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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맞았는데 웃고 있네?"…캠프 출국 전 강조했던 한 가지, '안방마님'은 오뚝이를 떠올렸다

이종서 기자

입력 2024-05-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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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 맞았는데 웃고 있네?"…캠프 출국 전 강조했던 한 가지, '안방마님…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LG의 경기. 4회 1사 2,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날린 최재훈.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5.22/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최재훈(36·한화 이글스)의 몸에는 멍이 가득하다.



올 시즌 몸 맞는 공 1위에는 최재훈의 이름이 올라있다. 최재훈이 24일까지 기록한 올 시즌 사구는 10개. 통산 개인 최다 사구 기록을 가지고 있어 '마그넷 정'이라고 불리는 최정(SSG·8개)보다 2개나 많다.

사구에 맞는 순간에는 극심한 통증이 따른다. 그러나 가끔 최재훈은 웃으며 베이스로 나가기도 한다. 동료들은 "맞았는데 기분 좋냐"며 함께 웃기도 한다.

최재훈이 공에 맞아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한 가지. 출루에 성공했기 때문.

올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최재훈은 '출루율'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홈런왕에 올랐던 노시환을 비롯해 채은성 안치홍, 요나단 페라자 등 좋은 타자가 상위 타선에 있으니 하위 타선에서 '밥상'을 잘 차리겠다는 의지였다. 최재훈은 "상위타선이 좋아졌으니 하위 타순에서 출루만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 같다. 그래서 더 출루를 생각하고 있다. 그러면 투수도 편해지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최재훈은 매년 3할 이상의 출루율을 기록해왔다. 2021년에는 0.405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0.392로 좋았다. 올 시즌 35경기에서도 0.405로 목표 이상이다.

목표가 '출루'인 만큼 공에 맞아도 참고 이겨낼 수 있다. 최재훈은 "맞아서라도 나가고 싶어서 공을 안 피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다.

가뜩이나 체력 소모가 심한 포수 포지션에서 사구까지 버텨내기 힘들 법도 하다. 그러나 최재훈은 2017년 트레이드 돼 한화 유니폼을 입은 이후부터 꾸준하게 100경기 이상 출전하며 안방을 지키고 있다.

최재훈은 "나는 오뚝이다. 항상 맞고 일어난다"고 웃었다.

젊은 투수에게도 '오뚝이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올 시즌 한화는 신인 황준서 조동욱이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역대 10번째, 11번째 기록. 모두 최재훈과 호흡을 맞췄다.

최재훈은 "어린 투수에게 항상 오뚝이가 되라고 이야기 해준다. 넘어졌다 일어서야 성장할 수 있다. 안 넘어지려고 하면 나중에 넘어졌을 때 일어나지 못한다. 타자들에게 맞고 점수를 줘봐야 나중에 더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년 초반에 시동이 걸리지 않다가 시즌 중반부터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 '슬로 스타터'로 불렸지만, 올 시즌 최재훈은 초반부터 좋은 활약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최재훈은 "페이스가 빨리 올라와서 나도 놀랐다. 매 타석 집중하려고 했다. 부상으로 잠시 빠진 뒤로 타격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코치님께서 잘 관리해주셔서 공도 잘 보였다"며 "부상으로 빠졌을 때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주위에서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도 했다. 나도 마음이 좋지 않아서 올라온 뒤에는 잘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도 경기가 안 되다보니 조급해지기도 했다. 이럴 때일 수록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가면서 즐기면서 했으면 좋겠다. 이기고 지는 건 하늘이 정해주시는 것이니 우리가 해야할 야구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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