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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맞는 야마모토 처음 본다" 거짓말같은 부진에 충격에 빠진 일본, ML 데뷔전 1이닝 5실점 ERA 45.00[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입력 2024-03-21 23:06

수정 2024-03-22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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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맞는 야마모토 처음 본다" 거짓말같은 부진에 충격에 빠진 일본,…
야마모토가 1회 연속안타를 맞고 아쉬워 하고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거짓말 같은 일이 벌어졌다.



1회 4안타 볼넷, 사구를 내주고 폭투까지 하면서 5실점했다. 첫 아웃카운트를 잡기까지 5명의 타자, 20구가 필요했다. 1이닝 동안 9타자를 상대로 무려 43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LA 다저스의 일본인 우완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가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굴욕을 맛봤다.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시리즈 2차전에서 벌어진 일이다.

상대 1~4번 타자가 모두 출루했다. 1번 잰더 보가츠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시속 155km 초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렸다. 이어 볼카운트 2B2S에서 2번 페르난데스 타티스 주니어를 사구로 내보냈다. 무사 1,2루.

샌디에이고 중심타선이 폭발했다. 3번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우익수쪽 3루타를 터트려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4번 매니 마차도 볼넷을 골라 1사 1,3루. 5번 김하성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쳐 추가점을 냈다. 이어 주릭슨 프로파를 삼진으로 잡은 뒤 연속 안타로 2실점했다.

야마모토이기에 더 충격적인 결과다.

야마모토는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즈 소속으로 2021~2023년 3년 연속 퍼시픽리그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4관왕에 올랐다.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을 3년 연속 수상했다. 비교 대상이 없는 '에이스 오브 에이스'였다.

LA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야마모토와 12년-3억2500만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장 기간, 최고 금액이다.

그런데 첫 경기에서 예상 못한 대참사가 일어났다. 본인도 크게 놀랐을 것 같다. 그가 선발로 나서 1이닝을 던지고 강판된 것은 2017년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신인이었던 2017년 10월 9일 지바 롯데 마린즈전에서 4이닝을 던지고 교체된 게 최단 시간이었다. 또 1이닝 5실점은 2018년 9월 19일 라쿠텐 이글스전 이후 처음이다. 1이닝 최다 실점 타이기록이다.

시즌 평균자책점 45.00.

총 22명의 일본인 선발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는데, 데뷔전에서 1이닝을 던지고 교체된 게 야마모토가 처음이다. 데뷔전 첫 회 5실점도 최초다.

오릭스 시절 야마모토는 완벽했다. 시속 150km 중반 빠른공을 던지면서 안정된 제구로 최고 수준의 다양한 변화구를 뿌렸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에선 스트라이크 비율이 53%(43구 중 23구)에 그쳤다. 일본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기록이다.

통산 '203승'을 올린 다저스 '레전드' 오렐 허샤이저는 방송 중계 해설에서 "야마모토에게 악몽의 1회였다. 힘든 등판이 됐다. 그러나 스탯만큼 나쁘지 않았다는 걸 그도 알고 있을 것이다"며 긍정적인 면을 얘기했다. 이어 제구가 더 잘 돼야 하고 좀 더 침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일본 야구팬들은 '이렇게 맞는 야마모토를 본 적이 없다'며 안타까워하면서 '일본 최고 투수가 이렇게 끝날 리 없다'라고 위로했다.

야마모토는 오랫동안 서울시리즈, 고척돔을 기억할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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