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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대변신 하나...'거포' 황성빈, 더 이상 '밉상'이 아니다 [부산 현장]

김용 기자

입력 2024-04-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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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대변신 하나...'거포' 황성빈, 더 이상 …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화려한 변신을 하는 건가.



스타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실력에 스토리도 있어야 한다.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이 '밉상'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부산의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할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줬다.

2024년 4월21일, 황성빈의 날이었다. 황성빈은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서 홈런 3개를 몰아쳤다. 1차전 멀티포에 2차전 쐐기 투런포까지 때려냈다.

야구 선수가 컨디션 좋은 날 장타를 몰아칠 수 있다. 그런데 황성빈이라 너무 놀라운 결과였다.

황성빈은 2022년 입단 후 빠른 발과 컨택트 능력이 주무기로 각인된 선수다. 전형적인 '똑딱이' 스타일. 체구도 크지 않아 사실 그에게 홈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데뷔 후 이날 전까지 친 홈런은 달랑 1개 뿐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숨겨놓았던 장타력을 이날 다 발산했다. 운좋게 넘어간 것도 아니고, 3개의 홈런 모두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려 미사일처럼 뻗어나갔다. 체구가 작아 파워가 부족한 선수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홈런의 전형이었다. 포물선은 낮지만, 방망이에 찍혀맞아 빨랫줄처럼 공이 날아가는 것이다.

홈런 뿐 아니라 1차전 동점 타점에 안타까지 더해 3출루 3타점 경기를 했다. 한 경기 3타점도 생애 최고 기록. 2차전에서도 삼진 2개가 있었지만 1회 선취 타점을 만드는 적시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이날 활약 영양가가 만점이었다.

황성빈은 홈 부산에 오기 전 주중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파울을 치고, 너무 천천히 타석에 돌아와 LG 투수 켈리와 선수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벤치클리어링까지 발생했다. 그 전에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스킵 동작을 너무 과하게 취해 상대 투수 양현종을 화나게 했다. '깐족' 논란으로 인지도는 높아졌지만, 결코 좋은 일은 아니었다.

황성빈은 부산에 돌아온 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조심하겠다. 저를 미워하지 않아주셨으면 한다"고 솔직하게 심경을 밝혔다. 그리고 '깐족' 논란이 아닌 화끈한 야구 실력으로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상대를 불편하지 않는 선에서, 야구만으로도 충분히 스타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이렇게 사연 있는 선수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팬들은 더 좋아한다. 황성빈이 과연 '반전남' 이미지로 인생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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