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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가 무려 1.111' 오타니, 처음부터 이도류 포기했다면 MLB 역사 바꿨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5-06 22:03

수정 2024-05-0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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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 USA투데이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오타니 쇼헤이 방망이가 식을 줄 모른다.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3경기 연속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오타니는 7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와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시즌 11호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364에서 0.370까지 올랐다.

0-2로 뒤진 1회 무사 1루 첫 타석 부터 마이애미 선발 로데리 무뇨스의 시속 96.1마일(약 시속 154.7㎞) 포심 패스트볼을 통타,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 전날 애틀랜타전에서는 2개의 아치를 그리기도 했다.

최근 타격 페이스가 가파르다.

이미 메이저리그 타격 각종 지표 최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현 시점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그 최고 타자다. 7일(이하 한국시각)까지 36경기에서 146타수 54안타 11홈런 27타점 타율 3할7푼, 출루율 0.434, 장타율 0.705, OPS(출루율+장타율) 1.139.

내셔널리그, 아메리칸리그를 통틀어 최다 안타 1위, 홈런 1위(10개), 타율 1위, 출루율 2위, 장타율 1위, OPS 1위를 달리고 있다.

개막 초반 반짝 부진이 무색할 만큼 엄청난 활약이다. 무엇보다 오타니가 만들어내는 타구의 질이 놀랍다. 그는 최근 타구 속도 119.1마일(약 191.8km)짜리 홈런을 터뜨리며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는데, 이는 현재까지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속도 기록이다. 오타니의 평균 타구 속도는 94.4마일(약 151.9km)로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가운데 7위 수준이다. 1위는 미겔 사노(97마일). 하지만 95마일(약 152.8km) 이상 하드히트 타구 숫자는 67개로 후안 소토(69개)에 이어 리그 2위다. 하드히트 타구 비율도 60.4%로 사노, 소토에 이어 리그 3위다. 그의 파워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아시아 타자로는 전무후무한 지표다.

오타니에게 10년 7억달러(약 9534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안긴 다저스는 계약 후 첫 시즌부터 천재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MLB.com은 6일 30개 구단 파워랭킹을 발표하며 다저스를 1위로 올려놨다. 그러면서 "무키 베츠가 개막 초반 얼마나 미친 출발을 했는지 기억하나? 오타니가 5월 들어 단 5일 만에 그를 따라잡은 데 이어 추월까지 했다. 오타니가 이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그의 커리어 하이이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가 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올 시즌은 타자로만 전념하기로 했다.

투타겸업은 내년 복귀 예정이다. 그는 일본 무대에서 뛸 때에도 투타겸업에 대한 욕심과 의지를 꾸준히 드러냈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여러 구단의 러브콜 중에 그가 LA 에인절스를 선택했던 핵심 요인 중 하나도 투타 겸업 스케줄을 전적으로 오타니 의지대로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선택권이 주어졌기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까지만 해도 투타 겸업을 만류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일본 야구의 전설 장훈은 "타자로만 전념하라"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고, 다른 전문가들도 투수와 타자 둘 중 한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오타니는 고집스레 투타겸업을 유지해왔다.

모두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봤던 투타겸업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성공적으로 해내면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오타니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투구 프로그램에 들어갔고, 앞으로도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겠다는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그가 기량이 완전히 만개한 시점에서, 타자로만 전념할 때 어떤 기록이 나오는지를 올 시즌이 잘 보여준다.

이미 아메리칸리그 MVP를 두차례나 수상하면서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거의 새 지표를 연 오타니. 만약 처음부터 타자로만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면, 수술이나 부상 공백도 훨씬 더 줄어들고 아마 각종 타격 기록을 모조리 깼을 가능성이 높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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