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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양의지 강민호인가" 13년 나눠먹은 GG, "30홈런, 이 선수가 바꾼다"[SC캠프 in AZ]

김용 기자

입력 2024-02-18 23:39

수정 2024-02-19 15:30

"언제까지 양의지 강민호인가" 13년 나눠먹은 GG, "30홈런, 이 선…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열린 LG 트윈스의 스프링캠프 현장, 박동원이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4.02.18/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박동원이 올해 골든글러브 판도를 바꿀 겁니다."



LG 트윈스의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 메인 배팅조의 훈련을 지켜보던 염경엽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LG는 김현수, 오지환, 박동원, 박해민, 홍창기 주전 선수들이 한 조로 묶여 배팅 훈련을 실시한다. 야구 내-외적으로 친분이 두터워진 이들은 즐겁게,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염 감독은 "고참 선수들이 준비를 더 잘해왔다. 김현수도, 오지환도 아직 터질 게 더 남아있는 선수들이다. 코치들도 이 베테랑 선수들에게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동원이 타구를 칠 때마다 연신 엄지를 치켜세웠다. 박동원은 리그 대표 공격형 포수다. 지난해 20홈런을 치며 LG의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타율은 조금 떨어져도, 투수들은 그를 무서워한다. 기죽지 않고, 무조건 세게 친다. 걸리면 넘어간다. 타율이 낮아도, 투수들에게는 이런 타자가 더 두렵다.

멀리 치는 건 누구나 아는데, 이날 훈련장에서 본 박동원의 타구는 더 멀리 그리고 강하게 날아갔다. 막힌 가슴이 뚫어지듯 호쾌했다.

염 감독은 "박동원도 계속 수정 과정을 거치고 있다. 지난해 5월 홈런을 많이 치지 않았나. 그 때와 안 될 때를 비교하면, 안 될 때는 안 좋은 버릇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것만 잡으면 박동원은 홈런을 30개까지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4월 4개 홈런을 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던 박동원은 5월 무려 9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엄청난 장타력을 뽐냈다. 이 때는 홈런왕을 할 기세였다.

하지만 6월과 7월 각 1개씩으로 홈런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이후 8월부터 시즌 끝날 때까지 추가한 홈런수가 5개 뿐이었다. 20개는 채웠지만, 5월 무서웠던 페이스를 감안하면 아쉬운 결말이었다. 그래도 위안인 건, 정말 중요했던 한국시리즈 2차전 야구 역사에 남을만한 극적인 역전 결승 투런포를 때려내며 FA 65억원 선수로서의 자존심을 살렸다는 것이다. 박동원이 홈런 덕에 LG는 1차전 패배 후 반격 찬스를 잡았고, 이후 사실상 결승전과 같았던 3차전에서도 홈런포를 추가하며 29년만의 우승 주역이 됐다.

KBO리그는 포수 기근 시대다. 아직도 30대 후반 양의지(두산) 강민호(삼성)가 최고 포수 평가를 양분하고 있다.

골든글러브 판도만 봐도 알 수 있다. 2011년 이후 13년 간 양의지, 강민호 외 수상자가 없다. 두 사람이 다 나눠먹었다. 2011년 부터 양의지가 포수로 8번, 강민호가 5번 수상했다. 이 두 사람이 포수를 그만 둘 나이에도 엄청난 액수에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건, 이들을 대체할 자원이 없기 때문이다.

제 아무리 양의지, 강민호라도 박동원이 30홈런을 치고 팀 성적까지 따라와준다면 골든글러브 판도를 바꿀 강력한 후보가 될 수 있다. LG는 올해 2연패에 도전한다. '왕조 건설'에 대한 강한 염원을 갖고 있다. 염 감독은 "팀도, 박동원도 올해 충분히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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