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1954년 전설의 '더 캐치' 소환한 김하성, "오버더 숄더 캐치 바이 킴" 美 중계진도 흥분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5-21 17:13

more
1954년 전설의 '더 캐치' 소환한 김하성, "오버더 숄더 캐치 바이 …
김하성이 6-5로 앞선 9회말 마이클 해리스 2세의 플라이를 홈플레이트를 등진 채 쫓아가 잡아내고 있다. USATODAY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수비는 윌리 메이스가 1954년 월드시리즈에서 연출한 이른바 '더 캐치(The Catch)'다.



뉴욕 자이언츠 중견수 메이스는 그 해 9월 30일(이하 한국시각) 뉴욕 폴로그라운즈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그림같은 수비 장면을 역사에 남긴다. 2-2 동점이던 8회초 클리블랜드의 공격. 무사 1,2루에서 좌타자 빅 워츠가 돈 리들의 4구째를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향해 쭉쭉 뻗어나가는 큼지막한 타구를 터뜨렸다. 이때 메이스가 타구를 바라보며 홈플레이트를 등진 채 달겨가더니 왼손에 낀 글러브를 내밀어 잡아냈다.

펜스 앞에 떨어지는 장타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메이스의 기적같은 포구로 자이언츠는 실점을 막을 수 있었다. 메이스는 포구 직후 주자들의 태그업을 막기 위해 내야로 던졌는데, 2루주자 래리 도비만이 3루로 진루했다. 이후 투수들이 후속타를 막으면서 무실점으로 위기를 넘긴 자이언츠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더스티 로즈의 끝내기 홈런으로 5대2로 승리했다.

메이스의 '더 캐치'로 승기를 잡은 자이언츠는 2,3,4차전 3게임을 내리 이기며 4연승으로 월드시리즈를 제패했다. 스탯캐스트가 없던 시절 워츠가 친 타구의 비거리는 정확히 나온 것이 없지만, 대부분의 기록들은 약 420피트(130m)로 보고 있다. 당시 폴로그라운즈의 가운데 펜스까지의 거리는 483피트(147m)에 달했다. 가운데 혹은 좌우중간으로는 홈런을 절대 칠 수 없는 야구장이었던 셈. 메이스의 수비 장면을 당시 언론들은 '오버더 숄더 캐치(over-the-shoulder catch)"라고 표현했다. 어깨를 너머 날아가는 타구를 잡았다는 뜻이다.

이 역사적인 장면을 떠올리게 할 만한 수비를 김하성이 펼쳐보였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유격수 김하성은 21일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9회말 '그림같은' 포구로 피안타 하나를 삭제하며 1점차 승리에 결정적인 활약을 했다.

6-5로 앞선 9회말 상대 선두 좌타자 마이클 해리스 2세가 샌디에이고 마무리 레인저 수아레즈의 4구째 90.9마일짜리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걷어올렸다. 타구는 내야를 벗어나 중견수 쪽으로 높이 솟구쳤다. 이때 2루 왼쪽 뒤에 자리잡고 있던 김하성이 스타트를 끊더니 전력 질주로 달려가 타구를 등진 채 글러브를 뻗어 잡아냈다.

현지 중계진은 해리스의 타구가 떠오르자 "공이 오버더 숄더로 센터를 향해 날아갑니다"라고 한 뒤 김하성이 홈플레이트를 등진 채 잡아내자 격앙된 목소리로 "김하성이 잡아냅니다. 정말 멋진 캐치입니다(What a catch). 9회의 첫 아웃카운트입니다"라며 환호했다.

김하성은 캐치 직후 오른손으로 글러브로 한 번 치며 파이팅을 외쳤고, 마운드에서 이를 지켜보던 수아레즈는 두 팔을 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중견수 잭슨 메릴도 타구를 향해 앞으로 달려나왔지만, 모든 걸 김하성에 맡길 수밖에 없는 위치였다. 결국 수아레즈는 후속 두 타자를 모두 잡고 시즌 13세이브를 기록했다.

앞서 김하성은 0-2로 뒤진 2회말 1사후 상대 채드윅 트롬포의 땅볼을 잡으려다 놓치는 실책을 범한 바 있다. 바운드를 반복하며 다가오던 타구가 글러브 앞에서 살짝 튀어 올라 잡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 실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9회말 수비가 2회 실수를 지우고도 남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