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한화의 경기. 5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역전을 내준 류현진이 강판 당하고 있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4.05/
[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교체 준비를 할 수가 없었다."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이 '괴물' 류현진의 투구, 그리고 교체 상황을 복기했다.
한화는 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7대11로 패했다. 5회가 충격이었다. 믿었던 류현진이 7연속 안타 포함, 9실점을 하며 무너진 것. 류현진은 이날 5회를 채우지 못했고, 안타 9개를 허용하며 프로 커리어 첫 9실점 경기를 하고 말았다. KBO 복귀 후 3경기 만에 첫 패전.
최 감독은 5회 류현진이 난타를 당하는 데도 조기 교체를 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6일 키움전을 앞두고 만난 최 감독은 "결국은 내 미스지만, 투수를 아예 준비시키지를 않았다"고 했다.
사실 실수라고 할 수도 없다. 4회까지 완벽한 피칭을 했다. 투구수도 많지 않았다. 류현진이 5회 그렇게 무너질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이날 고척돔에 있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 감독은 "분위기상 6회까지는 무난하게 갈 줄 알았다. 그런 상황에서 힘만 빠지게 불펜을 준비시킬 수는 없었다. 5회 클리닝 타임이 긴 것도 고려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래도 너무 무참히 집중타를 허용하게 한 부분이 아쉬워보일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사실 두 번째 투수로 이태양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태양은 몸이 천천히 풀리는 스타일이다. 김기중이 있었는데, 좌완 류현진이 난타를 당하는 데 또 왼손을 내보낼 수는 없었다. 그나마 몸이 빨리 풀리는 선수가 김서현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준비한다고 한 건데, 류현진이 계속 초구, 2구에 안타를 맞다보니 시간도 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급한 상황에서 나와 부진한 투구를 한 김서현에 대해 "너무 급하게 나갔다. 어제 경기로 김서현을 평가할 수는 없다"며 감쌌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류현진의 앞으로의 투구에 대해 "집중타를 허용하는 구종, 코스 등에 대해 코치들과 얘기를 했다. 구위 문제가 아니니, 이 부분만 해결하면 좋아질 것으로 본다. 제구가 워낙 좋은 투수니 초구부터 코너워크에 신경쓰면 된다. 어제도 몰려서 맞은 것"이라고 말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