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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신인' 황준서만 있냐...좌완 150km 다크호스, 8연승 반란을 꿈꾼다

김용 기자

입력 2024-04-07 18:15

수정 2024-04-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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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신인' 황준서만 있냐...좌완 150km 다크호스, 8연승 반란을…
1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SSG의 시범경기, 키움 손현기가 역투하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3.14/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2024 시즌 KBO리그는 고졸 신인 대형 유망주 투수들로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졌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는 두산 베어스 김택연이 치고 나갔다. 엄청난 직구 구위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장 마무리로 뛰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팔이 안으로 굽은 두산 이승엽 감독은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신인왕은 김택연"이라고 외쳤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시작되자 김택연이 성인 무대의 긴장감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던 사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한화 이글스 황준서가 떠올랐다. 2군에서 개막을 맞이한 황준서는 김민우의 갑작스러운 담 증세로 인해 지난달 31일 KT 위즈전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고, 데뷔전 승리투수가 되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당장은 선발진에 자리가 없지만, 6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불펜으로도 성공적인 투구를 하며 1군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두 사람이 주목을 받는 동안 조용히 칼을 갈고 있는 신인 투수가 또 하나 있다. 키움 좌완 손현기다. 전주고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에 뽑힌 유망주. 좌완인데 150km 가까운 직구를 뿌린다. 직구 구위 만큼은 또래 최고로 평가받는다. 1m88로 키도 크고, 던지는 폼도 부드러워 제구만 조금 잡힌다면 대형 좌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일찍부터 손현기의 재능을 알아보고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기회를 줬다. 당연히 개막 엔트리에도 합류했고, 3경기 6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1.50으로 연착륙 중이다.

필승조로 뛰나 했더니 지난달 27일 NC 다이노스전 4이닝 투구를 했다.

당시 선발 김선기가 일찍 무너진 탓도 있었지만, 홍 감독은 이 때부터 조심스럽게 손현기의 선발 전환을 준비하고 있었다. 5선발이 마땅치 않은 팀 사정과, 구위가 좋다면 선발로 키우는 게 맞다는 판단이었다.

엔트리에 계속 이름이 있는데, 6일과 7일 한화 이글스전 내부 출전 명단에는 이름이 없었다. 부상도 아니었다. 이유가 있냐고 묻자 홍원기 감독은 "손현기가 다음주 SSG 랜더스전 선발로 나선다"고 밝혔다. 키움은 주중 3연전을 인천 원정으로 치른다. 9일 첫 번째 경기에 손현기가 선발로 출격할 예정이다.

사실 손현기도 이슈의 중심에 선 적이 있었다. '서울시리즈' LA 다저스전에서였다. 당시 홍 감독은 선발 아리엘 후라도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손현기를 내세웠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경기에서 TV에서만 보던 스타 선수들을 상대하려니 19세 어린 투수는 떨릴 수밖에 없었다. 당시 홍 감독은 경험을 쌓게 해주기 위해 난타를 당하는 손현기를 마운드에 계속 뒀다. 충격적인 내용과 결과였지만, 손현기는 씩씩하게 아픔을 이겨내고 개막 후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 데뷔 첫 선발 기회. 황준서처럼 호투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7연승 행진으로 최하위 후보에서 순위 싸움 다크호스가 된 키움. 손현기까지 터지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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