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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같은데?' 천재 타자가 엄지 치켜든 터미네이터, 130m 홈런포를 데뷔 7타석 만에 치다니

정재근 기자

입력 2024-06-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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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같은데?' 천재 타자가 엄지 치켜든 터미네이터, 130m 홈런포를 …
김도영이 엄지를 들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정재근 기자] 1군 데뷔 7타석 만에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동기의 성공을 직감한 천재 타자의 '엄지척'을 받은 지 3일 만이다.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21)이 데뷔 첫 홈런포로 팬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줬다. 팀은 패했지만 될성부른 떡잎을 발견한 경기다.

안현민은 1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팀이 4-13으로 뒤진 9회 대타로 나와 롯데 투수 현도훈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30m의 대형 홈런에 이강철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마산고를 졸업 후 2022년 2차 4라운드 38순위로 KT에 입단한 안현민은 고교시절 도루왕을 차지한 발 빠른 포수로 이목을 끌었다.

안현민은 2021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마산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7개의 도루를 기록, 도루상을 차지했다. 특히 김도영이 뛰고 있던 광주 동성고와의 결승전에서는 무려 3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상대 배터리를 흔들었다. 당시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리던 김도영이 이 대회에서 기록한 도루는 6개.

입단 첫해부터 주목을 받은 동갑내기 김도영과는 길이 조금 달랐다. 안현민은 KT 입단 후 첫 시즌을 2군에서 보낸 후 곧바로 군에 입대했다. 양구 21사단에서 취사병으로 현역 복무를 마친 후 올해 2월 제대해 KT로 복귀했다.



돌아온 안현민의 몸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입대 전 91kg이던 체중을 101kg으로 늘렸다. 몸무게만 늘린 게 아니다. 유니폼을 입은 모습만 봐도 '터미네이터'를 연상시킬 정도로 몸을 근육질로 탈바꿈시켰다.

포수로 입단한 안현민은 입대 직전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다. 빠른 발과 좋은 어깨를 가진 안현민이 거포 외야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코치진의 판단과 선수 본인의 의지가 있었다.



제대 후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295(61타수 18안타) 3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951을 기록한 안현민은 5월 30일 1군에 콜업 돼 2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프로 입단 후 첫 1군 무대였다.



3일 말소돼 2군에 내려간 안현민을 이강철 감독이 15일 다시 불러 올렸다. 16일 수원 KIA전에서 8번타자 겸 좌익수로 데뷔 첫 선발 출전한 안현민은 2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프로 첫 안타와 득점.



마침, 이날 동갑내기 김도영이 KIA 3루수로 출전했다. 첫 타석에서 몸 맞는 볼로 출루한 안현민이 폭투와 플라이로 3루까지 진루하며 두 친구가 인사했다.

몰라보게 달라진 안현민의 모습에 김도영이 엄지를 들어 보이며 감탄했다.



동기의 성공을 확신한 천재 타자의 직감은 틀리지 않았다. 안현민은 3일 후인 19일 수원 롯데전에서 9회 대타로 나와 보란 듯이 대형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KIA 김도영을 비롯해 삼성의 김영웅과 이재현 등 2022년 입단 동기들이 팀의 주축으로 맹활약 중이다. 현역 취사병으로 병역을 마친 '터미네이터' 안현민의 활약을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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