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포수 최재훈(35)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2인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2년 선배 이재원(36)이 새롭게 가세하면서 그려진 풍경. 싫지만은 않은 눈치다. 최재훈은 "내가 고1 때 (이)재원이형이 고3이었다. 우리 팀에 온 뒤 워밍업 때마다 몸도 풀어주고, 때때로 마사지도 해준다. 그런데 '너무 시원하다'고 계속 누워 있는다"며 "다시 고교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고 껄껄 웃었다.
'고참'의 무게를 절실히 느낀 최재훈이었다. 2017년 두산 베어스에서 한화 이글스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뒤부터 고대하던 '1번 포수'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는 것 뿐만 아니라 뒤를 받쳐줄 어린 포수들을 이끌어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1번 포수'의 무게감을 새롭게 가세한 이재원과 분담할 수 있게 됐다. 최재훈은 "(이재원이 가세하면서) 심적으로 편안해졌다. 재원이형에게 배울 점도 많다. 나 뿐만 아니라 후배들도 배울 수 있으니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훈은 "지난 두 시즌 간 타격 지표가 많이 떨어졌다. 2년 동안 안 좋은 시기도 있었고, 구단이 좋은 조건을 제시해줬고 팬들의 기대도 컸는데, 그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는 "원래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인데, (채)은성이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라'는 조언을 해줬다. 그 부분에서 많이 바뀌려 하고 있다"며 "연습경기부터 시도해보면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을 해보려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