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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데뷔전 날 의사고시 합격한 우완투수, 이도류 대신 "100% 야구 올인" 시속 147km 올가을 신인 지명 목표[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입력 2024-03-1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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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 데뷔전 날 의사고시 합격한 우완투수, 이도류 대신 "100% 야구 …
구후하야테의 우완 투수 다케우치. 스포츠닛폰 본사제휴

15일 일본야구기구(NPB) 웨스턴리그(2군 리그) 개막전이 열린 일본 시즈오카현 시즈오카시 츄루스타디움시미즈. 올해 웨스턴리그에 합류한 구후하야테 벤처스(Kufu HAYATE Ventures)의 우완투수 다케우치 게이토(24)가 5회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오릭스 버팔로즈를 상대로 3이닝 2실점하고 공식 데뷔전을 마쳤다.



특이할 게 없는 성적이다. 더구나 구후하야테는 NPB 양 리그 12개팀 산하 2군팀이 아니다. 2005년 긴테쓰가 오릭스와 합병하면서 미야기현 센다이시를 연고로 창단한 라쿠텐 이글스 이후 19년 만에 신규로 2군 리그에 참가한 팀이다.

일본야구기구는 올해부터 이스턴과 웨스턴리그에 기존 12개 구단 2군팀 외 2개 팀을 참가시켰다. 웨스턴리그에 구후하야테, 이스턴리그에 오이식스니가타가 들어왔다. 구후하야테는 독립리그팀을 포함해 시즈오카 연고 첫 프로야구팀이다.

구후하야테의 개막전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이 다케우치를 주목한 이유가 있다. 그가 시즈오카 태생에 졸업을 앞둔 의대생이었기 때문이다.

오후 1시 59분쯤, 다케우치가 등판했다. 1분 뒤 오후 2시, 일본의 의사국가고시 결과가 발표됐다. 지난 2월 3~4일 치른 시험의 합격자 명단에 다케우치 이름이 있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다케우치는 7회까지 3이닝을 던진 뒤 합격 사실을 알았다. 합격 소식을 전한 어머니의 문자 메시지를 7회가 끝나고 라커룸에서 확인했다. 물론 후생노동성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시 확인했다.

다케우치는 경기 후 언론 인터뷰에서 "등판과 발표 시간이 겹쳤는데 의식하지 않았다. 가채점을 해봤는데 (성적이) 괜찮았다. 이제 안심이다"라고 했다.

일본프로야구에 최초로 의사 자격증을 보유한 선수가 탄생했다.

1m81-83kg, 우투우타. 최고 구속이 시속 147km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정형외과 의사 꿈을 키웠다. 야구도 공부도 잘했다. 15세 대표팀에 뽑혀 멕시코 청소년야구월드컵에 출전했다. 시즈오카고등학교 3학년 땐 봄 고시엔대회 본선 2회전 경기에 등판했다. 상대가 야구 명문 오사카 도인고등학교였다.

그는 일반 전형으로 국립대학인 군마대학교 의학부에 입학한 뒤에도 야구와 의사, 두 가지 길을 쫓았다.

다케우치는 오는 22일 의대를 졸업한다. 일단 의사의 길을 뒤로 미뤄놨다. 그의 다음 목표는 이번 가을 열리는 NPB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는 것이다. "지금은 야구가 100%"라고 했다. 야구로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 다케우치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의사고시에 합격했지만, 첫 경기 결과에 만족할 수 없다. 볼넷 4개를 내주면서 흔들렸다. 탈삼진 없이 3안타를 맞았다. 그는 자신의 개막전 성적을 "30점"이라고 했다.

한편, 구후하야테는 개막전에서 오릭스에 1대9로 패했다. WBC 일본대표 출신 좌완 에이스 미야기 하야토가 오릭스 선발로 5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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