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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때린 타구가 195.5㎞, 배지환 불러들인 크루즈의 2루타 올해 가장 빨라...타구속도의 절대지존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5-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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홧김에 때린 타구가 195.5㎞, 배지환 불러들인 크루즈의 2루타 올해 …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닐 크루즈가 9회말 동점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이 타구의 속도는 올시즌 가장 빠른 121.5마일이 찍혔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올시즌 가장 빠른 타구를 날린 타자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격수 오닐 크루즈가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타구를 날렸다.

크루즈는 22일(이하 한국시각) PNC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5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를 터뜨리며 7대6의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연장 10회 끝내기 안타는 닉 곤잘레스가 날렸지만, 앞서 9회말 동점을 만든 적시타는 크루즈가 쳤다.

올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오른 배지환이 9회 추격의 발판이 되는 적시타를 때린 뒤 크루즈의 2루타 때 동점 득점을 올리며 대역전승을 크게 도왔다.

일단 피츠버그가 2-6으로 뒤진 9회말에 벌인 역전 드라마를 보자.

피츠버그는 2-6으로 뒤진 9회 1사후 잭 스윈스키의 볼넷, 야스마니 그랜달의 2루타, 재러드 트리올로의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배지환이 샌프란시스코 마무리 카밀로 도발의 2구째 98.7마일 몸쪽 빠른 공을 잡아당겨 깨끗한 우전 안타를 날리며 3루주자 스윈스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3-6으로 따라붙은 피츠버그는 계속된 1사 만루서 앤드류 맥커친의 땅볼을 상대 유격수 마르코 루시아노가 놓치는 사이 한 점을 보태 4-6으로 점수차를 좁혔다. 계속된 1사 만루에서 브라이언 레이놀즈의 유격수 땅볼로 3루주자 트리올로가 홈을 밟아 1점차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어 2사 1,3루에서 크루즈가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원볼에서 도발의 2구째 몸쪽 낮은 코스로 날아드는 100.3마일 커터를 그대로 잡아당겨 1루수 키를 넘어 우측 외야로 총알처럼 뻗어나가는 2루타를 터뜨리며 배지환을 홈으로 불러들여 6-6 동점을 만들었다. 이 타구의 속도가 올시즌 가장 빠른 121.5마일(195.5㎞)이 찍힌 것이다.

종전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이 갖고 있던 119.9마일 기록을 깼다. 2015년 스탯캐스트가 타구속도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5번째로 빠른 타구이기도 하다.

크루즈는 앞서 1회말 샌프란시스코 선발 로간 웹의 몸쪽 체인지업을 우전안타로 연결할 때 120.3마일의 타구속도를 찍었다. 이미 스탠튼의 올시즌 타구속도 기록을 경신한 것. 그런데 9회 친 2루타가 그보다 빨라 1위로 등극했다. 그러니까 올시즌 타구속도 1,2위가 모두 크루즈의 몫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친 좌측 2루타는 타구속도 116.3마일을 나타냈다. 한 경기에서 타구속도 115마일 이상의 타구를 3개 날린 선수는 오닐이 역대 최초다. 물론 120마일 이상의 타구를 한 경기에서 두 번 찍은 사례도 처음이다. 또한 9회 도발이 크루즈에 던진 100.3마일 커터는 120마일 이상 타구를 허용한 최초의 100마일대 공이다.

결국 피츠버그는 연장 10회말 무사 2루서 곤잘레스의 끝내기 중전안타로 7대6의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경기 후 크루즈는 "타석에 들어섰을 때 화가 많이 나있는 상태였다. 내가 그렇게 강하게 때린 이유도 그런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크루즈는 앞서 1회초 수비 때 2사 1,3루서 타이로 에스트라다의 좌측으로 높이 솟구친 플라이를 뒤로 가면서 잡았다가 놓치는 어이없는 실책을 범해 먼저 2점을 내줬다. 자신의 실책을 만회하기 위해 타석에서 공을 강하게 맞히는 것으로 화풀이를 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역대 가장 빠른 타구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그것도 크루즈다.

2022년 8월 25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경기에서 크루즈가 3회말 상대 우완 카일 라이트의 90.9마일 슬라이더를 받아쳐 터뜨린 우전안타가 122.4마일로 역대 가장 빠른 타구로 기록돼 있다.

또한 120마일 이상의 타구 20개 가운데 오닐의 몫이 이날 친 2개를 포함해 3개다. 가장 많이 친 선수는 뉴욕 양키스 지안카를로 스탠튼으로 120마일 이상의 속도로 날린 타구가 14개나 된다. 배팅 파워 부문서 최강자라고 할 수 있다.

올시즌 타구속도 상위 10개를 들여다 보니 이날을 포함해 크루즈가 1,2,4(119.7마일),8위(118.5마일)를 차지했고, 스탠튼이 119.9마일로 3위, 오타니 쇼헤이가 119.2마일로 5위에 랭크됐다. 그밖에 6위 스탠튼(118.8마일), 7위 오타니(118.7마일), 9위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117.6마일), 10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케텔 마르테(117마일) 순이다.

올시즌 평균 타구속도는 애런 저지가 96.4마일로 1위, 후안 소토가 95.8마일로 2위다. 3위가 95.1마일의 크루즈이고, 오타니가 94.9마일로 4위에 랭크돼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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