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현존 최고의 컨택트 히터의 '원대한 꿈', 오타니를 끌어내려야 한다[스조산책 MLB]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5-10 22:19

수정 2024-05-10 22:40

more
현존 최고의 컨택트 히터의 '원대한 꿈', 오타니를 끌어내려야 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루이스 아라에즈가 이적 첫 날인 지난 5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6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현대 야구의 출발점인 1900년 이후 메이저리그 역사상 3팀에서 타격왕을 차지한 선수는 아직 없다.



2팀에서 타격 타이틀을 거머쥔 선수는 총 8명. 연도 순으로 나열하면, 냅 라조이(1901년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 1903~1904년 1910년 클리블랜드 냅스), 로저스 혼스비(1920~1925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28년 보스턴 브레이브스), 레프티 오돌(192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1932년 브루클린 다저스), 지미 폭스(1933년 애슬레틱스, 1938년 레드삭스), 어니 롬바디(1938년 신시내티 레즈, 1942년 브레이브스), 빌 매드록(1975~1976년 시카고 컵스, 1981 1983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DJ 르메이휴(2016년 콜로라도 로키스, 2020년 뉴욕 양키스), 그리고 얼마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이적한 루이스 아라에즈(2022년 미네소타 트윈스, 2023년 마이애미)다.

이 가운데 르메이휴와 아라에즈는 현역이다. 따라서 사상 첫 3팀 타격왕의 금자탑에 근접한 선수는 둘 밖에 없다. 그런데 르메이휴는 타격의 정확성이 뛰어난 선수는 아니다. 2016년 콜로라도 시절에는 타자 친화적인 쿠어스필드 덕을 본 측면이 있고, 2020년에는 60경기 단축시즌이었기 때문에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실제 2021년 이후 작년까지 그의 타율은 2할대 중반에 머물렀고, 올시즌에는 스프링트레이닝서 오른발을 다쳐 아직 재활이 한창이다.

결국 해당 기록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아라에즈 밖에 없는 셈이다.

아라에즈는 2022년 미네소타에서 0.316의 타율로 AL 타격 타이틀 차지했다. 그해 겨울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된 뒤 작년 시즌 타율 0.354로 NL서도 타이틀을 차지했다.

양 리그서 타격왕에 오른 선수도 역사상 르메이휴와 아라에즈 둘인데, 아라에즈는 '백투백' 시즌으로 달성했다. 만약 그가 올해 NL 타격 1위에 오른다면 서로 다른 3팀에서 타격 타이틀을 차지하는 최초의 선수가 되는데, 3년 연속이라는 점도 대단한 업적이다.

그렇다면 아라에즈가 올시즌 NL 타격왕에 오를 확률은 얼마나 될까. 그리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10일(이하 한국시각) 현재 아라에즈는 타율 0.312(157타수 49안타)로 NL 타격 11위에 처져 있다. 1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는 0.355를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나 아라에즈와의 차이 4푼3리는 결코 작지 않다.

올해 타격감이 커리어 하이에 이른 내로라하는 타자들도 수두룩하다. 다저스 무키 베치(0.346), 필라델피아 알렉 봄(0.346), 다저스 윌 스미스(0.331) 등도 타격 타이틀을 노릴 만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누가 뭐래도 아라에즈가 따라잡아야 할 타자는 정확성과 파워를 최고조로 발휘하고 있는 오타니라고 봐야 한다.

주목할 것은 아라에즈는 시즌 첫 13타수에서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가 시즌 첫 안타를 신고한 것은 시즌 3번째 경기인 3월 31일 피츠버그전 4번째 타석이다. 7회말 헌터 스트래튼으로부터 우전안타를 뽑아냈다. 시즌 개막 후 15타석 및 14타수 만에 나온 히트였다.

그리고 그 후로는 명성에 걸맞는 실력을 회복하며 2할대를 넘어 지난달 28일 3할대로 진입했다. 특히 지난 5일 샌디에이고 이적 후 첫 경기였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4안타를 때리는 괴력을 발휘하며 올시즌 하이인 0.315의 타율을 마크했다. 13타수 무안타 이후에만 0.340의 타율을 찍었다.

아라에즈는 올시즌 14차례 멀티히트 게임을 펼쳤고, 3안타 이상 때린 경기도 5차례나 된다.

MLB.com은 이날 '루이스 아라에즈가 타격 타이틀 역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가 3번째 타격왕을 3번째 팀에서 이룰 가능성을 조명했다.

기사를 쓴 제이슨 포스터 기자는 '아라에즈가 타격 순위표 꼭대기에 오르려면, 본인의 타격감은 뜨거워야 하고 경쟁자들은 차갑게 식어야 한다. 이는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며 '무키 베츠, 알렉 봄, 윌 스미스를 뛰어넘어야 하는데, 이제 5월이니 시간은 충분하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지금 타격 순위표 상위권에 오른 타자들은 통산 기록이 아라에즈에 비하기 어렵다. 오타니 조차도 작년 타율 0.304가 생애 최고 기록이다. 베츠는 최근 5년 동안 3할 타율이 한 번이었고, 봄과 스미스는 풀타임 시즌 기준 3할을 때린 적이 없다'고 전했다.

팬그래프스 예측 시스템 ZiPS는 올시즌 타격 1위를 아라에즈로 제시하고 있다. 581타수 179안타, 타율 0.308을 마크한다는 것이다.

이정후는 지난 겨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입단한 이후 아라에즈와 줄곧 비교됐다. 맞히는 능력과 삼진을 잘 당하지 않는 능력이 닮았기 때문이라는데, 시즌이 흐를수록 두 선수의 차이가 벌어지는 게 결코 우연은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