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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묻지 말라" 정색한 소토, 현재 5관왕 MVP 포스...보라스 욕심 오타니에 닿을까[스조산책 MLB]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5-09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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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묻지 말라" 정색한 소토, 현재 5관왕 MVP 포스...보라스 욕…
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가 9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1회말 투런홈런을 날린 뒤 배트플립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후안 소토는 시즌 개막 후 얼마 되지 않은 지난달 2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을 5대2로 승리한 뒤 가진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난 야구를 하고 있다. 2024년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것에는 집중하지 않는다. 누군가에 그걸 묻고 싶다면 스캇에 연락하라. 그가 모든 질문에 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기자가 경기 내용과 상관없는 올시즌 후 거취를 묻자 이같이 '차갑게' 답한 것이다. 소토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다. 그날 소토는 안타는 치지 못하고 볼넷 2개를 얻는데 그쳤지만, 팀이 개막 후 5연승을 달려 한껏 고무된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터였다.

이후 현지 언론들은 올해 말 FA 자격을 얻는 소토에 관련 질문을 하지 않고 있다.

소토는 지난해 12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 가진 입단식에서도 양키스와의 연장계약 질문에 "그 문제를 놓고 어디에 전화하고 누구에게 얘기할 건지 모르는 사람이 있나. 나는 그저 야구만 하려고 이곳에 왔다"며 1차 경고를 날린 바 있다.

그러면서 "6년 동안 그 같은 일(계약 협상)을 겪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보라스가 내 에이전트다. 모든 걸 그에게 맡겼다"며 "난 야구에 집중할 것이며, 양키스 우승을 위해 이곳에 왔다는 생각 뿐"이라고 강조했다.

올시즌 전체 일정의 23.4%를 소화한 9일 현재 양키스는 25승13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지구 선두 볼티모어 오리올스(24승12패)와는 승차가 없다. 양키스는 이날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9대4로 승리해 5연승을 질주했다.

7년 만에 가을야구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작년의 양키스가 아니다. 2009년 월드시리즈 우승할 때 분위기가 감지된다. 양키스는 팀 OPS(0.749) 4위, 팀 홈런(49) 4위, 팀 득점(4.87) 10위, 팀 타율(0.251) 8위, 팀 평균자책점(2.96) 2위, 팀 WHIP(1.17) 7위, 팀 피안타율(0.215) 3위 등 투타 지표가 고르고 안정적이다.

특히 소토의 가세로 한층 묵직해진 타선이 주목을 끈다. '쌍포' 파트너 애런 저지가 아직 홈런왕 포스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소토 덕분에 시름을 덜고 있다. 그러나 4월 한 달간 부진했던 저지도 5월 들어 7경기에서 타율 0.375, 2홈런, 6타점, OPS 1.275를 치며 정상 궤도를 찾아가고 있다.

소토가 경쟁을 부추기는 타자로 지안카를로 스탠튼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탠튼은 이날 휴스턴전에서 소토, 저지와 함께 홈런포를 터뜨렸다. 소토가 0-1로 뒤진 1회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440피트짜리 대형 투런포를 때렸고, 3회 들어 선두 저지가 좌중월 솔로포를 날리자 이어 스탠튼이 좌월 솔로포로 대포 축제를 이어갔다. 특히 스탠튼이 날린 홈런의 타구 속도는 올시즌 전체 타자들 중 가장 빠른 119.9마일을 찍었다.

소토 합류 후 세 선수가 한 경기에서 동반 홈런을 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2년차 유격수 앤서니 볼피도 이날 3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을 올리며 리드오프 몫을 톡톡히 했다. 볼피는 데뷔 시즌인 작년 1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09로 정확성에서 문제를 드러냈으나, 올시즌 삼진율이 21.8%로 작년 27.8%에서 크게 줄였다. 볼피는 소토가 각별히 신경쓰는 후배로 알려져 있다. 소토는 "볼피를 보면 기분이 좋다. 스프링트레이닝에서 봤고 작년에도 봤다. 스프링트레이닝에 보니까 올해 엄청난 활약을 할 것 같은 인상을 받았다. 작년과 비교해 스윙이 달라졌다"고 했다.

소토는 이날 5타수 3안타 4타점을 치며 시즌 타율 0.338(145타수 49안타), 9홈런, 33타점, 26득점, 26볼넷, 출루율 0.437, 장타율 0.586, OPS 1.023, 85루타를 마크했다. AL 안타, 타점, 출루율, OPS, 루타 등 5개 부문 1위다. bWAR은 2.1로 7위, fWAR은 2.6으로 2위다. 캔자스시티 로열스 3년차 '호타준족' 유격수 바비 위트 주니어와 AL 타자 '톱'을 다투고 있다고 보면 된다. 부상 변수가 없다면 올시즌 AL MVP 후보로 손색없을 전망이다.

소토는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인 2021년이 커리어 하이로 꼽힌다. 당시 151경기에서 타율 0.313(502타수 157안타), 29홈런, 95타점, 111득점, 145볼넷, 출루율 0.465, 장타율 0.534, OPS 0.999로 NL MVP 투표 2위에 올랐다.

올해 생애 첫 MVP에 등극한다면 FA 협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의 10년 7억달러를 깰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물론 '현가(現價)' 기준이다. 오타니는 전체 금액 중 97%인 6악8000만달러를 10년 뒤 10년에 걸쳐 나눠받기 때문에 현가는 4억6000만달러에 그친다.

올해 말 26세가 되는 소토는 연평균 연봉 4000만달러 이상을 무조건 받는다고 봐야 한다. 10년 계약이면 4억달러, 15년 계약이면 6억달러다. 2022년 7월 워싱턴이 제시한 15년 4억4000만달러를 거절한 경력이 있다. 보라스가 욕심을 어디까지 부릴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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