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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안해서 부끄럽다는 최정, 레전드의 답변 "나와 이대호에게 없는 것 있다"

나유리 기자

입력 2024-04-03 01:08

수정 2024-04-03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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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 안해서 부끄럽다는 최정, 레전드의 답변 "나와 이대호에게 없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 SSG의 경기. 3회말 2사 2루 최정이 투런포를 친 후 환영받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3.23/

[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그게 무슨 몇백개의 격차는 아니잖아요. 최정의 능력이죠."



SSG 랜더스 최정이 '전설' 이승엽에 바짝 다가섰다. 최정은 2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데뷔 후 463호 홈런을 쏘아올렸다. SSG가 0-1로 뒤진 1회말.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한 최정은 초구 125km 가운데 슬라이더를 받아쳐 왼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자신의 시즌 5호 홈런이자 통산 463호 홈런이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인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의 467홈런까지 4개 남았다. 최정이 4개를 더 치면 이승엽과 타이 기록이 되고, 5개를 더 치면 신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최정은 원정팀 더그아웃에 있던 이승엽 감독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 감독이 '축하하지만 원하지는 않던' 홈런을 날렸다.

사실 최정은 그동안 홈런 기록 이야기가 나오면 쑥스러워 했다. 선배의 기록에 가까워지긴 했지만,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에서 8시즌을 뛰었다. 467홈런은 순수 KBO리그에서만 친 홈런의 개수고, 일본에서 친 홈런 159개를 더하면 한·일 통산 626홈런이다. 그래서 최정도 머쓱해하며 "저도 해외 진출을 했어야 했는데"라는 농담반 진담반 섞인 푸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승엽 감독은 최정에게 "리스펙트 한다"고 극찬을 날렸다. 2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최정은 부상도 없고 아주 예쁜 스윙을 하는 타자다. 요즘은 좌타자들도 홈런을 많이 치지만, 우타자로서 굉장히 긴 팔로스루를 가지고 있다. 그 긴 팔로스루로 항상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를 쳐낸다. 저와 이대호가 가지고 있지 않은 팔로스루다. 최정도 저와 비슷하게 체구가 우락부락한 스타일은 아닌데, 본인이 가지고 있는 스윙 스피드와 타구에 힘을 잘 싣는 타입의 타자"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정이 해외 진출을 하지 않아 통산 홈런 기록을 깰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자책에도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승엽 감독은 "그게 몇십년, 몇백개 차이가 아니지 않나. 부상 없이 오랫동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우리나라 최고의 타자다. 기록은 아직 제가 가지고 있지만, 올해 바뀌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저는 최정 선수를 리스펙트한다. 아주 훌륭한 타자"라며 후배를 치켜세웠다.

이승엽 감독의 말대로, 최정은 오래 걸리지 않아 신기록의 주인공이 될 전망이다. 더 대단한 것은 최정이 여전히 리그 최고의 타자로 뛰고있다는 것. 아직 은퇴 시점을 고민할 이유도 없다. 30대 후반에 접어들었지만, 지금도 리그에서 최정보다 잘 치는 타자를 꼽기가 쉽지 않다. 신기록 달성 이후 통산 홈런 기록의 숫자를 과연 어디까지 늘려나가느냐가 새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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