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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출신 3루수, 2006년 WBC 대표, 2019년 은퇴, 이적팀에서 내부 승진…1980년대 생 이범호-이마에 감독 데칼코마니 야구인생

민창기 기자

입력 2024-02-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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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격수 출신 3루수, 2006년 WBC 대표, 2019년 은퇴, 이적팀에…
이마에 라쿠텐 감독. 사진캡처=라쿠텐 이글스 SNS

1970년대 생을 넘어 1980년대 생 프로야구 감독 시대가 도래했다.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KBO리그 1980년대 생 감독 시대의 문을 열었다. 이범호는 1981년 11월 생으로 만 42세다. 지난해까지 1976년 생인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최연소 사령탑이었는데, 다섯 살이나 젊은 감독이 탄생했다.



여전히 1970년대 생이 주류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최원호 한화 이글스 감독은 1973년 생 프로 입단 동기생이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은 1971년 생,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1972년 생이다. 1960년대 생은 이강철 KT 위즈 감독,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엽경엽 LG 트윈스 감독 등 셋 뿐이다.

이범호 감독에 앞서 지난해 10월 일본프로야구에서 1980년대 생이 감독이 나왔다. 이승엽 감독이 2004~2005년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뛸 때 팀 동료였던 이마에 도시아키 라쿠텐 이글스 감독이다.

이승엽과 이마에는 2005년 지바 롯데를 31년 만에 재팬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마에는 2010년 다시 한번 재팬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5년, 2010년 모두 맹활약을 펼쳐 재팬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2년 연속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라쿠텐은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종료 직후 사령탑을 교체했다. 이시이 가즈히사 감독이 물러나고 이마에 타격코치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마에 감독은 1983년 8월 생이다. 만 40세다. 올시즌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 최연소 사령탑이다.

이범호와 이마에, 두 1980년대 생 감독의 이력을 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

우선 고교를 졸업하고 유격수로 입단해 3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장타 생산 능력은 이범호, 수비력은 이마에가 좋았다.

대구고 출신인 이범호는 2000년 한화 이글스, 오사카 PL학원을 졸업한 이마에는 2002년 지바 롯데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미 자리를 잡고 있던 선배 선수에 밀려 3루수로 방향을 틀어 성공했다.

나이가 비슷하다 보니 전성기도 비슷하다.

둘은 나란히 2005년 3루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일본프로야구는 최고 수비수에게 골든글러브, 포지션 최고 선수에게 베스트나인상을 수여하는데 이마에는 2005년 이 둘을 모두 손에 쥐었다. 그는 2005~2008년 4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이범호는 2005~2006년 연속 수상했다.

둘은 2006년 제1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나란히 한일 대표로 출전했다. 이범호는 2009년 2회 대회까지 나갔다.

또 둘은 이적한 팀에서 지도자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범호는 한화에서 9년을 뛰고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거쳐 2012년 KIA 타이거즈로 갔다. 친정팀 한화가 아닌 KIA를 선택했다.

이마에는 지바 롯데 소속으로 2015년까지 14시즌을 활약했다. 2016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라쿠텐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둘은 나란히 2019년을 마지막으로 선수 생활을 마쳤다. 같은 팀에서 지도자로 출발해 1,2군 코치를 경험하고 40대 초 젊은 나이에 사령탑이 됐다. 내부 승진이다. 구단 최고위층, 선수들의 신뢰가 두터웠기에 가능했다.

이범호는 2군 감독, 1군 타격코치 때부터 "장래의 감독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마에는 지난 5월 1군 코칭스태프에 합류했다. 라쿠텐은 5월까지 팀 타율 2할1푼로 고전했는데, 그가 1군에 합류 직후인 6월 2할6푼까지 올라갔다고 한다.

KIA는 올해 우승, 라쿠텐은 A클래스(6개팀 중 1~3위) 진입이 목표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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