해봤다.



▶SK-DB, 느낌 다른 4연승

서울 SK 나이츠와 원주 DB 프로미가 개막 후 4연승으로 신바람을 탔다.

SK의 선전은 어느정도 예상이 됐다. SK와 궁합이 잘 맞았던 애런 헤인즈가 복귀하며 문경은 감독 특유의 포워드 농구가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헤인즈는 역시 헤인즈였다. 공-수 모두에서 팀을 리드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SK는 두 번째 경기에서 팀 간판 김선형을 발목 부상으로 잃는 불운을 맞이했지만, 그 악재도 이겨내며 추가로 2승을 더 챙겼다. SK가 순항할 수 있는 이유다.

반대로 DB의 파란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주전 라인업을 짜기도 힘든 선수 구성에 이상범 신임 감독도 일찌감치 리빌딩을 천명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김태홍과 서민수라는 두 포워드가 말 그대로 '대박' 카드가 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성실한 외국인 선수들에 책임감이 더해진 두경민, 그리고 김태홍과 서민수까지 DB 농구를 보면 굶주렸던 사냥개 5마리가 상대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듯한 끈적끈적한 느낌을 준다. DB의 농구를 보며 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고 흥행카드 현주엽 감독의 성공 데뷔

창원 LG 세이커스는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현주엽 감독을 선임해 모두를 놀래켰다. 일각에서는 LG가 농구 성적 대신 예능 느낌으로 팀을 홍보하려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 감독은 예능인이 아닌 농구인이었다.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와의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재계 라이벌 서울 삼성 썬더스와 우승후보 안양 KGC도 잡았다. 첫 주 3승1패면 매우 만족스러운 성과다.

일단, 초보 감독이지만 경기 중 크게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살떨리는 순간 여유 넘치는 웃음도 보이는 등 예상 외로 많은 준비를 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선수 구성은 좋았지만, 뭔가 투지가 부족했던 LG 농구를 두고 '모래알'이라는 평가가 많았는데, 최근 LG 선수들이 기를 쓰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 확실히 '현주엽 효과'가 있는 듯 보인다.

▶우승후보들 다 어디갔지?

전주 KCC 이지스는 '레알 KCC'라는 별칭이 어울릴 정도로 최고의 선수 구성을 했다. 기존 선수들에 이정현까지 영입하며 초호화 라인업을 꾸렸다. 하지만 개막 2연패. 다행히 2연승을 했지만, 22일 부산 kt 소닉붐전 역전승은 부끄러운 승리였다. kt가 아닌 다른 팀이었다면 4쿼터 경기를 넘겨주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은 선수들 사이 호흡이 맞지 않는 느낌이다. 다만, 희망적인 건 에이스 안드레 에밋에 동료를 살리는 패스 플레이에 눈을 뜨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도 고전중이다. 4경기 1승3패로 실망스럽다. 문제는 높이다. 듀얼가드 조쉬 셀비를 영입하며 앞선은 강화했지만, 아넬 몰트리가 지키는 골밑이 약하다. 유도훈 감독은 강상재, 정효근, 김상규 등 토종 포워드들이 힘을 내줘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여기서 자꾸 구멍이 생기며 상대 센터진에 초토화를 당하고 있다. 문제가 뭔지는 아는데, 딱히 해법이 없으니 더욱 골치가 아프다.

디펜딩 챔피언 안양 KGC도 온탕과 냉탕을 왔다갔다하고 있다. 키퍼 사익스가 빠진 가드 라인이 안정적이지 못하니, 매 경기 롤러코스터다. 오세근과 데이비드 사이먼이 터지는 날은 좋지만, 센터 싸움에서 박빙이거나 밀리는 날이면 KGC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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