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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까지 고민...부상 또 부상, 비운의 1차지명 유망주 "절대 포기는 없습니다"

김용 기자

입력 2024-02-04 10:29

수정 2024-02-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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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까지 고민...부상 또 부상, 비운의 1차지명 유망주 "절대 포기는 …
사진=김용 기자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름 바꾸라는 얘기도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



임병욱. 키움 히어로즈 팬들에게는 애증의 이름이다. 2014년 1차지명으로 키움 전신 넥센 히어로즈 지명을 받았다. 당시 감독이던 염경엽 감독(현 LG 트윈스 감독)의 총애 속에 무럭무럭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다 갖춘 선수였다. 파워, 스피드, 수비력 모두 준수했다.

하지만 뭔가 되려고 하면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가장 결정적인 건 2017년. 당시 개막을 앞두고 임병욱이 다치며, 신인 이정후가 엉겁결에 기회를 받았다. 이정후의 메이저리그 6년 1억1300만달러 계약의 시발점이었다.

그래도 2017 시즌 악몽을 떨치고 2018 시즌 134경기 타율 2할9푼3리 13홈런 60타점을 기록하며 잠재력이 터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19 시즌 초반 배트 파편에 손가락을 다치는 불운에, 시즌 후반에는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다.

그 때부터 다시 내리막이었다. 외야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붙박이 이정후에 이용규, 이형종 베테랑들이 가세했고 외국인 선수도 외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해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떠나며 기회가 생기는가 했더니, 이주형이라는 유망주가 한 자리를 꿰찰 기세다.

임병욱은 이번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참가 인원수가 적고, 홍원기 감독이 체크하고 싶은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됐다고 해도 선수에게는 충격일 수 있다. '내 자리는 없는 건가' 하는 조급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임병욱은 이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시즌 준비에 열중하고 있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임병욱은 "1군 캠프를 못 간 기억이 많지 않다. 이에 의미를 둘 수도 있다. 하지만 몸 만들고, 시즌 들어가는 데만 중점을 맞추면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과도 면담을 했다. 어디서든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임병욱은 '터지지 않는 1차지명 유망주', 그리고 자신을 괴롭히는 부상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솔직히 많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다치고 싶어 다치는 사람 없듯이,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 바뀌는 게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안그래도 아파서 화나고, 경기에 못 나가 속상한데 스트레스가 심해지니 힘들었다. 생각을 바꿨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부상 방지에 도움이 되는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 뿐이었다"고 밝혔다.

부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준비가 되지 않아, 몸이 만들어지지 않아 나오는 부상이다. 예를 들면 근육 파열 등은 웨이트 트레이닝이 부족할 때 나올 수 있다. 두 번째는 불의의 사고다. 슬라이딩을 하다 베이스에 손가락이 골절된다든지, 주루 도중 상대 선수와 충돌해 다치는 등이다. 임병욱의 부상은 주로 후자쪽이 많았다. 불운의 연속이었다.

임병욱은 "주변에서는 이름 바꾸라는 얘기도 많이 했었다. 변화를 주는 게 좋지 않겠냐고들 하셨다"고 했다. 야구 인생이 잘 풀리지 않는 선수들의 개명 사례는 흔하다. 임병욱은 "다들 걱정에 말씀해주시는 걸 알았지만, 이름보다 먼저 바뀌어야 하는 게 나 자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더 성실하게 준비하고, 더 바쁘게 움직이려 하니 아픔이 조금씩 잊혀졌다"고 담담히 말했다.

임병욱은 힘들 경쟁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지만, 경쟁도 부상과 똑같다. 그저 열심히 준비하고, 기회가 올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린다면 그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우리 팀 홈런수가 부족하다. 경기에 꾸준히 나가게 된다면, 두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노력해보겠다. 찬스가 생겼을 때 꼭 해결할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 시즌 키움 최다 홈런은 8홈런의 김휘집이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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