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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스플래시 히트 파울에 "정후 리~" 더 커졌다, 400피트는 족히 날아가 바닷물에 풍덩

노재형 기자

입력 2024-04-2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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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깝다! 스플래시 히트 파울에 "정후 리~" 더 커졌다, 400피트는 족…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22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전에서 6회말 우측으로 큼지막한 파울을 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에게는 참으로 아쉬운 파울이었다. 몇 피트만 안쪽으로 날아갔어도 그토록 바라던 '스플래시 히트(splash hit)'를 기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스플래시 히트란 샌프란시스코 선수가 홈구장 오라클파크 오른쪽 밖으로 쳐 맥코비 만(McCovery Cove)에 떨어뜨린 홈런을 말한다.



이정후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출전해 사구와 볼넷 각 1개를 얻고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안타는 날리지 못해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중단됐지만, 두 차례 출루하며 리드오프로 제 몫을 했다.

이정후가 파울 홈런을 친 것은 2-3으로 뒤진 6회초 세 번째 타석.

선두타자로 들어간 이정후는 애리조나 선발 슬레이드 세코니의 초구 91.9마일 직구가 몸쪽으로 날아들자 그대로 배트를 휘둘러 스윗 스팟에 맞혔다. 경쾌한 파열음과 함께 오른쪽으로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파울 폴 근처를 지나 맥코비 만에 떨어졌다. 주위에서 카약을 타고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던 팬이 재빨리 다가가 물 위에 둥둥 뜬 공을 건져올린 뒤 두 팔을 들고 환호했다.

하지만 마크 칼슨 1루심은 지체없이 파울을 선언했다. 타구를 바라보며 1루를 향하고 있던 이정후는 아쉽다는 표정을 짓고 타석으로 돌아왔고, 샌프란시스코 벤치에서도 별다른 어필 없이 탄식만 내뱉었다. 명백한 파울이었기 때문이다. 느린 화면 상으로도 타구는 노란색 파울 폴 바깥쪽으로 지나갔다.

스탯캐스트는 파울 타구에 대해서는 타구속도나 비거리와 같은 수치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타구의 비거리는 400피트는 족히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라클파크의 우측 펜스와 관중석 구조는 독특하다. 파울 폴부터 우중간 지점까지 약 150피트 길이의 펜스가 24피트(7.3m) 높이의 벽돌로 돼 있고, 펜스 위로는 아케이드 좌석이 마련돼 있다. 그 뒤로 도로 하나가 야구장 외곽을 둘러싸 듯 가로 질러 나 있는데, 도로 밖이 바로 맥코비 만이다.

홈플레이트에서 우측 파울 폴까지는 309피트, 우중간 펜스까지는 415피트다. 파울 폴을 지나 아케이드 좌석과 도로를 넘어 바다에 이르려면 최단거리로 쳐도 400피트는 날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앞서 이정후의 동료인 좌타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가 5회말 2사 1루서 날린 우측 투런홈런은 비거리가 335피트로 나왔다. 펜스를 살짝 넘어 한 팬이 잡은 타구였다. 이정후의 6회 파울이 같은 방향으로 날아갔다면 펜스를 지나 야구장 밖 도로를 너머 바다에 떨어졌을 상황.

올해 이정후가 날린 최장 비거리 타구는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8회에 날린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이다. 당시 좌완 톰 코스그로브의 몸쪽 스위퍼를 잡아당겨 펫코파크 우중간에 꽂은 홈런의 비거리는 406피트였다. 미 전역 30개 어느 구장에 가도 홈런이 됐을 것으로 스탯캐스트는 평가했다.

이정후가 파울 홈런을 치고 다시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석에서 "정후 리, 정후 리"를 연호하는 팬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제발 홈런을 쳐 달라'는 메시지가 담긴 응원 같았다. 이정후는 세코니의 2구째 한복판으로 떨어지는 76.1마일을 힘차게 끌어당겼지만, 평범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이정후는 앞서 4회 세코니의 슬라이더에 왼발을 맞는 사구로 출루했고, 8회에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다. 8회 볼넷 후에는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애리조나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의 정확한 송구를 받은 유격수 케빈 뉴먼의 태그에 빠져나갈 곳도 없이 아웃됐다. 시즌 3번째 도루자.

이정후는 안타는 치지 못했으나, 12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며 타율 0.282(85타수 24안타), 2홈런, 7타점, 12득점, 2도루, 7볼넷, 출루율 0.337, 장타율 0.388, OPS 0.725를 마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3대5로 패해 10승13패가 돼 다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로 내려앉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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